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이 깨기 시작할 무렵이 하루 일과중 가장 공포감에 휩싸이는 순간이다.
잠에서 깨어나 새날을 맞이하려는 그 시각.
그날 소화해야 할 일 몇 가지가 머리속에 스쳐가는 게, 아니라...
몸의 어느 부분이 쑤시는 것을 보니, 이 노릇을 오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
치명적인 병을 감추고 있는 몸. 그것이 바로 내 몸 상태가 아닐까 하는 무의식 저 밑의 공포....
그런데, 반전은 일단 기상하여 하루의 궤도에 진입했을 때이다.
불길한 예감 같은 확신없는 공포 따위는 까마득히 사라지고,
희망도 딱히 없지만, 절망 또한 하지 않는 어쩌면
아무생각없는 사람처럼 하루를 굴리고 있다.
내 머릿속처럼 뒤죽박죽인 정리 안 된 서랍 따위가 가끔 거치적거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