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글쓴이가 교통 사고를 당한 직후 . 평소 그를 지탱해주던 평범한 생활을 하나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절망을 한다. 설상가상으로 휠체어에 종일 앉아 지내는 사람에게 흔히 생기는 욕창 때문에 침대에서 한 달 동안 자리를 보전하고 있으라는 의사의 지시를 받는다. 한달이 걸린다고 말한 것은, 피부에 난 상처는 잘 치료하면 보통 하루에 일 밀리미터씩 아물기 때문.

그러니까 그의 엉덩이에 난 상처는 삼센티미터 짜리였던 것이다. 의사는 그에게 상처에 붙이라며 갈색 반창고를 준다. 상처에는 반창고를 붙이면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상처가 아물려면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처 부위를 공기에 노출시켜야 맞으니까.

의사는 동의하면서도 덧붙여 설명한다.

상처가 아무는 데 산소가 필요한 건 맞지만, 혈액 속의 산소가 필요하지 공기 중의 산소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것. 상처가 아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우리 몸속에 다 있는 것이다. 필요한 영양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스스로 알아서 상처를 치료하는.

몸의 상처가 그러하다면 마음의 상처는?

아기들이 태어날 때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지혜를 지니고 태어난다는 옛말이 있다고 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의 시련을 주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고, 또 그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성숙한다는...자명한 결론이 ...

내가 누구인가를 알려 애쓰다 보면, 비관의 구렁텅이에 빠지기 쉽다. 내가 누구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곧잘 하는 행동이 뭔지 생각해 보니, 비교질이다. 쟤는 똘똘하게 잘만 하는데, 그러서 더욱 발전하는데 나는 어리버리하고, 늘 그 자리다 못해 입지마저 좁아지고 있는 것만 같고...

그런데, ' 내가 누구인가, 어떤 깜냥의 인간인가' 라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무엇을 돌보느냐.. 다.

하느님이 내게 돌보라고 맡긴 것.

그걸 더 크게, 더 좋게 만들려 하지도 않고, 바꾸려 하지도 않고... 조급해하지도 않으면서..그렇게 관리해 주는 거다.

언젠가는 누군가..아니, 아주 가까운 그러니까, 우리 아이가 나를 평가할 날이 오겠지. 우리 엄마는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행사하는 위인이었던가. 뭘 해줬나. 그 때 평가를 박하게 받더라도 그건 중요한 게 아닐거다. 같이 동화책을 읽고, 인생의 평화로운 순간 밤하늘의 달을 보거나, 해가 지는 지평선을 바라보던 그 순간들을 함께 했던 그런 엄마로만 남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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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0-03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많이들 읽으시네요. ^^

icaru 2007-10-04 09:35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서평 신청 도서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전, 아는 분의 선물로 받아 읽게 되었지만요.

잉크냄새 2007-10-0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표지랑 서재 이미지 사진이랑 느낌이 비슷하네요.

icaru 2007-10-04 09:37   좋아요 0 | URL
음, 진짜 ^^ 그러네요.

이 책은,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가 정신 지체의 장애를 가진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 모음이에요.

홍수맘 2007-10-04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홍/수에게 전 어떤 엄마일까요? 아직까지 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맘대로 엄마"인데......
저도 님의 바램같은 엄마이고픈데 잘 안되네요. ㅠ.ㅠ

icaru 2007-10-05 09:18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 전 제가 홍수맘님 정도만 해도, 성공한 거라고.. 여기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