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TED사이트를 알려줘서, 최근에 들어가서 몇몇 강연 동영상을 봤다. 천여편 이상에 달하게 한국어 번역이 되어 있는 중에서 제목이 끌리는 것으로 골라봤다. 내 주 관심사는

자녀 교육, 노후 생활, 암 극복 등등으로 몰려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 삶을 다시 대하게 되었다는 주제.

어제 본 것은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구사일생 목숨을 구한 어느 중년 가장의 이야기였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다가 덤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 특유의 달관과 여유 변화와 긍정의 이미지가 시종 유쾌하기까지 보였다.

사고 이후 자신 삶에 변화된 점 세 가지를 이야기하는데, 마지막 세 번째 이야기가 뭉클했다. 비행기가 곤두박질치고 뉴욕 허드슨강의 강물이 다가오고 있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그런거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죽는 게 무섭지는 않았다고 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평생 이 순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너무 슬펐다고. 인생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자기의 인생을 분명 사랑했다고.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로 그릇된 판단을 하거나, 가까운 이에게 상처를 많이 주는 삶이었지만,,,그리고 생각이 한 가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했다. 딸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싶은데....

 비로소 자기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목표를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했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것.

 

사람에게 있어, 평생에 지키고 싶은 것이란 이렇게 단순하고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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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2-08-2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단순하고 분명한 것인데....
출근시간에 쫒겨 아이들에게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나왔더니 출근길 내내 맘에 무거워졌어요.

요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두번 연거푸 읽었는데요,(한창 베스트셀러였을땐 또 청개구리심리가 발동해서 안 읽다가 ㅎ) 가슴 깊이 와닿더라구요. 나이가 요 만큼 들어서 더 공감할 지점이 컸는지도 몰라요.

스트레스를 풀고자 어제 책을 한다발 질렀더니 기분이 좋아욧! 이렇게 삶도 단순하군요. ㅋ

icaru 2012-08-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먼저 웃어서 죄송해요~ 공감의 의미예요)
저도 아이들과 분리된 공간에 있을 땐 애들 생각 잘 안하는데, 어제오늘 유독 얼굴들이 아삼삼해지네요. 큰애한테 꾸중을 좀 했는데, 꾸중이 아니라,,, 히스테리적인 비난 같은 거였어요. 자주 잊어먹어요.. 뭘 위해 이러나 싶고..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지금의 남편이 남자친구였을 때 서로 심하게 밀당하다가 잠시 결별했을 적에 잡았던 책인데,, 상황이 그래서 그랬는지, 책 내용 때문이었는지,,, 엉엉엉 울면서 본 기억이 지금도 아주~~~ 선명해요!!

그거 읽으면서 내가 먼저 화해하자고 해야 겠다 했던 거 같고 ㅋㅋㅋ 모리할아버지 덕분에(?) 어렵사리 결혼에 성공한 스토리가 되어버리나욤 ^^

아무튼,,,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좀 얻고저 저도 책 좀 지를까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ㅋㅋㅋ ㅋ

책읽는나무 2012-08-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었다는 증거인가요?
저의 관심사 또한 육아,노후,건강 이 세가지 밖에 없는 듯한데..ㅋ
거기다 보태기 한다면 독서??
를 해야 이 세가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요즘 서재질 잠깐 손놓고 그생각을 바로 하고 있었거든요.ㅎㅎ
그래서 이페이퍼가 엄청 공감되게 읽히네요.

요즘 전 한참 잠잠했다가(실은 넘 더워 널브러져 있다가) 달력을 보니 담주 월요일에 아들녀석 개학인거에요.방학숙제 한 것 보자고 검열했다가..철푸덕~~
그래서 다시 못된엄마 하고 있어요.ㅋ 그래서 곁에 있는 쌍둥이들도 같이 혼나공~ㅋ
나도 한 번씩 언제쯤이면 내가 착해질까? 그런 생각 많이 합니다만...
그길은 참 멀어 보이네요.

헌데..<모리와~>책이 결혼을 성공시켜준 멋진책이었군요?
전 갑자기 머리맡에 있는 옛날책을 꼭 읽어야겠다 싶어 째려보고 있었던 책이 <모리와~>책인줄 알고 마구 반가워하다 다시 책제목 보니까 <폰더씨~>책이더라구요.
요즘 혼자서 오독 넘 심하게 하고 있어요.노안이 오는겐지..ㅠ

icaru 2012-08-28 09:43   좋아요 0 | URL
ㅎㅎ <폰더씨~> 에피소드 심하게 공감하게 되네요. 폰더씨 뿐만 아니라요...<모리와~> 책은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 게 전, <나비와 잠수정>인가 하는 책하고도 혼동했어요. 혼동이라는 게 뭔가하면,,, 같은 이야기를 제목만 달리해서 낸 거라고 생각했다는 ㅠㅠ)

나쁜 엄마 노릇하신다는 것도 그래요 ^^ 전, 큰애가 7살인데도 이리 갈등을 겪으니 말이죠~ 내 아이는 도저히 느긋하게 객관적으로 봐 줄수가 없는 이 엄마라는 사람의 마음 ㅠㅠ) 되려 아빠들은 되게 객관적이더라고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은 알 수 없다며,,, 잘 노는 게 최고라고 하지요...
아마 아이들을 옆에서 나만큼만이라도 지켜보게 된디면,,, 그런 말을 입에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 ㅎㅎㅎ

2012-08-23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8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8-23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동영상 보고싶어요. 가을을 맞아 삶의 목표를 다시 들여다 보고프네요. 저는 책은 계속 질러 놓고 카타르시스는 많이도 느꼈건만 그 중 읽은 건 만화책과 추리소설 밖에..

icaru 2012-08-2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http://www.ted.com/
이 사이트인데,,저는 번역된 걸로 보는 게 약간 매끄럽지 않고, 맥락이 끊기는 번역도 감수하고 보느라,,, ㅎㅎㅎ 근데, 만치님은 강의 진수를 제대로 음미하실 수 있으시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