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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합창단 - 세상을 바꾸는 불만쟁이들의 유쾌한 반란
김이혜연, 곽현지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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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갔다가 표지가 눈에 띄어 보관함에 쟁겨놓고 있었는데, 운 좋게 신간평가단 도서로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불만합창단'이라는 제목과 표지 속 '세상을 바꾸는 불만쟁이들의 유쾌한 반란'이라는 글 때문에 온갖 불만쟁이들이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는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 2008년 행해졌던 불만합창 페스티벌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책이었다. 우연히 외국의 불만합창 동영상을 보고 불만합창단을 착안하는 순간에서부터 베를린으로 출장을 가 외국의 사례를 접하기도 하고, 불만합창단을 만들기 위해 각 시민단체와 손을 잡아 저마다의 불만을 노래로 만들어 공개하기까지, 아니 그 이후 불만합창단의 진화까지 이 책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불만합창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지만 사람들은 일단 '불평 불만'이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불만합창단'을 진행하기 위해 각 기업이나 단체에 지원을 요청할 때 관계자가 '희망합창단'이라면 더 지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겠냐고 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어딘가 비뚤어진 것과 같게 보는 듯하다. 일례로, 좀더 다양한 사람들의 불만을 모으기 위해 거리로 나간 희망제작소의 소셜 디자이너에게 열에 일곱은 손사래를 치며 "아유, 전 불만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분명 저마다의 소소한 불만들이 있었을 터인데,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불만이란 한 사람의 소소한 불만보다는 사회적 불만, 즉 거대 담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만 합창을 기획한 희망제작소는 불만이라는 것은 그렇게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 어떤 것, 어깨에 힘이 들어간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갖는 불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불만합창이라는 행위를 통해 반드시 무엇을 바꾸겠다는 '투쟁'이 아닌 자신의 불만을 노래라는 형식을 빌어 타인에게 이야기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불만합창단이 지향하는 목표였다. 

  불만합창 페스티벌까지 일어난 갖가지 일들을 읽어가며, 그렇게 완성된 가사는 어땠을까 궁금했는데, 부록에 불만합창 페스티벌에 참여한 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그들의 불만을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좋은 공연은 너무 비싸 마음먹고 볼라치면 이미 매진'이나 '안 내릴 거면서 엉덩이만 들썩', '학생 땐 시간 많고 돈이 없었는데 직딩 되니 시간 없고 돈도 없네', '자도 자도 피곤이 풀리지를 않아' 같은 가사에는 연방 고개를 끄덕거렸고, '유모차 버스 태워줘', '주차방지기둥 시각장애인 위협하네' 같은 가사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이들의 불만을 엿볼 수 있었다. <불만합창단>을 읽으며 꼭 정치적인 불만이 아니라도 살기 좋은 사회,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무엇보다 자신의 불만을 자유롭게 토로할 수 있는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한 불만합창단. 그들의 노랫소리가 전국방방곳곳에 우려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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