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날씬한 신체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을 듣던 날 이후

큰 결심하느라 다짐을 하고 의식 같은 걸 치룰 것도 없이 아주 선선히,

하루 중에 한끼를 줄이고 있다.

운동이라거나 잘 짜여진 다이어트 식단이라거나

너무 귀찮아서 됐고,,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와서

저녁밥은 절대 사수해야 하니, 점심을 포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점심 시간 12시의 행렬들을 뒤로 하고 자리에 앉아 딴일 보고 앉았다.

그런데

방금 뭘 하다가 밥, 이라는 글자를,

시각을 사로잡는 사진도 그림도 아니고,

글자 '밥'을 보고,

달래간장에 날김으로 밥을 싸 먹었으면,

물을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었으면,,

 

더도덜도 말고,

딱 그만큼이라도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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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1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자체가 하나의 시인데요.


"달래간장에 날김으로 밥을 싸 먹었으면,

물을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었으면,,"

제가 딱 그만큼 대신 행복해도, 되겠습니까... ㅋㅎㅎㅎ


icaru 2014-02-12 13:49   좋아요 0 | URL
배를 곯으니까, 말도 짧아지고 시 비슷한 게 나오네요 거참 ㅋㅋ
예전엔 배고프면 막 기분 나빴는데, 요즘엔 그에 더해서 감정이 좀 다양해지나 봐요. 약간의 청량감도 있는 거 같아요. 물론 바디라인 같은 대세엔 별 영향을 안 주는 거 같긴해요. 고작 한 끼 줄인다고 되겠니~ 하는 거 같아요. 뭐,, 기대도 안 한다고 외치고 싶네 ㅋㅋ
정말 배고플 땐 소박한 음식들이 간절~ ㅋ


꿈꾸는섬 2014-02-12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살 좀 빼겠다고 한끼 줄였어요. 전 보통 아침을 굶고 점심을 12시, 저녁을7시 전에 먹어요. 그랬더니 밥만 보면 한동안 미친듯 먹었어요.ㅋ

icaru 2014-02-12 13:5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왜 빼시려고요~ 꿈섬님~~
저는 남편이
"아마 안 될거다, 그냥 살지 그러니?"
라는 말이 은근 거슬려서 ㅎ

한끼 줄이는 것 생각보다 어려운게 점심 약속이 많아서,,, 에휴
글구,, 저녁은 굶는 건 제게 형벌이죠.
허리띠 풀고 느긋하게 저녁을 배풀리 먹는 낙으로 사는데,,,


기억의집 2014-02-1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달래 간장에 밥 비벼 먹는 거 좋아하는데,,,, 이카루님은 김이시군요.
이따 저도 달래 사와 간장이나 해서 먹을까 봐요.
근데 이카루님 직장 다니시면서 밥량 줄이는 게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이 들면 밥힘이라고 밥이 안 들어가면 사고회전이 안 되더라구요...

icaru 2014-02-12 13:57   좋아요 0 | URL
글게 제가 온 감각으로 봄이 오길 기다리는 모양이어요. 달래 내음이 간절간절~~~

어떤 기사로 읽은 건데, 일 못하는 사람들이 점심 시간에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 따위로 때운다. 그러니까, 일 하는 사람들은 점심 시간에 동료와 함께 보내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다 와 같은 요지였나봐요 ㅎ 요즘 점심에 약속없으면 자리서 밍기적거리는 저는...ㅋ

무튼, 점심 시간의 풍경이 좀 바뀌었어요. ㅋ

제가 좀 그렇거든요. 밥으로 시작해서 밥으로..
피자나 빵 따우로 밥이 몫을 해야 할 끼니를 대신하는 일을 참으로 싫어하는 사람요. 근데,,, 쪼매 바꿔볼까 해요~~~

기억의집 2014-02-12 20:35   좋아요 0 | URL
저의 남편은 도시락 싸 가서 혼자 먹던데...제가 싸기 귀찮아서 아, 동료들하고 먹으면 안돼?라고 물으면 혼자 김밥 먹는 게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점심비 아껴서 다른데 쓰려는 것 같아요~

icaru 2014-02-13 16:29   좋아요 0 | URL
아 궁금해지네요~~ 어디에 쓰시려 할 거나 ㅋㅋ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