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엄마의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 Restart! 아들 키우기
셰리 풀러 지음, 하연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6학년 큰아이가 바야흐로 사춘기인가 뭔가 본지 나하고 허구헌날 충돌한다. 아이가 나로부터  '엄마가 내 의견을 무시하고, 내 관점을 알릴 기회를 아예 주지 않는데, 노력해 봤자 소용없다."는 메시지를 받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독립적 사고도 발달하지 않는다. 10대 남자아이들이 엄마와 대화하기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엄마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는 엄마 옆에 딱 붙어 앉아 끝도 없이 수다를 떨던 녀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컴컴한 10대의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가 나오지 않으면 엄마들은 상처를 받는다. 이것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자아를 정립하려 애쓰는 시기이다. 아들들은 독립적인 개체로 성장하고 난 뒤에 다시 엄마와의 교감, 대화를 찾아 돌아오곤 한단다. 지금 당장 아이가 엄마를 밀어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인내하고 기다리란다. 어디에서 들었는데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편으로 음악을 꼽았다. 세븐틴과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을 같이 봐야는가... 그 다음이 운동과 게임을 같이 하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굿즈는 작은 일상의 즐거움에 속한다. 오늘은 도착했을까, 안 했을까 기다렸지.

이 책들을 사고 받은 굿즈인 스누피 메모리베개 ㅎ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중에서 -------

˝100명이 넘는 현자들의 ‘인생을 바꾼 책‘은 단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그리고 그들이 그 책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 대목은 다음과 같았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라. 성공에 초점을 맞추면 맞출수록 그것에서 더욱 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이나 행복은 의도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그것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당신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성공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 일을 이해하는 열 가지 열쇳말
존 버드 지음, 강세희 옮김 / 이후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일을 어떻게 정의되어 있는가?

 

일의 역사, 인간 경험의 중심

 

산업혁명과 산업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임금노동은 부수입이 아니라 생계를 담당하는 유일한 수입원이 되었고,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노동시장이 생겼다. 생산과정을 통제하는 주체가 가정에서 산업가로 바뀌었으며, 바뀐 규모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샐 등장한 노동 기준이 유급 고용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간주했으므로 가정 속 여성의 무급 돌봄 노동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공장 작업장에서는 노동자를 감시하고, 의욕을 불어넣는 일이 중요해졌고, 노동자를 관리하는 감독관이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했다. 식민지 정책은 성장세인 산업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지의 농가에서 자급용이 아닌 환금성 작물과 천연자원을 생산하라고 압박했다. 식민지의 분리 추방 정책에 의해 땅을 빼앗긴 아메리카 원주민 남아프리카인과 같은 토착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일의 전통 양식을 바꾸고, 임금 노동을 해야만 했다.

지난 250만년 동안 드러난 패턴은 일이 계속 진화하고 변화할 것이라고 말해 준다. 산업혁명 초기에, 유명 경제학자 리카도는 임금이 언제나 노동자의 최저 생계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19세기 말경 유토피아를 꿈꾸는 작가들은 천한 노동을 없애고 거의 할 일 없는 공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일이 변해갈 것이라고 상상했다. 이러한 예측은 어느것 하나 실현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아주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생존 이외에는 정체성을 형성하려고, 자유로워지려고, 돈을 벌려고, 다른 사람을 섬기거나 돌보려고. 일은 삶의 기본 리듬을 설정한다. 일하는 시간을 여가 시간과 분명하게 구분하려고.

일에 대한 사유는 근본적인 경제, 사회, 정치 문제를 고민하는 효과가 매우 큰 방법이며, 사회과학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논쟁 중 일부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지난 150년간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다룬 엄청난 논쟁들의 핵심은 정치나 재산이 아니라 일이었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은 자본가의 생산 수단 통제에 바탕을 둔다.

더 일반적으로, 농업사회, 고대그리스로마사회, 봉건사회 자본주의 사회 등 어떤 사회가 이전 사회보다 더 발전했는가에 대한 판단은 신분사회와 계급 기반 사회 노동자의 상대적 풍족함을 평가하는 기준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 간의 삶의 질 비교는 유럽풍 생활 양식에 유리한 짧은 노동시간과 번영한 미국에 유리한 낮은 실업률을 중심으로 다룬다.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재를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은 공장에서 긴 노동 시간을 견디게 하고 관료주의적 관리자들 때문에 상실한 개인 통제권을 보상하며, 중산층 여성이 집밖이 아니라 집 안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회의 압력에 버티게 해 준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비자 문화가 강화되자 일은 점점 내재적 가치를 지닌 활동이 아니라 가처분 소득을 벌기 위한 좁은 범위의 경제 활동으로 인식되었다.

 

 

 

 

 

 

 

개념 해석

정의

지적 뿌리

1. 저주

인간의 새온 또는 사회직서 유지에 필요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무거운 짐

서구 신학, 고대 그리스 로마 철학

2. 자유

자연 또는 다른 인간에서 독립하고 인간 창의성을 표현하기 위한 길

서구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정치 이론

3. 상품

거래될 수 있는 경제 가치를 가진 생산적 노동의 추상적 수량

자본주의, 산업화, 경제학

4. 직업 시민권

특정한 권리를 부여 받은 공동체의 인간 구성원이 추구하는 활동

시구 시민권 이상, 신학, 노사 관계

5. 비효용

즐거움을 제공하는 상픔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견디는 형편없는 활동

공리주의, 경제학

6. 자기실현

(이상적으로) 개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육체적, 정신적 활동

서구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체계적 관리, 심리학

7. 사회적 관계

사회규범, 제도, 권력 구조에 내포된 인간의 상호 작용

산업화, 사회학, 인류학

8. 보살핌

타인을 돌보고 부양하는데 필요한 육체적, 인지적, 감정적 노력

여성의 권리, 여성주의

9. 정체성

자신이 누구이고 사회 구조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수단

심리학, 사회학, 철학

10. 봉사

, 가정, 공동체, 국가와 같은 타인에 대한 헌신

신학, 유교, 공화주의, 인도주의

1장 일은 저주다.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말을 빌리자면 대다수는 오직 필요에 의해 강제될 때에만 일한다.” 이는 일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혐오라는 프로이트의 묘사로 이어진다. 이 책의 여러 곳에서 밝히듯, 일에 대한 혐오는 어느정도 자연스럽지만 일이 인간에게 부담스러운 짐이 될 수 있다는 사실과 그렇게 개념화되어 온 데 대해 어느 정도 논의가 필요하다.

유대교와 기독교 사상에서 이마에 땀을 흘리며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불완전성 약점에 대한 벌이라고 간주되었다. 1500년전 서양의 수도원 규칙을 만든 성 베네딕트와 다른 수도사들은 육체노동을 포함해 계절에 따라 최대 여덟 시간까지 수도사들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든 일을 받아들이라는 설교는 지나치게 자유시간이 많을 때 생기는 죄를 막기 위함이었다.

 

이 직업을 받아들여라

수천 년 동안 일은 개인의 존엄성을 떨어뜨리고, 인생에서 좀더 고결하고 즐거운 활동과 상충하는 고통스러운 노역이라고 여겨져 왔다.

생존을 위한 노동이 자연 조건이기는 하지만 노동의 형태는 역사적으로 인간의 창조물이었다. 우리는 일을 분석하고, 대안 개념 해석들을 검토하고, 일이 인간과 사회의 궁극 목적에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일을 구조화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

 

6장 일은 자기실현이다

개인이 일에서 얻을 수 있는 자기 실현의 모습과 그 원천은 다양하다.

 

직무 만족에 관한 오래된 이론 하나는 조직 행동론 학자인 리처드 해크먼과 그레그 올드햄의 직무 특성 모델로 기술 다양성, 직무 정체성, 직무 중요성, 자율성, 피드백, 이라는 특성 다섯 가지가 직무 만족도를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직무 만족은 자기실현의 정도가 일에서 파생된다고 개념화하는 오늘날의 지배적이자 비신학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직무 만족보다 깊이 있는 수준에서, 일은 정체성을 통해서도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인은 성취, 역량, 도전, 개인적 성장 기회와 같은 내재적 요소라고 이론화했다.

 

 

예를 들어, 기술 다양성, 직무 정체성, 직무 중요성의 수준이 높은 직업을 가진 개인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러한 내재적 보상은 동기를 부여한다.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디시와 리처드 라이언 역시 동기가 역량과 자기 결정이라는 타고난 인간 욕구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유력한 모형을 발전시켰다. 좀더 사회학적 관점에서 타인의 시선으로 정의되는 개인의 자아 정체성 형성은 또 다른 강력한 내재적 동기 요인일 수 있다.

 

프레데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

작업을 수행하는 최선의 방법 하나를 과학적으로결정해서 생산성과 예측 가능성을 향상시키고자 함.

 

일을 통한 자기 실현의 어려움

심리학과 관련 분야의 연구는 지적 능력의 개인차에서부터 태도, 감정, 기분의 중요성에 이르기까지 일과 관련된 폭넓은 인지적, 정서적 요소들을 밝혀옴. 개인이 일을 경험하는 인지적 정서적 요소들을 강조함.

 

성별에 따른 규범은 여성의 노동이 개인의 필요나 야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돌보기 위한 책임의 일부로 보여진다.

 

현모양처 숭배는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사회적 전망에서 중요한 양자택일, 즉 공적인 경제 영역 대 사적인 가정, 생산 대 소비, 경쟁대 양육, 노동 대 여가의 이분법을 더욱 강화한다. 이러한 이분법은 현대 서양에서 일을 다루는 개념 해석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며 타인을 돌보는 이들의 기여를 소외시킨다.

 

 

여성주의 작가 살롯 길먼의 주장

 

여성은 재화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준비하고 분배하는 마지막 과정에 기여한다. 여성이 가정에서 하는 노동은 진정한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재화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은 간과해서는 안 될 공헌이다. 여성이 가사 노동을 하지 않을 때보다 수행할 때 남성이 재화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여성주의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젠더 개념은 생물학적 구분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사회학자 조안 에커는 직업과 위계 질서에 대한 성차 중립적 묘사를 공격한다.

 

<국제노동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입법 관련 직종이나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기준 28.8퍼센트에 부로가하다. 관리직에 있는 여성이라 하더라도, 임원으로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장벽은 여성이 이른바 부양에 대한 본능적 관심 때문에 직장에는 덜 헌신하리라는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일은 사회적 관계라는 관점에 따르면, 고용 차별은 정체불명의 시장에서 왔다기보다는 인간 행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여성이 마주하는 유리천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 누군가가 특정 종업원의 승진을 거부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네덜란드에서는 고학력 이슬람 이민자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로 언어 문제를 많이 꼽았지만, 반이민자 담론의 배경에서 볼 때는 독특한 억양이 이민자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화시킨 까닭이다. 영국에서 채용된 흑인 간호사들은 가장 인기 없는 지역에 투입되어 모여 있으며, 승진에 필요한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교육 기회에서 배제된다. 인도네시아 제조업에서 여성의 자리는 저임금 경공업에 국한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4-26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8-04-26 11:26   좋아요 0 | URL
아궁... 학술 논문 성격을 갖는 책이라서인가 객관적임을 가장하고 가차없이 진술하는 경향이 있어요 ㅠ ;; 직업을 바꾸려고 하시는군요!! 무슨 일을 하시더라도~ 즐겁고 센스있고, 에너제틱하게 해내실 거 같아요! 아 제 동생은 결국 1년 휴직하고, 재활에 박차를 ㅎㅎㅎㅎㅎ;; 종골(발뒤꿈치)분쇄가 이렇게 고약한 것인지..곁에서 보며 에겅... 보니까 그 뭐냐 이번에 미스코리나 김사랑도 여행갔다가 맨홀에 빠져서 골절상이라던데...비슷한 ㅋ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 제임스 왓슨의 유쾌한 인생철학과 과학 이야기
제임스 듀이 왓슨 지음, 김명남 옮김 / 반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뛰어난 과학자이자 훌륭한 과학행정가였던 왓슨. 내가 그의 이중 나선 같은 내용을 읽는다고, 잘 이해할 리가 없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DNA라면 모를까 ㅠ

그럼에도 과학에서는 배우는 삶의 교훈, 같은 구성에 챕터 끝마다 달려서 인생의 통찰이랄까 사회적 관계의 노하우랄까 하는 것들을 엿보게 된다.

 

이후는 발췌한 내용...

 

 

인디애나의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바로 눈먼 동굴 물고기를 연구하여 이름을 떨쳤다. 조던은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닌 과학자로, 인디애나 대학을 잘 이끌다가 1891년에 스탠퍼드 대학 초대 총장이 되어 옮겨갔다. 하지만 내가 인디애나에 간 무렵에 조던은 학생 이름을 하나 외울 때마다 물고기 이름을 하나씩 잊어버린다는 신랄한 농담을 했던 사람으로 더 유명했다.

 

<기억할 만한 교훈들>

 

논문 지도교수는 젊은 사람을 택해라.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로 나이 많은 과학자를 선택하면, 어쩌면 당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유행했던 한창때가 지난 분야에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젊은 교수들은 이름값 때문에 고용된 게 아니라 현재 그 분야가 갖추지 못한 새로운 지적 추진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고용된 경우가 많다. 그런 지적 활동은 적어도 다음 10년 정도는 활기를 잃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젊은 교수의 연구진은 고참 교수의 연구진보다 규모가 작게 마련이다. 물론 나이든 교수에게 자금이 몰리지만, 그와 더불어 고루한 마음들도 모인다. 나는 살바도르 루리아의 지도학생인 덕을 톡톡히 보았다. 교수의 관심을 다른 학생들과 나누지 않아도 되었다.

 

촉망 받는 젊은 인재에게는 교만하다는 평판이 따라 다닌다.

 

지적 개척자들은 헌신적인 자기 동아리를 벗어난 바깥 세상에서는 잘 해봐야 교만하다는 평을 들을 테고, 최악의 경우에는 망상에 젖었다는 평을 들을 것이다. 그러니 머리를 써서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

 

처음에 겁이 났던 과목들을 수강함으로써 지적 영역을 넓혀라

 

나는 변변찮은 수학실력 덕분에 자연학자 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으면 어쩌나 하고 대학 시절 내내 고민했다. 그러나 유전자를 쫒기로 한 이상,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만만찮은 수학 수업에서 받은 두 개의 B학점은 어려운 생물 수업에서 받은 어떤 A학점보다 든든한 밑천이었다. 그때 배운 분석 기법들을 활용할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파지 실험 분석에 필요한 푸아송 분포가 내게 속수무책의 불안 대신 만족을 안겨주게 되었으니, 그만으로도 충분했다.

 

시간 낭비에 불과한 고급 과정은 수강하지 마라

 

맨 처음에 잡은 논문 주제는 옳은 선택이 아니다

 

지적 호기심을 논문 주제에 국한시키지 말고 더 넓게 유지하라

-논문을 시작하면 온 힘을 쏟는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나는 논문 작업을 하면서도 항상 다른 과목들을 들었다. 실험실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다른 곳에서 지적 자극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두꺼운 기말 보고서를 요구하는 수업들을 좋아했다. 그런 기회가 아니라면 주제를 파고들어 원전 논문들을 읽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8-04-25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어렸을때 일, 친구, 학교, 성적, 선생님 이야기, 기타 등등, 어찌나 자세하게 기록하여 놓았던지, 이 책 보면서 왓슨의 몰랐던 업적을 또하나 발견한듯하여 놀랐었답니다.

icaru 2018-04-26 09:35   좋아요 0 | URL
크큭 네넵 저는 그런 거 읽는 재미 때문에 과학자 전기를 읽나보다 하네욤 ㅎ;; 막상 염기서열, 이중 나선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요 ㅎ 아직 어리고 젊을 때는 누구나 그렇기도 하겠지만 사회적 관계에서는 미숙하고 그런 부분들요,, 그때 당시 느꼈던 시행착오들을 정리했다는 느낌을 주어요~
 

   버트런드 러셀의 자서전은 최근에 읽었다. 읽다가 다음 내용을 보고, 뭔가를 적고 싶어졌다. 버트런드 러셀의 케임브리지 시절에 스승과 사제로 만나 나중에는 친구 사이가 되었던 수학자 화이트 헤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스승으로서 매우 완벽했고(자신이 관계해야 할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므로 - 살다보니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천성이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던 나같은 사람조차도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됨-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알고 있었으며 제자에게서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이끌어 내곤 했고, ((다음이 중요함)) 학생들을 억압하거나 빈정대거나 잘난 척하거나, 기타 저급한 선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그는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정하고, 합리적이며 침착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딱 한 가지 결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편지를 받고도 절대 답장을 해 주지 않는 면이 있다는 것.
그냥 결점이 아니라, 치명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답장을 잘 안 해주는 편이었지 절대로 안 한 것은 아니었겠지. 아무튼 그의 변명을 들어보면, 완벽한 변명이다 싶어 그렇겠거니 여겨지는데, 바로 일일이 답장을 해주다 보면 저술 작업할 시간이 없다는 것.


이 유명한 수학자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메일을 쓸 때, 용건만 쓰고 싶은데 그것만 허락하지 않는 상황 일테면 서두에 계절 인사를 곁들인다거나 하는 것. 등을 겪을 때 문구를 생각해 내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좀 피곤을 많이 느끼는 편인듯. 알라딘에서 찾아보면 영업용으로 쓰라고. 메뉴얼들을 엮은 책들도 출판되어 나와 있을텐데.

채사장은 그의 책에서 '불편한 지식들이 나를 키운다'고 했지만, 나는 당분간 내 입맛에 맛는 것들만 읽을란다. 그런 의미에서 러셀의 자서전을 고른 것은 참 잘한 일. 나는 누군가의 자서전을 좋아한다. 자서전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도 하던데 자서전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책을 빌려 주기 위해서 자서전 코너를 서성이다가 프랜시스 윈의 마르크스 평전을 골라서 가져갔는데, "언니 나는 자서전은 취향이 아니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건 다른 자서전하고는 다른데." 라는 궁색한 한마디. 대인관계에서는 어설픈 실수도 많이 하는 사람 마르크스를 읽을 수 있고, 글을 쓴 프랜시스 램의 유머 감각과, 번역자의 천의무봉을 이야기했었어야 했나보다.   그랬다.  이 책에서 깊게 와 닿았던 것은 마르크스도 '인간'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철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문제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마르크스는 생각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강한 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천한 자들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골몰한다. 그리고는 마치 뒝벌(공기 역학의 모든 법칙에 따르면 뒝벌은 날 수가 없는 데도 용케 날아다닌다. 마르크스는 이 벌과 비슷하게 중력에 도전하는 재능을 지녔다.)과도 같은 기질을 발휘하여 자신의 의지들을 피력해간다.

 

아무튼 동생은 마르크스 평전만 거부했을 뿐이고, 온 더 무브를 건냈더니, 아주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다. '이 책(온더무브)도 자서전인데 동생아?'

 

 온 더 무브에서 올리버 색스도 황소를 피하려다가 높은 데서 떨어져 척추와 무릎 골절상을 입는다. (동생은 큰 개를 피하려다 요추와 발꿈치 ㅠ) 동생은 신경통은 없지만, 올리버 색스는 그의 75세 즈음에 지난 날 겪었던 골절 사고들 때문이었는지 다음과 같은 고통의 나날들을 겪는다.

 

 그가 많이 생각하고 쓰고 읽은 것은 고통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직접 겪은 고통을 통해서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통증이 있음을 서술한다. 무릎 수술에서 오는 통증, 철저하게 국소적인 것, 무릎 부위 너머로는 절대 퍼지지 않는 통증이란다. 수술로 인해 수축된 흉터 조직을 얼마나 스트레칭해 주느냐에 따라 기꺼이 이겨내고 안아 줄 수 있고, 훈련으로 이겨내고 정복할 수 있는 ‘착한 통증’이다. 그러나 좌골신경통의 경우 통증이 통증에 그치지 않고, 고난 혹은 공포 아무튼 불쾌한 감정 요소까지 포함되는 그것이란다. 신경통은 기꺼이 안을 수 없으며 그렇다고 맞서 싸울 수도 그냥 적응할 수도 없는 통증, 사람을 으스러뜨려 영혼이 빠져나가도록 곤죽으로 만들어버리는, 강철같은 의지도, 인간적 존엄성도, 그런 통증의 공격을 받으면 산산이 바스라지고 만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좌골신경통으로 그는 일흔다섯살 처음으로 자살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흔 다섯 살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 책 앞에 헌정자의 이름으로 올라간 그 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극곰 2018-03-1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서전은 마음 먹어야 읽게 되는 편이지만, 이카루 님 글을 읽고 보니 저 세 권을 모두 다 보고 싶어졌어요. 기약은 없어도 보관함으로 넣어두고 꼭 읽어볼래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죠?

icaru 2018-03-19 10:47   좋아요 0 | URL
ㅋㅋ 북극곰님!!! 잘 지내고 계세요~ 근황 페이퍼 하나 올려 주시졈! ㅋㅋ 저도 이 세분이 일생을 통해 화두로 삼았던 것들의 내용에 대해선 수박 겉핡기 식의 내용 조차도 읊을 수 없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삶, 그리고 역경이랄까 기쁨의 순간이 같은 것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솔찮더라고요! ㅋㅋ

단발머리 2018-03-1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셀의 자서전도 마르크스도, 하나같이 읽어야하는 책들이네요.
온더무브도 그렇구요. 인생의 마지막 때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셨다는 이야기는 들은 것 같은데, 좌골신경통 이야기는 처음이예요. 아.... 그렇게 힘든 시간이 있었군요.

오늘의 유머 : 온더 무브도 자서전인데, 동생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18-03-19 10:5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유머를 아는 단발머리 님!! ㅋㅋㅋ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위안이 되었든 지식이 되었든 뭔가를 얻어가려는 동생의 모습이야요! ㅋㅋ
인생에 마지막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지요. 그래서 그 시간들을 겪어 낼 수 있었다고~ 책 맨 앞에 헌정자를 ‘빌리에게‘로 써놨길래 읽기 전에는 올리버 색스의 아들인줄 알았다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