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난 동생 타게루. 그는 도쿄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마음내키는대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게 된 그는 그 곳에서 아버지와 형인 미노루를 다시 만난다. 아버지를 도와 주유소 운영을 하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미노루, 그리고 동생인 타게루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치에코와 함께 인근 계곡을 찾게 되고, 그 곳에서 치에코는 흔들다리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본 타게루는 형이 치에코를 죽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사고인지 갈팡질팡하며 형과 자신의 우애를 심판대에 올리는데...


  이 영화는 일본영화 특유의 서정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형과 아우의 애증관계.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실은 서로의 모습을 부러워한 형제의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빼앗으려 하는 동생, 그런 동생을 받아들이는 착한 형. 둘은 성격은 정 반대이지만 서로를 벗어날 수 없는 관계에 묶여있는 듯 하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통할 수 밖에 없는 사이.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 놓여 누가 먼저 떨어질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 그리고 뻗는 손길. 이 영화는 흔들다리의 아슬아슬한 흔들림처럼 두 형제가 미묘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흔들림은 불안불안하면서도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주는 그런 흔들림이었다. 



  요새 <시효경찰>로 부쩍 빠져지내는 오다기리 죠와 예전에 <언페어>에서 인상깊게 나왔던 카가와 테루유키가 형제로 나오고 있는데 외관상 전혀 닮은 구석이 없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극중의 인물들을 잘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과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의 그 미묘한 변화가 지나치게 잔잔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지루한 감도 없잖았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구석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인상깊게 본 영화였다. 오다기리 죠의 다양한 모습에 내심 감탄하며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준 영화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꼬 2007-05-05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는 못 보고 OST만 들었어요. 음악도 참 좋은데. 잊고 있었는데 꼭 챙겨야겠다는 결심을. (제가 인사 드린 적 있던가요? 늘 기웃대긴 했는데...혹시 모르니까, 안녕하세요?)

이매지 2007-05-0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디 서재에서 네꼬님을 뵌 적이 있는데 제 서재에서는 처음 뵙는듯^^;
자주자주 흔적도 남겨주셔요 ㅎㅎㅎ
영화 ost도 잔잔한 분위기가 많을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