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의 역대 시청률을 보면 top 10 안에 기무라 타쿠야의 드라마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기무라 타쿠야가 시청률 보증 수표라는 셈.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진 그지만, 그의 드라마라곤 <히어로>정도만 본 지라 왜 그렇게 인기가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히어로>도 재미는 있었지만)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역시 기무라 타쿠야구나!'하며 감탄을 했다. 이제사 조금은 기무라 타쿠야의 매력을 알게 된 느낌이랄까.
한 때는 잘 나가던 카레이서인 칸자키 지로. 일본에서 우승을 하고 유럽으로 진출했으나, 현재는 세컨드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다. 테스트 드라이브 중 퍼스트 드라이버와 지나친 경쟁을 해 결국은 팀에서 짤린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 F1 레이스장을 찾아보지만 성과는 지지부진. 결국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오랜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교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교사를 그만두고 '바람의 언덕 홈'이라는 보육시설을 하고 있었기에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이라면 질색이라고 했던 그가 차츰 보육원의 아이들과 친해지게 되고, 아이들을 통해 점차 변해간다. 드라이버의 꿈을 품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지로. 그리고 그를 둘러싼 보육원 아이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그려지는 드라마.
사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카레이서가 주인공이니만큼 카레이싱 장면이 많이 나오는게 아닐까하고 걱정아닌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카레이싱은 곁가지로 등장할 뿐 (물론, 주인공인 지로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지만) 주된 무대는 바람의 언덕 홈이다. 제각각의 사정으로 보육시설에 맡겨진 아이들, 그 아이들의 상처와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듬어주는 지로의 모습이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 때문에 스포츠 드라마라기보다는 홈 드라마에 가까운 드라마였다. (스포츠 드라마를 생각하고 보신 분들은 조금 실망하시는 듯.)
유머러스하면서도 꽤 감동적인 부분도 많아서 몇 번이나 눈물이 핑 돌았던 드라마였다. 기무라 타쿠야도 멋지게 나왔지만, 아역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보육사로 나온 여주인공이 기무라 타쿠야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라.(개인적으로 크게 호감가지 않는 스타일이었던) 일본에서 2005년 드라마부분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도 인정을 받은 드라마라고 하니 제목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셨던 분들이라도 한 번쯤 볼만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단순히 자동차의 엔진이 아니라 내 삶의 엔진은 무엇일까라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또,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더불어 기무라 타쿠야의 다른 드라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