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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240+1 - 240박 241일 터키 체류기
미노 지음 / 즐거운상상 / 2005년 5월
절판
"나는 타인의 즐거운 욕망과 삶에 대한 설렘을 이유 없이 질투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멀쩡한(정확하고 규칙적이고 정상적이라고 얘기되는) 것들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유없이 화를 내며 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 발바닥과 땅바닥 사이의 미세한 틈에 아무리 밟아도 터지지 않는 풍선이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 사로잡힌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터키에서는 예뻐 보였던 똑같은 옷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이 왜 한국의 내 방 거울 앞에선 못나 보이는지 한동안 우울증에 빠졌다."
30년 전만 해도 파묵칼레는 목화밭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었다. 터키 정부의 관광 정책으로 마을에 있는 석회붕 온천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고 터키 여행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면서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목화밭을 재배하는 대신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이 조그만 마을의 주민 80퍼센트가 관광업에 종사하게 되고 관광객 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호텔들이 생겨났다.
옆의 사진 속 주인공은 올해 스물 두살 된 처자. 부모님의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면서 대학 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고 있다고. 그녀의 꿈은 대학에 진학해 파묵칼레를 떠나는 것이란다.
" "터키 남자는 평생 담배랑 축구밖에 몰라"
나도 동의했다. 터키 남자에게는 사랑이나 인생의 목표, 그 어떤 것보다도 담배와 축구가 중요해 보인다. 좀 과장하자면, 담배와 축구 없이 삶의 행복을 꿈꾼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이기디르는 터키 중서부에 있는 바다같이 넓은 호숫가의 작은 마을이다. 내가 여행했던 이른 봄에는 호수의 청명한 푸른빛과 호수를 둘러싼 설산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높은 산 꼭대기에 사는 소수 부족들은 목요일 마다 마을에 내려와 장을 연다.
터키 도자기에는 '여백을 없애는 미(美)가 있다고 한다. 똑같은 패턴의 붉은빛 푸른빛 기하학적 무늬가 도자기공의 섬세한 손길을 타고 흐트러짐 없이 성실하게 빽빽하게 채워진다고.
"보름이나 한달 정도 터키 여행을 계획하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터키의 서부를 여행한다. 정해진 루트란 건 없지만 굳이 모범 답안을 제시하자면 이스탄불-사프란볼루(앙카라 경유) - 카파도키아 - 안탈리아 - 페티에 - 파묵칼레 - 셀축 - 이스탄불이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