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지점의 집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5
엘러리 퀸 지음, 현재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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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지점의 집’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이다. 이 쪽에도 속하고 저 쪽에도 속하는 자의 죽음.

사건 해결의 열쇠는 단연 그가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으로써 죽음을 맞이했는가 하는 것이다.

사건 현장에서 그는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인생을 동시에 살았음이 밝혀진다. 상류 사회의 아내와 대저택에서 호화롭게 사는 삶. 소박한 아내와 검소하게 사는 평범한 세일즈맨으로서의 삶.


나는 이 작품이 두 가지 점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스콧의 아버지가 톰을 변호하는 공판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듯이, 이 작품도 소박한 아내를 범인으로 지목하여 그의 오빠가 변호하는 공판이 나오는 중간 부분이 가장 흥미진진하였으니, 첫째 이 책이 법정 스릴러 풍이라는 것.

마지막 부분에서 범인을 지적해 내기 위해 사건의 현장에서 다시한번 상황을 재현하고 도둑이 제발 저려 스스로 ‘나 범인이요’ 하고 드러나게 만든다는 점.


퀀의 작품은 기발한 상황, 치밀한 구성, 동기의 의외성 스토리의 반전이 구비된 전형적인 본격 추리소설이 많다. 그는 무엇보다도 독자들에 대해 페어플레이를 한다. 그는 독자를 속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독자에 대한 도전이기도 할 것이다. 독자가 범인을 알아맞힐 수 있다면 독자의 승리이며, 작가의 패배이다. 이것은 작가와 독자와의 두뇌 경쟁이며, 작가 엘러리 퀸이 추리 소설을 지적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작가는 이러한 추리 소설의 흥미를 끝까지 추구한 셈이다. 엘러리 퀸은 페어플레이를 강조한 나머지 작품 끝부분에 ‘막간의 도전’이라는 챕터를 만들어 독자에게 도전하고 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큰소리로 독자들에게 짐작으로 맞추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학적으로 게임을 해 주기 바란다고 외쳐 왔다. 그 편이 분명히 힘은 들지만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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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2-1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제가 좋아하는 류의 책이네요. 추리소설이면서 법정장면이 많이 나오는 그런 이야기를 제가 딱 좋아하거든요. 읽을 책이 많아지네요.

icaru 2005-02-1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 님도 추리소설이면서 법정 장면이 많이 나오는 그런 이야기 좋아하시는군요!!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논리를 펴거나, 생각 못한 것을 지적해 낼 때는 솜털이 전률하는 감동이 밀려 온다지요~!

kleinsusun 2005-02-1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참 이쁘네요.
독자를 속이려 하지 않는 태도.음...읽어 보고 싶어요.
독자나 시청자를 막판에 바보 만드는 작가들이 넘 많아용.

icaru 2005-02-1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인 수선 님.....그죠~ 주홍빛은 정말 뭔가를 캐내고 싶게 만드는 열을 발산시키는 거 같아요.. 저 시리즈 색깔들이 다 그렇더라구요...
전 정통추리물을 좋더라구요...아가사 크리스티나 앨러리퀸처럼요..

미네르바 2005-02-1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 소설은 별로 안 읽어서 어떤 작가가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님의 이 글을 읽으니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그러고 보니, 님의 독서분야는 참으로 방대하군요^^) 독자들에게 페어플레이를 한다는 점도 맘에 들고요. <앵무새 죽이기>의 법정 공판은 정말 가슴을 훈훈하게 해줬지요. 일단은 보관함에 넣어 봅니다. 땡스투도 누르고요^^

icaru 2005-02-1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 소설의 힘은 잡념이 많을 때도 읽힌다는 데 있는거 같아요...
무거운 주제의 책만 읽으란법만 없은까요..~ 내 시름은 제쳐두고 이렇게 속절없이 저 멀리 남의 살인사건에 빠져드는 몰입의 즐거움...히힛...그런 맛이죠..

sayonara 2005-02-2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등불', '10일간의 불가사의' 등 최근 엘러리 퀸의 작품들을 몰아읽어서 이 작품을 구입하고도 잠시 쉬고 있는 중입니다. 앞의 두 작품은 재미있기는 했지만 비극 시리즈에 비하면 그 재미가 좀 덜하더라구요.
부디 '중간지점의 집'이 앞의 두 작품보다는 더 재미있었으면... ^_^
하지만 이미 엘러리 퀸의 최고작들을 경험한 뒤라 충격은 덜하겠지요. ㅋㅋ

icaru 2005-02-2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 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신의 등불', '10일간의 불가사의' 는 가급적 피해가야겠습니다... 님에게 이 책이 앞의 두 작품보단 재밌어얄텐데...저으기 걱정도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