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가 한 거래요?"
로나는 언제나 이런 식의 부적절한 질문을 던졌다. 사실 피고가 범행을 저질렀느냐 아니냐는 사건의 전술에 비추어 별 의미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증거이고 증인이며,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중화해낼 것이냐의 문제였다. 내 직업은 증거를 묻어버리고 그 위에 회색 물감을 타는 것이다. 회색이야말로 합리적 의혹(이성을 가진 사람이면 당연히 품을 의혹, 검착이 이 같은 의혹을 입증하지 못하면 피고는 무죄 평결을 받게 된다-역자)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나에게는 의뢰인이 했느냐 안 했느냐가 항상 중요한 문제인 모양이었다. -62쪽
그러니까 내가 변호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악하지 않아. 매기, 유죄이긴 하지만 그래도 악한 건 아니라고. 무슨 뜻인지 알지? 차이가 있어. 그 친구들의 말을 듣고 노래를 들으면,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이해하게 돼. 그 사람들은 그저 살아가려고 한 것뿐이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거라고. 그 중엔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치들도 있고. 하지만 악은 달라. 근본적으로 달라. 그러니까...모르겠군. 악은 스스로 원하는 거야... 모르겠어. 설명할 수가 없어. -2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