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나름 인기를 더해간 식객의 18권.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에 출간된 것인지 이야기에 앞서 영화와 원작의 캐릭터 비교를 실어놓았다. 나도 영화를 보면서 봉주 역에는 임원희가 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자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 왠지 통한 느낌. 어쨌거나 오랫만에 읽은 <식객>은 여전히 재미있고, 교양에 감동까지 안겨주는 최고의 만찬이었다. 장 담그는 가을날이라는 부제처럼 이번 권에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함께 모여 장을 담그는 가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장 담그기 좋은 날을 골라 재료를 정성껏 골라 장을 담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서 처음 접한 메주도 그림으로나마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이제는 기력이 없으셔서 메주도 못 만드시는 게 서글펐다.) 장 이외에 닭 한마리, 미나리, 불고기와 와인, 갱국과 같은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하는데, 언제나처럼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하고 맛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지나치게 설명이 많아서 지루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는 것.(특히 장, 와인 부분.) 음식에 대한 정보와 이에 얽힌 이야기를 균형있게 만드는 것은 퍽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