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몇 편의 일본드라마를 봐왔지만 학원물은 처음 보는. 순전히 아베 히로시때문에 보게 된 드라마인데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인지 제법 재미있게 봤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입시에 대한 부분은 거의 비슷하기에 고등학생들이나 나처럼 수험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자극도 받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평균 편차치 36, 대학 진학율은 2%로 창립이래 단 한 명의 도쿄대 현역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한 류잔 고교. 그 때문인지 류잔 고교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도산 위기에 처한다. 이에 도산 처리를 하기 위해 류잔 고교에 온 변호사 사쿠라기 켄지. 한 때 폭주족으로의 삶을 살았던 게 잡지에 폭로가 되서 제대로 밥벌이를 하지 못해 궁하던 차에 간신히 류잔고의 도산 처리를 맡은 그. 류잔고를 재건하여 자기도 일류 변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그 누구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계획을 터트리니 다름 아닌 현역으로 도쿄대생 5명을 배출하겠다는 것. 과연 사쿠라기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내용을 떠나 이 드라마는 제법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베 히로시를 비롯해 야마삐, 마사미, 텟페이 등 일본 연예인 중 인기 좀 있다하는 배우들은 몇 명이나 나온다. 때문에 이 드라마에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면 눈요기는 제대로 할 수 있을 듯 싶다. 

  하지만, 아무리 드라마에 반짝반짝 별들이 많다고 해도 내용이 재미없으면 소용없는 법. 이 드라마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바보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던 6명의 인물들. 도쿄대 수험을 시작한다는 말을 모두가 비웃었지만,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그리고 사쿠라기의 따끔한 말에 자극을 받으며 1년 간의 수험을 무사히 마친다. 그 안에는 가족 간의 갈등도 있고, 친구 간의 갈등도 있지만 기본으로 깔리는 건 도쿄대라는 명함이 주는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거져 나오는 학력 위조 사건도 얼마나 우리 사회가 학력을 중요시하는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는 일본도 다르지 않은지, 학력과 성적으로 사람을 지레 판단하는 모습이 이 드라마의 곳곳에 보인다. 


  뭐 이런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 드라마는 어쨌거나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게 소비하던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를 시작하고, 또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심이다. 특진반을 만들어 독특한 공부법으로 도쿄대를 향해 한 걸음씩 향해가는 그들. 그들을 맡은 특별강사들도 독특해 이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과학을 가르쳐준 아인 슈타로(아인슈타인의 패러디)를 비롯해 국어는 야쿠타야마 류자부로(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패러디) 등의 특별강사들이 전하는 공부의 비법도 꼭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라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을 듯 싶다. 메모리 트리라던지(마인드 맵과 비슷한), 팝송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한다든지,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며 암기하는 법, 시험이 다가오면 잠시도 뇌를 쉬지 않게 작은 메모를 이용하는 것 등의 방법들은 한 번쯤 따라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과연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하며 반성을 하게 됐다. 매 회 사쿠라기 선생이 날리는 따끔한 말에 자극받아 좀 더 공부를 열심히하게 된 게 이 드라마가 준 또 다른 선물이라면 선물. 고등학교 1,2학년생들(3학년은 이런 거 볼 시간이 있을리 없다), 그리고 그 외 수험생들이 본다면 바짝 자극받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도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살짝. 물론 이 드라마에서의 내용이 지극히 입시 위주의 교육이지만 배울 점은 있을 듯.


덧) 사쿠라기의 말말말.
1. 누군가의 뒤에 숨어서 편안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2. 정말로 안된 것은 그 실패를 다음에 활용할 수 없는 녀석이다.
3. 시험이란 건 대화다. 상대와의 대화이면서 나 자신과의 대화이다.
4. 좋은 선생에게 제대로 배우는 것. 다들 그게 가장 빠르고 가장 쉬운 길인 줄 알지. 하지만 독학이야말로 최고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건 바로 밀도다. 공부에 열중하는 시간과 농도 말이다. 외롭기 때문에 그 농도는 짙고, 짙기 때문에 더욱 강하다. 그러니까 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딱 한 번만 너한테 말해준다. "힘내라! 열심히 하면 반드시 바람은 이루어진다."
5. 입학 시험 문제에 정답은 언제나 하나 뿐이다. 거기서 벗어나면 바로 불합격이다. 냉혹하지. 그러나 인생은 다르다. 인생에는 정답이 무수히 많다. 대학을 가는 것도 정답, 안 가는 것도 정답이다. 스포츠에 열중하는 것도, 음악에 열중하는 것도, 친구랑 놀기 바쁜 것도,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멀리 돌아가는 것도 다 정답이다. 그러니까 살면서 움츠러 들지 마라.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하지도 마라.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살아라.
6. 자신의 가능성을 부정하지 말아라.

 

 

 

 

 

 

 

 

 

 

 

 



만화가 원작이라고 해서 겸사겸사 찾아봤는데 이렇게나 많이 나와 있다니;;;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8-1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낫, 이거 혹시 만화원작 아니예요? 여하간 아베히로시 저도 좋아하는데, 잘나가고 있군요 ^0^

이매지 2007-08-10 11:34   좋아요 0 | URL
만화 원작 맞아요. <바보 동경대 가다>인가 제목이 그랬던 걸로 기억해요.
아베 히로시 나온 드라마치고 재미없는 게 없더군요 ㅎㅎ
완전 빠져서 허우적허우적.

twinpix 2007-08-1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블에서 한 두화만 봐도 참 재미있더라고요. 언제 다 찾아봐야겠어요. 만화가 원작이었군요. 처음 알았어요. 만화도 관심이 가네요. 'ㅁ'/ 아무튼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독해지기가 쉽지 않네요.^^;;

이매지 2007-08-11 00:15   좋아요 0 | URL
저 만화의 사쿠라기 변호사는 아저씨 같아서 영 ㅎㅎㅎㅎ
아베 히로시가 더 멋져요 ㅎㅎㅎ
나중에 스페셜 편으로 도쿄대 수험법 뭐 이런거 따로 동영상도 있더라구요.
일어실력이 짧은 관계로 자막이 없어서 못 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