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게도 2003년도에 했던 전편과 2006년에 한 게 똑같은 건 줄 알고, (어디서 잘못봤는지도-_-) 2006년판부터 봤는데 보고나서야 2003년 판에 이은 후속편이라는 걸 알고 뒤늦게 부랴부랴 2003년에 방영된 거랑 특별판까지 챙겨서 역순으로 보게됐다. 어리버리한 실수때문에 시간상으로는 역순으로 본 셈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 고토 진료소는 따스함으로 남은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다. 2006년판만 봤을 때는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많이 남았는데 2003년판을 보니 어느 정도 보완이 되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나처럼 어리버리한 실수를 하지 말고 순서대로 보시길.
대학병원에서 일하다 어떤 사연에서인지 외딴 섬의 진료소로 온 고토. 늘상 섬에 오는 의사들은 믿을 수 없었기에 고토 역시 섬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한다. 며칠이 지나도 진료소를 찾는 환자는 없고, 이에 고토는 직접 섬을 누비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진심으로 섬사람들을 대하는 고토에게 섬사람들은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그렇게 그들은 서로 가족처럼 살아가기 시작하는데...
사실 2006년판만 봤을 때는 별점으로 치면 넷 정도 줄 수 있겠다 싶었는데 2003년판을 보고 나니 이건 별 다섯이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따뜻함이 녹아있었던 드라마였다. 예전에 미드를 즐겨보는 내게 일드를 즐겨보는 친구가 '미드에는 정이 없어서 싫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대로 이 드라마는 따뜻한 정이 넘쳐나는 드라마였다. 물론, 그런 부분도 어느 정도 드라마라는 한계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만화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만화는 아직 못 봐서 잘 모르겠지만 고토 역을 맡은 배우는 정말 제법 고토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어리버리하면서도 정감가는 스타일이라 왠지 정이 갔던. (예전에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봤을 때도 느꼈지만 임창정 닮았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도, 조용한 섬의 풍경도,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이 잘 어우러진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덧) 2006년 판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간호사 역을 맡은 아오이 유우는 사실 그간 별로 청순하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이 드라마보면서 홀딱 반했다. (<훌라걸즈>에서보고 살짝 반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