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영화계에 있어서 거장이라 할 수 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 이라서 본 건 아니고 순전히 마츠준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본 영화.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시이나 킷페이나 나가사와 마사미, 아베 히로시 등 나름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와서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때는 전국시대. 서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세 나라가 있었으니 대국 하야카와에는 힘이 있으며, 하야카와와 동맹을 맺은 아즈즈키에는 부가 있고, 빈곤에 허덕이는 야마나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세 나라의 지배를 꾀하는 야마나의 군대는 아즈즈키로 침략해 들어가고, 격전 끝에 아키즈키성을 함락시킨다. 그러나 아키즈키 가문의 후계자인 유키 공주와 막대한 군자금은 사라지고, 야마나 군대는 이른 찾기 시작한다. 한편, 야마나 군에 의해 강제 노역을 당하던 광부 타케조는 자신의 가지고 있던 새가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걸 보고 곧 폭발이 있음을 인식하고 때에 맞춰 노역장에서 도망친다. 이 때 함께 도망친 신파치. 둘은 정처없이 산을 떠돌다가 우연히 계곡에서 나무가지 사이에 숨겨진 금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들이 금을 발견한 것을 알아낸 이들에게 잡힌다. 어떻게든 도망칠 궁리를 하다가 그들에게 금을 가지고 무사히 하야카와로 갈 방법이 있다는 말로 설득해 간신히 살아난 타케조. 그들은 나무 안에 숨겨진 금을 가지고 야마나를 거쳐 하야카와로 가는 모험을 시작하는데...

뭐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늘어놨지만, 이 영화는 아키즈키의 공주인 유키와 그녀를 지키는 로쿠로타, 그리고 평범한 백성인 타케조와 신파치가 온갖 위기를 모면하며 아키즈키의 재건을 도모한다는 것.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지만, 원숭이처럼 변장(?)하고 있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마츠준의 모습을 보는 거나 나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불어넣는 신파치가 있어서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더불어 유키 공주가 험한 세상 속에서 백성들의 삶을 이해하는 모습이나 자신이 올바른 군주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모습 등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 것 같다. (솔직히 마사미의 연기는 살짝 아쉬웠지만.) 아. 그리고 또 하나 타케조와 유키 공주의 은근슬쩍 로맨스도 굳.

원작을 보지 않아서 딱히 비교는 못하겠지만, 나처럼 평소 마츠준을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색다른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츠준도 이제 슬슬 도묘지 이미지를 벗어야 할텐데;;)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만드는 데 중요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했던 작품이니만큼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이들도 보면 좋을 것 같다. (따지고보면 스타워즈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이나 기본 골격은 비슷한 듯. 게다가 일본 사무라이의 복장은 보는 순간 '앗! 다스베이더다!'라고 했을 정도니;;) 큰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할 영화지만 별 기대없이 보면 의외로 재미있을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