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작가, 하면 누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열에 아홉은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사랑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가 만들어져간 과정을 읽어간 책이 있습니다. 
가라타니 고진 선생님에게 "나 자신의 소세키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세키론 속에서, 이 책은 획기적이다!"라는 극찬을 받은 책.
바로 박유하 교수님의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입니다.

일본 내에서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하루에 세 편씩 논문이 나온다'고 회자될 정도로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소세키.
박유하 교수님은 <도련님> <풀베개> <그후> <문> <마음> <행인> 등 나쓰메 소세키 대표작 읽기를 통해
소세키가 영문학자에서 소설가로 변해가는 과정과 서양에 대한 그의 '모방성의 욕망'을 읽어나갑니다.

독특하게도 이 책은 일본어로 쓰여 먼저 일본에 출간된 뒤 한국에 소개되었는데요,
박유하 교수님은 소세키의 문제점이 소세키나 일본에 한한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도 애국심과 국가주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라고 하며 한국어판 출간 의의를 밝히셨습니다.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는 그동안 우리가 수동적으로 인식해온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그의 작품은 물론이고, 당시의 사회문화상, 수많은 나쓰메 소세키론을 치밀하게 분석해 일본근대를 읽어나간 회심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만들며 <그후>나 <풀베개> 등의 작품도 찾아서 읽어봤는데, 
작품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좋은 동반자와 함께 읽는 것이 더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단순히 문학의 아름다움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통해 일본근대(혹은 한국사회)를 짚어나가고,
나아가 앞으로 새로운 공동체의 존재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책,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입니다.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나쓰메 소세키를 중심으로 하는 근현대 '일본'의 '문학' 텍스트를 대상으로, 내셔널 아이덴티티의 형성과 거기에 수반되는 여러 문제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 시도는 결과적으로 소세키 비판이 되겠지만, 이 책의 관심은 소세키 비판 자체보다도 오히려 동시대가 필요로 했던 '소세키' 독법이 후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데 있다. 또한 여전히 강렬한 민족주의적 사고를 재검토하는 데 있다.(p. 26)
  
소세키를 포함한 '서양'에 대치했던 작가들이 칭송받은 것은, 그들이 '서양'에 대해 잘 알면서도, '도취'되지 않고, 저항적인 '자기'를 견지했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서양에 소개되어 받아들여졌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비해, 나쓰메 소세키가 20세기에 일본 국내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얻은 이유는 이와 같은 점에 있다. 즉, 소세키 텍스트에 나타나는 외부에 대한 저항의식과 내부에 대한 강한 소속의식이, 소세키를 '국민작가'로 만든 것이다."(p. 337~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1-07-1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이군요.
조금 어려울 것도 같은데, 좋은 책 같긴합니다.^^

이매지 2011-07-15 13:25   좋아요 0 | URL
나쓰메 소세키로 근대를 읽어가는 책이지만 소설 인용이 많아서 지루하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