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알바생으로 일하며 지내는 주인공 무기타 나츠미. 여느 날처럼 런치를 먹기 위해 맛있는 식당을 찾은 그녀 앞에 갑자기 낯선 남자가 나타나 무작정 그녀를 끌고 간다. 런치를 못 먹은 것도 아까운데 그 남자는 그냥 집에 돌아갈 면목이 없다며 자신의 약혼자 행세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낯선 남자였지만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먹게 해준다는 말에 혹해 결국 남자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가게 된 '키친 마카로니.' 정말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먹고 기뻐한 것도 잠시, 그 남자는 가족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결국 가게의 그날 매상을 들고 도망가버린다. 난감해진 나츠미. 하지만 그녀는 다음 날 아예 짐을 싸들고 와 키친 마카로니에서 일하겠노라고 말하고 눌러 앉는다.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형제들의 사랑의 결투는 시작되는데...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접한 것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에는 꽤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고 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를 비롯해, 야마시타 토모히사, 야마다 다카유키, 모리타 고 등이 등장하고 있어 꽤 눈이 즐거운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뭐 다들 좀 더 인기를 끌기 전에 이 드라마를 찍은 것 같지만. 이렇게 훈훈한 남자배우들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군침이 넘어가는 오므라이스, 함박스테이크 등의 음식들이 고문 아닌 고문을 가한다.
하지만 이런 볼거리만 있다면 이 드라마는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됐을 것. 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는 한 여자를 둘러싼 형제들의 묘한 갈등이 중심에 놓이지만, 전통과 변화라는 주제도 빼놓을 수 없다. 30년 간 데미그라스 소스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온 키친 마카로니. 언제든 사람들이 찾아와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는 가게지만 좀 더 크고 그럴싸한 가게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전통의 유지와 새로움의 추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그리고 끝까지 전통을 지켜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게도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주는 가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스토리자체는 크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 12편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진행되서 한 10~11편 정도로 만들었으면 더 깔끔하게 볼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주인공인 다케우치 유코의 미소와 맛있는 음식들의 모습들을 즐길 수 있었고, 가족 간의 사랑, 형제 간의 우애,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덧) 얼마 전에 <드래곤 사쿠라>를 보고 이 드라마에서 다시 야마삐를 봤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애가 너무 말라서 안쓰럽기까지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