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오래된 책 몇 권에 대한 이야기다. 오래된 책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오래된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나도 어떤 이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단, 하나 덧붙이자면 그 '이야기'가 반드시 아름다우리라는 법은 없다.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 추한 내용도 있을지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13쪽
"전 오래된 책을 좋아해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꼭 안에 담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62쪽
"고서점에서 일하려면 책의 내용보다 시장 가치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해요. 책을 많이 읽으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읽지 않아도 배우면 돼요. 실제로 퇴근하면 책은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거든요. 저처럼 무슨 책이든 가리지 않고 읽는 게 드물지도 몰라요."-92쪽
"'도움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짝지근하지만 가슴을 저미는 말 아니더냐? 가슴에 쌓인 게 있으면 뭐든 말해도 좋다. 얼마든지 들어줄 테니."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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