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지 컵케이크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5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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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몇몇 소소한 불만은 뒤로하고 열 권 이상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갓 출간됐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미스터리'보다는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어쩐지 아쉬워 꽤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파이 바닥의 달콤함>을 읽으면서 새삼 '그 언니(한나 스웬슨)는 잘살고 있으려나'라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그리워졌다. 비슷비슷한 제목(그러니까 레몬 머랭이니 블루베리 머핀이니 설탕 쿠키니 어쨌든 디저트라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면 다 고만고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때문에 당췌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리뷰를 뒤지는 수고까지 극복(!)하고 마침내 시작한 <퍼지 컵케이크 살인사건>. 4~5년 만에 다시 만난 한나의 연애는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레이크 에덴에서 '쿠키단지'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한나. 핼러윈 데이는 다가오고, 경찰서장 선거에 출마한 제부 빌을 돕고, 경찰인 마이크와 치과의사 노먼 사이에서 간 보면서 데이트도 하고 레이크 에덴 사람들의 요리법을 모아 책을 쓰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요리교실에서 우연히 현재 경찰서장이자 빌의 경쟁자인 그랜트 서장과 만난다. 몹시 허기져하는 그에게 한나는 마침 만든 퍼지 컵케이크를 하나 건넨다. 그리고 얼마 후, 요리 교실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한나가 마주한 것은 옷에 퍼지 컵케이크 얼룩을 묻힌 채 덤프스터 안에 쳐박혀 있는 그랜트 서장. 또 시체를 발견한 것도 기가 막힌데, 경찰서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제부 빌이 주요 용의자로 몰린다. 게다가 제부를 수사하는 것은 데이트중인 마이크. 한나는 제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또 한 번 수사에 뛰어든다.

 

  앞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한나는 이번에도 '시체 찾기의 달인'다운 면모를 보인다. 레이크 에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람이 죽었다 하면 한나가 있다니, 이거 무슨 한나가 김전일도 아니고 싶기도 하지만, 이런 걸 걸고 넘어지면 끝이 없으니 논외로 하기로 하자. 어쨌거나 한나는 또 한 번 시체를 발견하고, 수사에 나선다. <퍼지 컵케이크 살인사건>을 보면서 문득 생각난 미국드라마가 있다. <위기의 주부들>이다. 남들이 보기엔 평화롭고 행복해보이는 가정. 하지만 알고 보면 그들 가정은 균열로 가득 차 있다. 그랜트 서장 부부도 그렇다. 아들이 자동차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던 그랜트 서장 부부.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혼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금이 가 있었다. 남편이 죽은 다음에야 비로소 오랫동안 입고 싶어한 청바지를 꺼내 입는 아내라니. 어쨌거나 한나와 그의 동생 안드레아는 수사를 하면서 그랜트 서장이 숨겨왔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고 실마리를 따라 사건의 본질에 조금씩 다가간다.

 

  살인사건에 대해서야 중반 이후에 범인의 정체가 쉽게 노출되어 맥이 빠질 지경이었지만(그래서 마지막에 범인과 대치하는 부분에서는 고생한 한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식상했었던), 한나가 마이크, 노먼 두 남자와 밀당을 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만나면 편안한 노먼이 학회 때문에 마을을 떠난 사이 한나는 열정적인 마이크와 데이트를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마이크가 그랜트 서장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빌을 올리면서 한나와 마이크의 사이는 소원해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마이크는 새롭게 등장한 금발머리 비서와 함께 다니며 한나의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두 사람 중에서 어느 한쪽도 선뜻 선택하지 못하면서 두근두근한 나날을 이어가는 한나.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었다. 이런 데서 대리만족을 하다니, 싶어지지만 그 또한 한나 스웬슨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전히 먹음직한 레시피(라고 해봐야 그림의 떡)와 밀당 연애담, 그리고 시체가 등장하는 한나 스웬슨 시리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니 대체 다음 번에는 어쩌나 싶어 최대한 빨리 <설탕 쿠키 살인사건>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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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2-03-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만 좀 밀당했으면...ㅋㅋ 두권읽고 말았던가 그랬네요. 코지 미스터리 나름의 맛이 있긴 하지만서도 영 지루해서요.

이매지 2012-03-12 10:06   좋아요 0 | URL
이게 남자분들이 보기에는 좀 오글거릴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도 대리만족이지 말입니다. ㅎㅎㅎㅎ

BRINY 2012-03-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당도 밀당이지만, 작은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참 많이 일어나더라구요!

이매지 2012-03-12 10:31   좋아요 0 | URL
살기 고달픈 동네 레이크 에덴. ㅎㅎㅎ
사람도 너무 많이 죽고, 맨날 한나가 발견하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