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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 엄마학교 Q&A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11월 7일 받은 첫번째 서평도서] 

본성은 느긋한 사람이었는데, 오랜 직장 생활 탓인지 느긋함이 없다. 느긋함이 없다는 것은 육아에 있어서 쥐약이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 것들을 해결하려고 동동거리는데, 그야말로 선택과 포기를 잘 배합해 버무려 살아가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1년쯤 전에 엄마학교를 읽은 적이 있다. 책 내용이 유익하고 새겨 들을만 했던 건 사실인데, 사실 생경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고학년의 좀 자란 자녀를 둔 부모에게 지침이 될 만한 말들이 많았다고나 할까. 당시 돌쟁이를 두고 있었으므로.

이 책은 유아에서 저학년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 더 직접적으로 잘 들리는 내용이랄까.

상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엄마가 육아고민을 질문하면, 필자가 답변을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래서 문제도 답변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이 세상엔 똑같은 아이가 없구나! 저마다 다른 아이들. 아이에게 어떤 패턴이 있어서 그에 맞는 반응을 보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당혹해하면서 걱정을 하는데, 걱정을 쌓아둘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저마다 다르고 느긋하게 기다려 주면, 제자리를 찾는달까.

그리고 다정한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드럽게 말하고, 아이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고, 아이에게 말할 때는 정확하게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지혜. 그리고 아이가 이해했는지 확인해 보기.
그런 엄마가 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러다 잘못되지 않을까 미리 걱정하는 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거, 서두르고 화내고 하는 것들.

 

 

 

나름 위로 받았던 것들. 친구 중에 아이들 데리고 공연, 전시회, 여행을 많이 하면서 아이들과 유익한 경험을 많이 하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이 친구 앞에서는 주눅이 들었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는 핑계가 통해서이기도 하지만, 난 고작 어쩌다 주말에 동네 낙성대 공원에 데리고 나가는 게 전부라서.

저자는 아이를 다 키워 놓고 보니, 어린 시절 너무 뭘 보여 주겠다고 끌고 다닐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단다. 아이들 일곱 살 아홉 살 때 네덜란드에서 1년을 살았는데, 아이들은 그것도 잘 기억을 못 한단다. 여행이라는 것이 아이 본성대로 움직이기 보다는 짜인 일정에 따라야 하기에 적합한 일이 아니라, 그저 아이들에게는 그 장소, 내용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함께 했던 느낌만 강하게 남을 뿐이라고.

차라리, 날마다 함께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 집 앞에 나가 저녁 노을을 보는 것.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미술 학습이라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
말대꾸 하는 아이에 관한 것이었다.  마음을 열고, 아이가 ‘대답’할 기회를 주라는 요지였는데, 반대로 아이의 그릇된 대꾸는 고쳐 줘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서점에 가서 “필요한 책 있으면 사줄게.” 했더니 아이가 집에 있는 책도 많아 묻힐 지경이라면 한마디로 “됐다.”고 했단다. 그러던 아이가 이책 저책 살펴보다가 그 사이에 맘에 대는 책을 발견한 것. “엄마 이 책” 하는 아이에게 책 읽겠다고 골라낸 게 기특해서 얼른 사줬다는 것. 필자는 그러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엄마에게 던진 말에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그래야 돼먹지 않은 아이의 대꾸가 사라진다고. 아무리 책을 사겠다고 해도 곧바로 반색하지 말라고 한다. 아이가 엄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시간이 필요한 일.
“책 넘쳐 싫다고 한 걸로 아는데.... 오늘은 그냥 가자. 다음에도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그때 사주마.” 이렇게 말하란다. 아이에게 말할 기회를 주되 아이가 명료하게 자기 뜻을 정확히 밝히도록 엄마가 도와야 하고, 그럴려면 이랬다저랬다 해서는 안 된다는 실례이겠다. 흠~ 

 

엄마는 아이에게 징검다리가 되어 줘야 해요. 징검다리는 평평한 길에는 있지 않고 꼭 험한 길에만 있지요. 물길, 진길, 자갈길에 징검다리가 있으면 편하게 길을 갈 수 있어요. 엄마의 역할과 아주 비슷해요. 아이가 어려워 할 때, 잘 못할 때, 그때만 징검다리가 필요해요.

아무 때나 아이 앞에 나타나 이것 해 주고, 저것 가르쳐 주면, 아이가 튼실하게 크지 않아요. 마음대로 하게 두었다가 부족한 게 보이면 그때 한돌 한 돌 아이가 건너오도록 길을 놔주면 되지요. 엄마도 아이도 서로 편히 지내는 법이에요.


아이를 기르다 보면 기쁨도 많지만 넘을 산도 많을 거다. 늘 새롭게 겪는 사건 사고가 발생을 하겠지. 저자는 그걸 다 걱정거리로 돌리지 말고, 느긋하게 즐겨보자는 이야기로 들린다. 달콤하면서도 미묘한, 그것이 바로 인생이기에.  



틀린 글자

 

93쪽 11째줄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아요->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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