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패배자들만 모인 것 같은 한 가족이 있다. 아빠는 자신이 만든 아홉 단계의 성공지침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수월찮고, 엄마는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 상습적으로 헤로인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에 모든 사람이 싫다며 9개월째 입을 다물고 있는 아들, 한 때는 프루스트 연구의 1인자였지만 자살을 시도하고 이 집에 얹혀살게 된 삼촌까지. 이 가족은 위태위태하면서도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었다. 이런 그들은 막내딸 올리브가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되자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낡은 차를 타고 캘리포니아까지 여행하게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어찌보면 인생의 막장인 이들은 정작 자신의 삶이 막장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포기를 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고통이 인생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캘리포니아로 가던 도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어떻게든 올리브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벌리기까지한다. 차가 고장나도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캘리포니아까지 가려고 노력하는 가족. 그들은 1박 2일의 짧은 기간동안 부쩍 성장하고, 가족의 의미를 조금은 찾는듯한 모습이었다. 



보통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결국 패배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가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싶다. 물론,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했던 추억도 있지만 그들이 집에 돌아가면 또 다시 현실이라는 장벽때문에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며 티격태격할 지도 모르지만 그마저도 이 가족의 본질이고, 매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장대소를 할만큼 코믹스럽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소소하고 일상적인 웃음을 안겨줘서 더 인상깊었던 영화가 아닐까 싶었다. 가족주의에 빠진 영화라는 평들도 있지만 난 그냥 이 콩가루 집안을 좀 더 사랑해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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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2-1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 영화 좋았어요 ^^ 처음구성은 작위적이고 연극적인 면이 강하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웃을 수 있는 코메디라는 것은 정말 드문데, 따뜻하고 조금은 씨니컬한게 마음에 들더라고요 ^^

이매지 2007-02-1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가 마지막에 공연하는 모습이 완전 인상적인.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야유하고 비난해도 가족만큼은 올리브를 지켜주려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역시 가족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