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본다면 마치 무슨 자살방법 소개서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하는 이 책은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하드보일드 작품은 많이 접해보지도 못했었고, 그나마 접해본 작품이라면 챈들러의 <빅슬립>정도. 헌데, 이 책은 내가 이전에 읽었던 <빅슬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랄까.

 주인공인 매트 스커더. 그는 무면허 탐정인데다가 알코올 중독자이다. (그는 뭐 스스로 알콜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그는 창녀 킴으로부터 매춘하는 생활로부터 벗어나고 싶으니 자기 대신 포주인 챈스를 만나서 얘기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당췌 행방을 알 수 없는 챈스를 겨우겨우 찾아서 킴의 얘기를 전해주고, 챈스는 의외로 선선히 킴을 놓아줌으로써 매트의 역할은 끝이 나나 싶었는데, 그 다음 날 킴은 66번이나 정글도에 찔려 죽임을 당한다. 이에 챈스는 그녀를 죽인 범인을 알아봐달라고 매트에게 부탁을 하고, 그는 조사를 시작하는데...

 이 책의 두께는 제법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다. 그저 두께에 압도당할 뿐, 그 압박만 이겨낸다면 좋은 책 한 권 만났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란 말이다. 그리고 여타의 추리소설처럼 대체 범인이 누구일까하고 머리를 굴리기보단, 한발짝 물러서서 매트라는 인물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책을 읽다보면 이게 추리소설인지, 매트의 금주 일기쯤 되는지, 영 헷갈린다. 어쨋든 매트는 범인을 알아내지만, 그보다는 주인공인 매트의 인물상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는 매트의 모습은 탐정이라기보단 매일 스치는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 그런 매트의 느낌이 참 좋게 다가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06-0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매트 아자~

이매지 2005-06-0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가 나오는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