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한 번쯤 이별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나오는 조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생각에 차라리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다 지워버렸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해봄직한 생각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픈 기억만을 골라서 지워주는 곳. 그 곳에서 조엘은 사랑했던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기로 한다. 그리고 점점 지워져가는 기억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기만 하고, 조엘은 그녀의 기억을 붙잡고 싶지만 그녀는 점점 그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데...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쟁쟁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 <컨페션>등의 각본가 찰리 카프먼(결국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작품으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이 각본을 맡았고, 쟁쟁한 스타급 배우인 짐캐리, 케이트 윈슬렛, 일라이저 우드, 커스틴 던스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사실 영화를 보다가 중반쯤에서 '어랏,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에 가서 짠!하고 밝혀지는 이야기의 윤곽. 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기억의 지도를 따라가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쿨한 여자 클레멘타인, 그녀에겐 지루했던 남자 조엘. 하지만 그도, 그녀도 모두 서로에 대한 기억은 지웠지만 서로에 대한 인연의 끈은 놓지 않았음을, 둘의 사랑에 대한 추억은 삭제되었더라도 둘의 사랑은 지워지지 않았음을 결국엔 깨닫게 된다.



  흔히 짐캐리란 배우를 생각하면 <마스크>나 <에이스 벤츄라> 등의 영화에서 보여준 코믹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만큼 그의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너무도 슬퍼보였다. 케이트 윈슬렛은 머리색을 여러가지로 바꿔가며 쿨한 여자를 너무도 잘 연기했고, 조연으로 나온 일라이저 우드나 커스틴 던스크도 반가웠다.



  행복했던 기억, 소중했던 추억, 이별을 했을 땐 그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정작 그것을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나는 선뜻 모두 지워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도 조엘처럼 제발 이 기억만은 남겨달라고 소리치지 않았을까. 그 사람은 없지만 그 때의 나는 남아있기에...



  겨울 밤 얼어붙은 찰스강에 누워 별을 헤아리는 그림같은 모습이나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의 변화, 그들의 심경의 변화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햇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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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L 2007-05-28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댓글을 캡쳐해서 올리시다니 한참 웃었습니다.
얼렁 고쳐드릴게요 ^^;

이매지 2007-05-2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리뷰로 썼던 걸 페이퍼로 옮겨오면서 댓글만 캡쳐해온거예요 ㅎㅎ
지워버리자니 아까워서요^^

Heⓔ 2007-06-1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괜찮았어요 :) 땡스투~ ㅎㅎ
개인적으로 클레멘타인의 머리 색깔 중 파란색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언가 암울하면서도 좀 슬픈 듯한 포스가 느껴져서 말이죠~

이매지 2007-06-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황머리가 좋았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