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소노 아야코 컬렉션 2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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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상 체험이 아니라 지식으로만 터득한 것은 나의 피와 살이 될 정도의 정열로 발전된 것은 거의 없었다. 축적된 지식이 나의 체험에 힘입어 하나의 사상이 된 적은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 교육 받은 것 중에는 순수하게 그 자체가 나의 신조가 된 것은 하나도 없었던 거 같다. " 
 

 
주어듣고, 보고읽고 하는 것들은 한 사람이 성장하는데 훌륭한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거다. 
그러나 자신의 상태가 지금 단단한 돌덩어리 같다거나, 젖은 장작 같은 상태라면, 아무리 충분하고 좋은 지침도 그를 활활 타오르게 하기 어려우리라. 

  나 지금 독서의 무용함을 떠들어대고 있는 거? 그럼에도 읽는 일에 미련을 버릴 수 없어라.

  막연하게나마 독서를 함으로써 나란 사람이 이치를 깨우쳐가고 있다고 기대를 했던 게지.

  지식을 얻으려 하는데는 독서가 아주 유용할거다만,

내가 얻고자 하는 지식은 또 그런 1+1=2 가 된다는 류가 아니라서,

 

방법은 하나 그냥 주어진 시간들을 살아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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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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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59쪽   
 

우리가 아름다운 것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우리 인생이 여러 가지 문제로 가장 심각할 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낙담한 순간들은 건축과 예술로 통하는 입구를 활짝 열어준다. 그러한 때에 그 이상적인 특질에 대한 굶주림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신이 잘 정돈되어 너저분한 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콘크리트와 나무로 이루어진 하고 텅 빈 공간에 햇빛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 아름다운 것을 구매하려는 것은 사실 그것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갈망을 처리하는 가장 무미건조한 방식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과 자려고 하는 것이 사랑의 감정에 대한 가장 무딘 반응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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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6 - 유령 박물관에서 열린 음악회 - 소리의 원리, 20주년 기념 개정판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개정판 6
조애너 콜 지음, 브루스 디건 그림, 이강환 옮김, 서울초등기초과학연구회 감수 / 비룡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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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의 유아 및 초등 저학년 버전이다. 그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령 박물관에서 열린 음악회.
소리의 원리를 배우는 내용이다. 아이들과 프리즐 선생님이 소리 박물관에 견학가는데, 박물관이 아닌, 음산한 저택에 들어가게 된다. 온갖 소리로 가득한 책들과 백 년전에 사라져 버린 소리 수집가 콘트랄토 교수의 저택이었던 것이다.
방을 헤매던 중 선생님이 떨어진 곳에 아이들이 함께 떨어지는 데 그곳은 바로 짚단 위였다.

아이들은 "집단으로 짚단 위에 떨어졌네!" ㅎㅎ 이런 말유희도 빠지지 않으니 재밌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키즈'가 아닌 그냥 '신기한 스쿨버스'에  난무하던 각종 쪽지 글과 팁 들이 없어서 부담이 덜하다.

난이도가 확실히 내려간 버전이라 그런듯. 아이들과 <신기한 스쿨버스>를 읽다보면, 각종 쪽지 내용-읽다보면 코믹하고 재밌긴 하지만- 일일이 읽어주기 번잡스러울 때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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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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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한눈을 팔면 분노가 치밀고 눈이 뒤집힐 거다. 그에 맞먹지야 않겠지만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작가가 다른 방식의 글쓰기를 시도한 작품을 내놓아도 그 작품이 어쩐지 끝끝내 낯설기만 한 것일까. 글쎄,  이 작품은 기법(영화적)이나 주제(교훈적) 면에서 외도를 했는데, 어쩐지 신입사원 연수 들어갔을 때 흔히 듣는 사장님 훈화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인 일인지.

가난한 이탈리아 여대생과 결혼한 하버드 법대생이 여자 때문에 아버지와 의절하지만 고생 끝에 변호사로 성공하고, 둘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해피엔딩으로 영화 <러브스토리>를 본 스토리와 달리 기억하고 있는 다카하시를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건강한 인물로 보여 주고 있는 걸로 보았을 땐. 그리고 에리와 마리 자매의 상반되는 삶의 모습에서 보여 주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 같다. 어릴적부터 CF 모델이었고, 출중한 외모덕에 대중의 시선을 한몫에 받았던 만큼 자신의 의사대로 살 수 없었던 언니. 그리고 그런 언니의 그늘에서 주목을 받지도 못하고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도 못했지만, 자신의 판단과 뜻대로 행동하며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동생.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언니처럼 군중의 욕망의 대상이 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욕망의 주체가 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235쪽

"인간이란 결국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그 기억이 현실적으로 중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지. 단지 연료일 뿐이야. 신문의 광고 전단지나, 철학책이나, 에로틱한 잡지 화보나, 만 엔짜리 지폐 다바이나, 불에 태울 때면 모두 똑같은 종이 조각일 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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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아오야마 나나에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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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에 상경, 먼 친척 할머니 집에서 동거하며 살아가는 여자의 1년을 그린 소설이다. 이렇다할 사건도 없이 담담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에 편입된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먼저 주전자의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고 식빵을 굽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출근해서 일하는 바쁜 일상의 사회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 치즈. 그녀가 들어사는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일흔한 살의 깅코 할머니는 치즈를 묵묵히 응원하는 멋쟁이다. 가끔 치즈가 부리는 심술이나 어리광*히스테리에도 시미치 뚝떼고, 노인 대학에서 어떤 할아버지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귀여운 부분이 있는 캐릭터다. 이들의 나이 차이는 저만치 나지만, 이들만큼 잘 어울리는 콤비도 없을 듯하다.

61쪽

나는 아직까지 뭔가를 가슴 깊이 슬퍼하거나 증오해본 일이 없다. 그래서 슬픔이나 증오가 어떤 추억으로 남는지도 잘 모른다. 막연히, 그런 것들에 직면할 날은 아직 먼 훗날의 일일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이대로 젊고 세파에 시달리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어느 정도의 고생은 각오하고 있다. 나는 어엿한 인간으로 어엿한 인생을 살고 싶다. 될 수 있는 한 피부를 두껍게 해서 무슨 일에도 견뎌낼 수 있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다.
매달 주민세도 연금도 의료보험료도 꼬박꼬박 내는 제대로 된 사회인을 향해 조금씩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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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07-1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글이 뜸하신가?싶었습니다^^
비도 오고.....이럴때 이런 잔잔한 소설이 딱이겠다 싶군요.
저는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 있는데 잔잔하면서도 좀 착한? 소설이랄까요?
그래서 이 책도 분위기가 비슷하려나?생각했습니다.
방학시작이라 또 바쁘시겠어요ㅜㅜ

icaru 2019-07-18 10:03   좋아요 0 | URL
아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으셨군요! 진짜 그 표현이 딱이어요 ˝착하다˝ ㅎㅎ
저는 요즘 책은 잘 읽히지가 않네용~ 뭘 검색하다가 이 책이 출판사 바뀌고 새로 나왔길래, 고려적에 둘째가 태어나기도 전에 썼던 것을 불러와서 붙였어요 ㅎㅎㅎㅎ
우리 둥이들 중학교 잘 다니죠? ㅋ
책나무 님 안부 궁금해서라도 자주 들어와야겠당 ㅋㅋ

책읽는나무 2019-07-18 10:26   좋아요 0 | URL
동일작가는 아니네요!!
츠바키 문구점은 오가와 이토 작가랍니다.처음 읽는 작가의 책인지라 작가의 이름이 쉬 외워지지가 않네요^^
한 명은 어제 방학했고,오늘 또 한 명이 방학 시작했네요~~ㅜㅜ
복닥복닥 어찌 살아낼지~~ㅜㅜ
icaru님도 여튼 굳건하고 건강한 여름 나시길요~~ㅋㅋ

icaru 2019-07-18 15:56   좋아요 0 | URL
둥이들 각각 다른 중학교 간 거예요? 으앙 성민 군은 ㅎㅎ 이제 히야 거즘 다 키우셨어요 ㅎㅎ 세월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