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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 ㅣ 한나 스웬슨 시리즈 2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지난 번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을 읽고는 한나 스웬슨 미스터리에 매력을 느껴 바로 다음 이야기인 이 책도 선뜻 집어 들었다. 시리즈물이라 그런지 기존 이야기의 변주도 등장하지만 새롭게 진행되는 점들도 있어서 이 책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을 읽지 않아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작품의 진면모를 알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1편부터 읽는게 좋을 듯 싶다.
관광객이 찾지 않는 겨울의 레이크 에덴 마을. 다른 때 같았지만 마냥 한가했겠지만 이번만큼은 하트랜드 제분회사의 전국 디저트 경연대회로 마냥 바쁘기만 하다. 경연대회때문에 한나도 부쩍 바빠져 한 편으로는 데이트하랴, 경연대회에 내놓을 음식을 만들랴, 경연대회에 나온 음식을 심사하랴,쿠키 단지를 운영하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 다시 살인사건에 얽매이게 된 한나. 지난 권에서 한나의 미움을 산 보이드 왓슨이 시체로 발견되고, 범인으로 그의 부인인 다니엘이 의심된다. 다니엘이 실수로라도 범인으로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한나는 동생인 안드레아와 함께 또 다시 수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책 소개문에는 두 명의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랴 바쁘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실상 한나는 마이크와 본격적(?)으로 데이트에 나선다. 하지만 노먼에 대한 호감도 여전해서 "마이크는 속이 울렁거릴 만큼 섹시한 데 비해 노먼은 마치 곰인형처럼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마술사라도 되어 두 사람의 장점을 한 데 섞인 남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기꺼이 엄마의 조언을 따라 오늘 밤에라도 결혼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기에 이른다. 한나가 데이트를 하기 때문인지 결혼하라는 엄마의 압력은 이전보다 비교적 덜 하지만 이제는 데이트가 어땠냐고 묻는 엄마의 전화에 시달리는 한나의 모습이 왠지 재미있으면서도 불쌍하게 보였다. (엄마의 극성에 이제는 나름대로 여유로운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이번 권에서 유독 돋보인 것은 한나의 조수인 리사의 활약이었다. 바쁜 한나의 사정을 생각해 알아서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척척 해나가는 모습, 엉겹결에 한나의 조수로 방송에 출연할 때도 한나가 당황할만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 센스있게 대답하는 모습 등을 보며 한나의 동업자로 부족함이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한나의 보조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리사의 이야기도 좀 더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존에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았던 한나와 안드레아가 이제는 "자매가 가는 길엔 두려울 것이 없지"라고 할만큼 서로의 능력을 조화롭게 수사에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아직 한나의 열등감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이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둘 사이가 좀 더 가까워질 듯.
범인의 정체를 너무 갑작스럽게 밝힌다는 점에서 마무리가 아쉽긴 했지만 범인을 밝혀가는 과정까지의 한나의 수사가 흥미로웠기에 그나마 좀 용서해줄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넘치는 긴장감이나 스릴은 없지만 그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나름의 매력이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