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맨홀에 빠져 머리에 상처를 입은 테루. 이후 모자를 쓰지 않으면 발작을 해서 늘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그는 할머니의 세탁소에서 누가 속옷을 훔쳐가지 않는지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세탁소에 앉아 손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평범하게 생활하는 그에게 어느 날 미즈에라는 여자가 손님으로 오게 되고 그녀가 두고 간 옷을 되돌려주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어딘가 모자라보이는 남자와 그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여자의 이야기는 다소 빤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통속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 가지의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곁가지로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테루가 일하는 세탁소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 테루와 미즈에가 함께 길을 떠나서 만나게 된 사람. 테루가 미즈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등등. 이 영화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다. 



  2001년에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2006년이 되어서야 소개가 됐지만, 그 덕에 그 동안의 쿠보즈카 요스케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전에 본 드라마인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한 번 깜짝 놀랐고, 그 모습도 거부감이 들지 않아서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카멜레온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색을 바꾸는 이 배우를 발견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았던 영화가 아닐까 싶었다.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어할 것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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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2007-01-3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랑 닮았다 그래서 기대하고 봤는데 정서적 폭발력이랄까 파급은 조제~보단 적더라고요. 그냥 잔잔하고, 조금은 너무 동화같다는 느낌도 받구요.

이매지 2007-01-3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랑은 또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은 있었지만요^^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보다 조제가 더 인상적이었어요^^

grace 2007-04-1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 무조건 완소 요스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