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딱 한 가지만은 나도 알 것 같다. 그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진실은 우리를 해방시켜 주지 않는다는 것. 내 귀로 듣거나 내 입으로 수없이 말했던 진실과는 달리, 나는 작은 방이나 감방에 앉아 남루한 사람들에게 지은 죄를 빨리 자백하라고 다그쳤다. 나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들을 속였다. 진실은 당신을 구원하거나 온전하게 되돌려주지 않는다. 거짓과 비밀의 무거운 짐을 벗겨주지도 않으며 가슴의 상처를 치유해 주지도 않는다. 내가 본 진실들은 쇠사슬처럼 나를 묶어 캄캄한 방으로 끌어내리고, 유령들이 사는 그 지하세계에서는 희생자들이 뱀처럼 내 주위를 기어 다닌다. 그곳에서 진실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곳에는 사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 사악한 것이 당신의 입과 콧속으로 독기를 뿜어 넣어 꼼짝달싹도 못하게 만든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진실이다. -10쪽
우리는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밀려나거나 나사가 빠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또 자신이 영원한 아웃사이더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의 순진무구함은 우리를 제자리로 돌려주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나는 늦게야 이걸 깨달았지만 너무 늦진 않았다. 너무 늦는 법은 없으니까. 매디가 이 세상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그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뿐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선택했던 길과 내가 알게 된 것들로 인해 나는 오염된 느낌이다. 그런 것들 중 단 한 가지도 매디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없다. 나는 매디가 오히려 나를 가르쳐주길 원했다.
그래서 나는 매디에게 "그래, 버거 킹과 데어리 퀸은 아주 행복하단다. 함께 멋진 삶을 살고 있지"라고 대답해 주었다. 딸아이가 아직 그런 동화들을 믿을 수 있는 동안에는 그것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길 원했기 때문이다. 이제 곧 그런 것들을 빼앗길 때가 닥쳐올 것임을 알고 있기에. -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