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실황앨범 - 한국인 최초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조성진 (Seong-jin Cho)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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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의 트랙 1-24번은 쇼팽 프렐류드 Chopin 24 preludes Op. 28로

콩쿨 경선 본선 3라운드에서 연주한 것이다. 조성진의 연주를 처음 접한 것은 갈라 연주회부터였기 때문에, 피아노협주곡과 폴로네이즈 영웅에 감탄했지만, 이후 유튜브로 찾아본 영상에서는 매라운드가 풍성하고 다양하고, *..* (그럼에도 프렐류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니까) 까도까도 나오는 양파다. 24곡이 단조와 장조 빠름과 느림의 곡이 교차하고, 여림과 드라마틱함, 영롱함과 비장함이 오고간다. (이것은 흡사 인간사 희노애락인가)

개인적으로 프렐류드 15번 우리에게 빗방울 전주곡이라고 알려진 그 곡이 다른 것과 혼연이 되어 뭍혀버릴 만큼 그 외의 23곡이 주옥같다.

어느 인터뷰에서 자기의 연주가 퍼펙트하게 들렸다면 그건, 자기가 한 음 한 음을 잘 만들어내려 신경을 써서 연주하려 애썼기 때문일 거라고 했던데, 지금껏 내가 들어봤던 프렐류드보다 우아하고 충실하고, 안정적이며 편안해진다. 그랬다가도 단조의 곡을 듣고 있으면, 절제하고 절제하다가 오열하지 못하고 흐느끼고 있는 것처럼, 또 이렇게 마음을 후벼팔 수가 없다. 프렐류드는 음이 적기 때문에 (음표가 많지 않음) 잘 치는 연주처럼 보이게 하기 어렵다고 연주자들은 말한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으면, 이 경지에 오를까!


 

시디의 트랙 25번 녹턴은

조성진이 그토록 떨려서 어떻게 쳤는지 유튜브로 확인해야 했다는 본선1라운드의 곡이었는데, 나 개인적으로 녹턴에 해당하는 곡들을 살면서 많이 듣기도 했거니와 1라운드의 곡들(특히 판타지Op.49 )은 원체가 선곡이 좋았기 때문에, 물론 연주도 좋다. 진짜..막 그냥 좋다.


시디의 트랙 26-29번.

피아노 소나타이다. 본선 2라운드에 연주하였다. 나는 조성진이라는 보석을 발견한 것인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번호 2를 재발견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이런 저승사자 노크 소리 같은 엇박과, 쫒기는 말발굽 소리 같은 리드미컬한 스케르조가 좋다. 특히 트랙 28번  곧 땅파고 들어가버릴 것 같은 비장함. 이어지는 영롱함. 콩쿨에서는 조성진이 땀방울이 속눈썹까지 적시며 한음한음 신중하게 누르던 그... 백미! 압권! ( 제일 좋다는 표현 모두 소환해야!!!)


시디의 트랙 30번 갈라 마지막 곡으로 그리고 조성진에게 우승 외에도 특별상을 안겨준 유명한 그 영웅 폴로네이즈. 개인적으로 이 곡을 좋아하고, 그래서 다른 연주자들의 이 곡 연주도 들어봤다. 곡 자체를 좋아하면, 특히 누가 연주한 영웅 폴로네이즈가 좋아요 라고 말하기 어려워지는 법인지, 아니면, 호로비츠나 쇼핑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의 연주가 워낙 많이 나와 있어서인지 조성진 최고 엄지척! 은 조금 오버이고 =..=) 그러함에도 이 곡에서는 조성진 특유의 절제와 절도 깔끔함이 아주 뚝뚝 묻어난다, 연주하는 사람도 굉장히 신명날 것 같은 곡. 

 

이상 트랙 30번까지. 실제 경연에서 연주되었던 본선 1라운드의 곡들 에튀드나 환타지 등 그밖에 왈츠나 마주르카 등 수록곡으로 빠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많이많이 아쉽다. 전곡 모두 수록하여 2장으로 제작해주지,,, 가격을 올리더라도 ..또한 바르샤바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파이널 무대 피아노협주곡이 빠져 있다. 이 곡은 쇼팽이 10대 시절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조성진이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로맨틱스럽지 않게 오히려 산뜻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콘셉트로 표현하고 싶었다던데, 정말이지, 죽은 쇼팽이 빙의해 들어갔는지 워낙 출중히 곡을 가지고 떡주무르듯 훌륭히 표현한 듯 하다.

항간에 사람들이 클래식에 빠지면 노답(답이 없다)이라더만, 같은 곡 연주를 보고 있어도 듣고 있어도 그 상황마다 느낌이 다르고, 심지어 다른 작곡가의 곡들도 더 듣고 싶고, 이게 그래서 끝이 없는 노릇인 듯 하다. 아... 행복해 라고만 말할 수 없는 나의 현상황이 조금 슬프다.


p.s 공연 실황 dvd가 어서 나와야 내가 유튭 전전,,,하는 생활에서 놓여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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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0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5-11-30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사야겠군요.^^

icaru 2015-12-01 17:00   좋아요 1 | URL
저는 여전히 성진 군의 음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ㅎㅎ;;
혹시 벌써 사셨어요? (비밀 댓글로라도 답 좀 부탁드려요~)

제가 노상 유튜브를 틀어놓고 경연영상을 보고 있으니까, 일곱살 둘째가
˝엄마, 아빠하고 헤어지고, 조성진 하고 다시 결혼할 거야?˝ 라고 물어요.
아이 눈에도 엄마가 단단히 빠진게 보이나본지 ㅠㅠ)))

책읽는나무 2015-12-01 20:48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너무 큰 하트를 보내셨군요?
엄마가 다시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느끼게 해버릴 정도라니^^

사실 저는 쇼팽의 전곡을 다 외우지는 못하겠지만 연주하는 성진군의 너무나도 정성스러운 표정과 손놀림에 압도되어 계속 유튜브를 찾아보게 되더라구요(저흰 주로 아침밥 먹을때 핸드폰 가져다가 유튜브영상을 같이 보며 음악을 듣곤하는데 성진군의 동영상도 자주 봤네요^^)

그리고 어떡하면 저런 멋진아들을 키워냈을까?궁금하기도 하고,부럽기도 하구요^^

참,저도 성진군의 음반 샀어요^^


icaru 2015-12-04 11:19   좋아요 0 | URL
네~~ 제말이요!! 어떻게 이렇게 곱상곱상하면서도 내면이 단단한 예술가로 키울 수 있었는지 부모님이 인품이 궁금하고, 그래요~
시간이 지나면 이 애정도도 조금은 식지 않을까 했는데, 그 하트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런,,어찌해요 ㅎ ㅠㅜ))

hnine 2015-12-1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CD를 구입해서 들어보고 난 후 icaru님의 이 페이퍼를 다시 읽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다는 느낌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잘 쓰셨는지요. 조성진 연주때문에 놀라고 icaru님때문에 한번 더 놀라고...

icaru 2015-12-14 08:59   좋아요 0 | URL
리뷰를 읽어주셨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한데, 동감을 표현해 주시니, 그것도 나인 님께서요. 너무너무 감동이어요 ㅠ,ㅜ;;
음반 리뷰라는 것은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읽을 마음조차 생기지 않더라고요. 같은 지점을 느끼셨다는 뜻이고, 제가 무슨 소리를 열에 들떠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계시다는 뜻일테니,,,
모두들 저마다 성진군의 연주에서 감동을 얻어가겠지만, 저처럼 굳이 그걸 글자의 형태로 적고 보니, 내용은 좀 조악해도 제 감상이 정리되는 것 같더라고요. ㅎ

단발머리 2015-12-18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성진 군, 최고죠.

저희 아들은 엄마는 아빠랑 결혼했는데, 왜 김수현 좋아하는냐고.
김수현만 아니라, 현빈, 서인국, 조인성, 왜 이러냐고... ㅎㅎㅎㅎㅎ

조성진이 최고죠.

icaru 2015-12-18 13:20   좋아요 0 | URL
와,,, 언제 달아주셨댜 ㅎㅎㅎ
단발머리 님 댓글이 달린 알림이 오면 뭔가 내용을 읽기 전부터,, 유머러스할 것 같은 기운이 스멀스멀... 읽기를 기다리는 저의 입꼬리가 올라간다죠 ㅎㅎㅎ

오늘은 김수현으로 ㅋㅋㅋ 엇.. 서인국도 있어요...!! 왤케 의외같죠 왜이렇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