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같은 날 이웃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차우와 리춘. 둘 다 결혼을 했지만 차우의 아내도, 리춘의 남편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오며가며 인사를 나누며 점점 안면을 터가던 차우와 리춘. 그들은 자신의 배우자들끼리 만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들과 다르다며 만남을 이어가는 두 사람. 점점 사랑이라는 늪 속에 빠지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감정은 '쓸쓸하다'였다. 말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두 사람의 모습에서 떠오르는 감정은 '쓸쓸함'이다.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두 사람. 불륜과 사랑의 경계선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왕가위 감독 특유의 영상미와 쓸쓸한 음악들과 함께 잘 어울려 있었다. 사실 어찌보면 통속적으로 끝날 수도 있는 영화였지만 '절제'의 극치를 보여주는 내용때문에 영화는 통속적이지 않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두 연인의 연민과 안타까움만이 남아 그저 애잔함만을 남기고 있었기에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2006년 6월 28일에 본 영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