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구판절판


'인정이란 다른 사람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옛날 사람들은 말했다. 이 말에 대해 우리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이 속담의 의미는 '쓸데없는 인정을 베풀면 그것이 오히려 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차갑게 대할 줄 아는 것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필요하다'는 거예요."-9쪽

그 무렵의 우리는 섬 그림자라고는 하나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서 뱃머리를 맞대고 있는 세 척의 난파선이었다. 각자의 모습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다 들렸지만 도와줄 수 없었다. 게다가 무전기에서는 잡음만 잔뜩 들려오고 있었다. -59쪽

학교라는 공동체는 온갖 욕구불만을 꽉 눌러 뚜껑으로 닫아놓은 곳이라서 어딘가에 공기가 새는 구멍이 뚫리면 폭발적인 기세로 눌려 있던 분노와 불만, 그리고 원한이 튀어나온다. 그것은 모두 '장난'이라는 가면을 쓰고 웃으면서 덤벼든다. 튀어나오는 것들 중에는 선생님들의 감정도 섞여 있다. 그들도 인간인 것이다. -60쪽

이 사회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행운'을 허용할 만큼 도량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행운을 축소시키기 위해 마이너스의 압력이 들어옵니다. 지금은 그저 가만히 참고 기다리며, 귀댁 가족이 무사히 이 폭풍을 뚫고 나가기를 기도드릴 뿐입니다. -86쪽

순진한 아이……라는. 하지만 자식은 반드시 순진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법이고, 또 순진한 것만이 최선도 아니지 않은가. 대개 어른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지만. -171~2쪽

"너, 부모를 너무 못 믿는 거 같다."
나는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했다.그렇지 않아. 다만 어떤 인간이든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는 거지.-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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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미야베 마유키 책은 정말 많이 나오는것 같네요^^

이매지 2010-02-05 18:00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나오죠.
미친 듯이 나온다능~
그래도 이제 좀 수그러든 것 같기도 해요. ㅎㅎ

L.SHIN 2010-02-0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박스의 말에는 추천을 안할 수가 없군요..^^;

이매지 2010-02-05 18:0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사실 저 구절 다음에 다른 구절이 이어지는데,
엘신님은 그 구절에는 동감하지 않으실 듯 ㅎㅎ

2010-02-0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