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 3집 나무로 만든 노래
이적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패닉 시절부터 워낙 이적을 좋아했던 지라 이번 앨범도 정말 많이 기대를 했어요. 어떤 음악이 들어있을까하는 궁금증에 인터넷으로 타이틀곡인 "다행이다"를 먼저 들어봤어요. 기존에 음반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느낌이 들어서 매력적이었는데 이 곡에서는 왠지 모르게 절절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 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지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걸"이라는 가사가 짠하게 와닿았어요. 여느 노래가사같은 느낌보다는 한 통의 편지같은 느낌이 드는 가사랄까? 이런 가사가 담긴 노래가 별다른 기계음없이 이어져서 마음에 들었어요. 

  첫 곡인 '노래'의 "노래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줬고 노래는 다시 힘을 내게 해줬고 노래는 독약같은 세상에 더럽혀졌던 별 밖까지 짜릿하게 뚫어주었지"라는 가사를 통해 이적의 노래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곡이었어요. 3번째 곡인 '어떻게'는 왠지 예전 패닉의 음반에 있던 '태엽장치 돌고래'가 떠오르게 했구요, 4번째 곡인 '비밀'은 모던락 분위기라 가볍게 들을 수 있었어요. 5번째 곡인 '내가 말한 적 없나요'의 경우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머뭇거림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6번째 곡인 '사랑은 어디로'에서는 잔잔한 곡이, 7번째 곡인 '얘, 앞산에 꽃이 피면'에서는 이 앨범의 곡 중에 가장 경쾌한 곡이 아닐까 싶었어요. '자전거 바퀴만큼 큰 귀를 지닌'은 후렴부가 왠지 꿈꾸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구요. '소년'은 재즈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구요, '먼 길을 돌아온 뒤', '같이 걸을까', '무대'도 잔잔한 느낌이 드는 곡이었어요.

  전반적으로 곡들이 별다른 꾸밈없이 이어져서 밤에 조용히 듣기 좋을 것 같아요. 모든 곡들을 본인이 작사, 작곡했기 때문에 더 가사가 잘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구요. 다른 음반보다 사랑에 관한 곡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그마한 소극장에서 기타를 치며, 피아노를 치며 연주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음반이었어요. 이제 젊음의 열정이 아닌 열정은 조금 사그러들었지만 오히려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온 이적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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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4-2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앨범은 리듬이 있는 시낭송같은 분위기더라구요^^ 한 번 들어보셔요^^

미미달 2007-04-2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으로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넘 심심하다고 해야하나. 단조롭다고 해야 하나.
제 취향은 아니더라구요.

이매지 2007-04-2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분들(미미달님과 몇 살이나 차이난다고 -_-;)이 들으면 좀 지겨울 것 같긴 했어요^^; 오히려 나이 드신 분들이 들으면 조용해서 좋아할 것 같은^^ 비슷비슷한 곡들이 계속 이어져서 살짝 지루한 감이 들기는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