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을 '떠돌이'와 '머물이'로 양분한다면 난 일백 퍼센트 후자였다. 모험은 용감한 사람이나 하는 거였고, 나는 평생 남의 모험담을 들으며 동경하고 감탄이나 할 사람이었다. 두드려봐야 할 정도로 못 미더운 돌다리라면 건널 생각조차 않을 사람이 나였다. 그런 내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긴 여행을?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행보였다. -16쪽
성냥갑만 한 나의 세계, 빨대처럼 좁고 일방향인 나의 시야. 나는 너무도 작고 어린 사람이었다. -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