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계속 읽으면서 드는 생각 하나.

오랫동안 언론에 몸담은 종사자들이 읽은 이 책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특히, 해외 뉴스 부분에서 우리가 어떤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에 개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려면, 그 나라 사람이나 장소에 대한 좀더 깊은 흥미를 유발하는 사소한 이미지나 감각적인 요소가 뉴스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부분 말이다.

 

87쪽

뉴스의 수가 그렇게 많은데도, 수많은 분야에서 제기된 질문들은 매체 전반에 걸쳐 극도로 협소한 몇 개 영역에서만 다뤄진다.

교육 분야에서 교실 크기, 교사의 봉급, 국제경시대회에서 거둔 성과, 사교육과 공교육 사이의 올바른 균형 등이 기사화되는 것은 '정상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만약 교과과정이 진짜로 말이 되느냐, 그 교과과정이 실제로 좋은 삶을 추구하는 데 중심이 되는 감성적이고 정신적인 자산을 학생들에게 갖추도록 해주느냐는 의문을 갖게 되면, 우리는 기분이 무척이나 이상해지고 심지어 돌아버릴 듯한 위혐에 처할 것이다.

 

88쪽

경제 문제를 토론할 때, 우리는 적절한 수준의 과세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무엇인지 숙고하는 쪽에 에너지를 쏟는다. 하지만 주류 언론은 우리가 노동의 종말, 정의의 본질, 시장의 적절한 역할 같은 보다 고유하면서도 폭넓은 질문들은 제기하지 못하게 막는다.

 

뉴스 기사는 다른 식으로 깊이 상상하려는 우리의 의지뿐 아니라 그 능력까지 축소하는 방식으로 사안들을 특정한 틀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 방식이 지닌 겁박하는 힘을 통해 뉴스는 우리를 마비시킨다. 이런 문제를 파고드는 이가 없다면, 불확실하지만 잠재적으로는 중요한 개인들의 사색은 위축될 것이다.

 

 

 

 

 

135쪽

예를 들어, 나는 내가 아동 강제 결혼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다. 스테퍼니 싱클레어가 찍은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혼인을 해야 하는 어린 신부들은 더이상 아이로 남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혼은 순식간에 아이들을 노부인으로 바꿔놓았다. 그들의 표정에는 체념, 침통함, 배신감 그리고 무한한 슬픔이 뒤섞여 있다. 앞뒤로 나란히 서있는 아이들의 남편은 내가 상상하던 짐승같은 어른이 아니다. 그들은 순박하고 선량하며 혼란스러운 듯 보이고, 여전히 아이같은 면이 남아 있는 듯하다. 부조리하게 맺어진 ,가슴저리고 저주 받은 이들 부부가 심지어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전에는 가져 본 적이 없다. (나도~)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4-09-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랭 드 보통 좋아하기는 해도, 위에 책은 별로였는데요. 요기 위에 135쪽 때문에 이 책 읽고 싶어요. 사진도 자세히 보고 싶구요. 아하..... 이 어린 신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