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클래식 이야기
손열음 (Yeoleum Son)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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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이지만,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 몇년에 걸쳐 칼럼 연재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다. 대단한 피아니스트인 것도 모자라서 꽤 걸출한 칼럼까지 몇년 동안 꾸준히 연재해온 것이다.  내용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어느 책에선가('최고의 유산'이라는 책-이 역시 중앙일보 계열사 출판사에서 나온 것인 듯하지만) 손열음이 좋아하는 책이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라고 했었다. 토마스 만과 같은 대가들이 음악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그렇다고 했다. 역으로 손열음이 작가나 에세이스트는 아니지만, 이 책을 즐겁게 읽으며 줄글을 따라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학자이든, 기업가이든 요리사든 피아니스트이든 어떤 한 분야의 탁월한 사람이 쓴 글은 재미있기 때문인가 보다.  

 

51~52쪽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맞서 싸워 이겨 낼 힘도 없기에 그에 대한 부정 또는 착란으로밖에 대처하지 못하는 연약한 한 인간의 모습은, 현실을 사는 우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의 작품들에는 마치 이내 돌아올 봄을 기다리는 듯한 작은 희망이 늘 도사리고 있음이 놀랍다. 이것은 물론 베토벤식의 희망, 즉 훌륭한 한 인간의 의지의 발로 혹은 성취의 구현, 그 무엇도 아니다. 그저 이 삶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만을 바라는, 모든 인간의 최소한의 소망과도 같은 것이다. 그의 음악이 우리 모두에게 각별하리만치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이리라.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이 그들의 음악관이듯,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은 또한 우리 각자의 인생관일것이다. 무작정 닥쳐오는 슬픔에 맞서 싸워 이기든, 혹은 슬픔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자체로 즐기든, 이도저도 못하고 그저 상황에 시달리든, 그 선택은 언제나 우리에게 달렸으니까. 

 

94쪽

나만의 시각으로 그 내용들을

하나의 `키워드`로 만들어 본다면..

베토벤은 `자유에의 쟁취`

슈베르트는 `절망속의 희망`

슈만은 `사랑`

쇼팽은 `그리움`

브람스는 `결핍`

차이콥스키는 `꿈`

쇼스타코비치는.. `고발`이라 하겠다.

그들은 이 각각의 키워드들을

일생동안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이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키워드를,

나는 `귀소본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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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0-24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오늘 아침 날씨 춥더라구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icaru 2016-10-24 20:3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두용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