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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서울에서 십오년만에 친구를 만난다고 하셔서 약속 장소까지 모셔다 드린 적이 있다. 두 분은 그런 말을 주고 받으셨다.
“너도 많이 늙었다.”
매우 외교적이지 못한 말이긴 하지만 퍽 의미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나도 늙어가는데 너도 늙어가는구나” 그래 함께 늙어가자! 하루하루 드라마 같은 갈등과 시련과 기쁨의 고개 마다 주름살도 하나 하나 늘려가면서...
장영희 선생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착함, 반듯함 올곳음’은 도태됨의 다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
기회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서슴없이 남의 것을 짓밟고, 튀지 않으면 눈길을 끌기 어려운 세상에서 선하고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꾸만 뒤쳐지는 것 같은 세상을 볼 때, 더 높게 더 멀리 더 빨리에 현기증이 날 때, 현기증을 가라앉혀 주는 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갑자기 왁자하던 지하철 안 사방이 조용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