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파리 - 황성혜의 파리, 파리지앵 리포트
황성혜 지음 / 예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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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자가 쓴 글이라선지 기승전결이 뚜렷하달까.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글임엔 분명하다.  유학생으로, 기자로, 혹은 관광객의 입장으로 쓴 글이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타이틀이 많이 붙는 글쓴이의 글에는 좀더 기대를 해보는 것도 사실이다.


인공적이고 코즈모폴리턴한 그곳에서는 여느 대도시의 도심을 걸을 때 느껴지는 뻥 뚫린 시원함이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영화 한편 보고, 마가리타 피자에 콜라를 곁들여 먹고, 대형 서점에 가서 책과 씨디를 사다보면 답답하던 마음이 풀리곤 했다. ...처럼 낯선 곳(샹젤리제 거리)에서 느끼는 객창감도 빵빵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파리에서 생활하면서 느낄법한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많이 축소되어 있는 것 같다(2년 씩이나 살았다는데 말이다.). 일테면,  ‘지단의 박치기’ 사건 이야기나, (재밌었지만 한국땅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검색만 열심히 해도 찾을 수 있지 않나), 파리지앵들이 모국어를 사랑하는 것. 파리의 보수적인 학제(그랑제콜)에 대한 이야기에도 글쓴이 자신이 겪어 느낀 무언가는 빠져 있다.

 

글쓴이는 파리에서의 생활이 어설펐고, 그래서 많이 아팠다고 했고, 또 파리가 착한 데 매력 없는 게 아니라 못됐지만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비유를 했는데, 글쓴이만이 느꼈을 파리의 ‘정서적인’면이 그다지 잘 살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 파리에서의 힘듬은 ‘언어’에서 비롯되었을거라고 추측되지만 그럼에도.


책으로 낼 정도라면, 자신만이 파리에서 느낀 소회를 독자들에게 더 아낌없이 제공해야 수지가 맞지 않겠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더 나올 수 있었겠건만, 뽑다만 느낌이라는 것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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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1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뽑다만 느낌... 이 책 받아두고 아직 안 보았네요. 파리,, 동경하는 곳 중의 하나인데... 잘 읽었습니다.^^

잉크냄새 2007-01-1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는 다르게 파리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나봐요. 가래떡도 다 뽑아야 맛이거늘....ㅎㅎ

icaru 2007-01-17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 님은 어떤 감상을 남기실지 궁금해요~ 저런 장르의 책은 꼭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따로 형식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더 재밌게 쓸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하는 아쉬움.

잉크냄새 님... 웬걸요~ 많이 사랑했다던데요!!

내가없는 이 안 2007-01-1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에서의 생활이 어설펐고, 그래서 많이 아팠다는 부분은, 그래도 공감이 가요. 어설프고 부자연스런 곳에선 꼭 아프게 되거든요. 그게 사랑하는 곳이든 아니든 말이죠. 근데 찬이는 잘 지내요? ^^

2007-01-17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1-1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저도요~ 사는 게 아무리 팍팍해도... 세상이 좋아졌는데... 동경해오던 도시에 여행 가는 거 뭐 그리 호사냐 싶고요~

humpty 2007-01-2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생각없이 대문에서 제목만 보고는 저 빠리가 아니라 정말 fly를 생각했지 뭐예요. ㅋㅋ

2007-01-20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1-2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동물(곤충포함) 애호가라서~ 그런겨...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