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책을 통하여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면서 타인의 관점으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 읽기를 통해 나의 삶과 다른 다양한 타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삶은 배제될 때가 많다. 그래서 책 선택의 폭이 좁고 한쪽으로 편향된 책 읽기만 지속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책 읽기의 목적은 무엇일까, 단지 '즐거움' 뿐일까...

부록에 나오는 현재 당신을 빚어낸 책 열 권을 든다면? 지금까지 다시 읽은 책은 어떤 것이며, 그 이유는? 세 번 이상 읽은 책은? 가장 영향을 준 동화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이며, 삶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등의 질문에 답해 본다.

시월이 다 지난다. 나무들은 다시 초록 옷을 입을 건데, 우리는 다시는 청춘으로 갈 수 없다. 그래서 책을 읽을까... 홍상수 영화 '우리의 하루'를  보았다. 고양이 이름도 우리, 우리도 우리다. 우리는 잠시 사라지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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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하고 물을 수 있고,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이가 있는지, 자문 자답하면서(how are you? fine, thanks 정답으로 배웠는데), 일본 도야마 공항으로 가면서 펼친 책이다. 시몬 베유가 말한 실제 의미는 프랑스어로 "당신의 고통은 무엇인가요?"이다. 타인의 대한 관심은 그들의 고통과 관계가 깊다.

서술자의 옛 연인은 지구 멸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암 환자인 친구는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말한다. 각자의 고통과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묻고 있다. 

친구는 자신의 죽음을 우아하게 선택하여 죽고 싶어 한다. 그 몫을 서술자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기, 고통 받는 사람에게 격려나 조언 같은 말 하지 않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내 삶은 온전히 내가 살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한 때의 전부가 나이 들면 일부도 안된다는 것, 타인의 잣대가 아니라 내 마음으로 살아보기, 나의 삶은 살아보고 난 이후에야 알 수 있으니 지금 이대로 살기... 

타인을 볼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옆자리에 앉은 부부는 도착하기 전까지 떠들었다. 주로 남편이 이야기하고 아내는 간간히 응해줬다. 여행 일행 중 며칠 동안 계속 버스 안에서 식사 시간에도 언제 어디든 떠든 사람이 있었다. 옆 사람들은 작은 목소리로 답하고 말했지만. 그 사람에겐 "어떤 고통이 있을까?"싶었다.

혼자 여행은 온전한 혼자의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 그리고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쓸 일이 없고, 아무런 관심도 줄 필요가 없이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도 틈틈이 말을 걸어오면서 저 사람도 혼자 왔던데 나이는 몇 살이다. 많이 아팠다 하더라. 자신과 나이가 같은데 차이가 많이 나죠? 또 누구는 자신이 어디 어디를 여행 다녀왔다. 자식들이 어떠하다. 오십 살은 되신 거죠? 목소리가 어떠하다. 등등..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이들은 혼자 다니는 내가 어디 아프다고 본 걸까. 난 그대들과 이웃 되기 싫고, 이웃도 아닌데. 그들의 말들은 아픈 사람에게 쓸데없는 말과 같다. 진정한 물음이 아니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제야 제대로 알 거 같다.   

알펜루트를 온갖 탈 것으로 횡단하고 쿠로베 협곡은 열차로 지나갔다. '와우', 산도 많고 높았다. 계곡은 깊었다. 아름다운 갓쇼무라 합장마을은 조용하게 걸었고 그리 아름답다는 스벅에서는 아아로. 도야마 공항은 소박하고 아담했다. '에게게', 연발하면서 이렇게 작은 마을들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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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은 혼자 사는 메이 사튼이 일 년 동안 쓴 일기이다. 일기가 꼭 소설 같다. 최승자 시인이 번역을 잘 한 몫도 있을 것이다.  

명절이라 부모님과 가족들을 만나고 왔다. 늘 양가 감정이 든다. 혼자 산다면 꼭 안 가도 되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을 의무처럼 다녀왔다. -  일찍 부모를 여읜 남편은 장인 장모를 부모로 여기고, 외가에서 양육한 아들은 조부모를 부모같이? 여기고, 시집에서 명절을 지내고 오는 동생들, 혼자사는 남동생, 조금 만드는 음식도 맏딸이지만 맏며느리 같은 내가 준비하는 관계로. -  물론 혼자 살아서 고독, 불안, 지루함 같은 나눌 수 없는 감정을 감당해야 하지만, 최근 혼자가 된 남동생은 혼자라는 지금이 인생 최고라고 엄지척을 했다. 우리도 조만간 혼자가 되어야겠다고 떠들었다.  

저자가 말했듯이 너그러움은 사라지고, 기다림만 남아있는 나이가 되었다. 

특히, 나는 너그러움이 거의 사라져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다. 그런데 엄마는 따라다니며 말한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너무 길다. 매니큐어가 어떻다. 이것을 먹어라, 더 많이 먹어라, 누구에게 인사를 해라, 동생들은 언제 오는지, 등등, 모두 약이 되고 좋은 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바라는 행동과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나 반복하여 짜증 나게 하고서 비로소 그만 둔다. 자식들 중에 내가 제일 편하고 좋아서 그런 거라고 애써 위로한다.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별루다. 그러면서, 네가 와서 좋았다. 또 언제 오니? 하면서 마냥 목 빠지게 기다림을 준비하시겠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아빠 보러 가려 했는데, 엄마 때문에 자꾸만 미룬다. 구십이 넘은 아빠는 옛날 이야기만 무한 반복 중이시다. 엄마는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보니, 나만 만나면 폭풍 수다이다. 그러고 보니 늙어가는 우리 모두가 안 됐다.  

아, 나도 혼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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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수전 손택의 단편,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 The way we live now]로 차용했다. 

이 책은 시그리드 누네즈가 암과 투병 중인 수전의 일을 도울 때, 그녀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와 잠시 연인이 되어 리버 사이드 340번지에서 함께 살면서 경험한 수전에 관한 글이다. 

수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있는 그대로 전혀 상상치 못한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우리가 사는 방식은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다를 바 없다는 의미일까...

연필로 밑줄 긋고, 몰입하고, 잠자는 것을 지극히 꺼리는 수전은 나와 같구나.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하고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수전은 누구와 같구나. 에이 플러스를 받는 학생처럼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수전은 또 다른 누구를 떠올리게 한다.

집착하는 수전과 죄책감 가진 아들 사이에서 외로운 시그리드 누네즈, 아들을 남의 손에 자라게 했지만 좋은 엄마라 자부하는 수전, 수전에게 글로 인정받고 싶었지만 끝내 상처 받은 시그리드 누네즈...

그러나 시그리드 누네즈는 '작가는 직업이 아니라 소명으로 생각하도록, 읽기와 쓰기라는 두 가지 소명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해 준' 수전이 교육적이고 교훈적인 멘토였다고 고백한다.

수전과 함께 살았던 그 시간들이 시그리드 누네즈에게는 삶과 글쓰기에 대한 마음 가짐과 초석을 마련해 준 시절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나의 멘토는 지금 어디에,

해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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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가득 차 있는 내가 좋아하는 최영미. 그래서 그녀와 관련된 글은 무조건, 되도록, 많이 읽는다. 가을이니 시라도 읽어볼까, 마침 그녀가 엮었다니, 인터넷으로 구매한 내게 많이 실망이다. 눈까지 비비고 있다. 시에 대해 쓴 글은 해설일까, 수필일까, 넋두리일까, 경험일까, 추억일까? 라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국적 불명 같다. 많이 많이 아쉬웠다. 그러면서 화가 난다. 왜 이렇게 책을 만들었는지, 본인의 출판사라면서... 번역한 시는 원문이 있기도 하고 없는 것도 있고, 보를레르 '여행'에서 가운데 (중략)은 무엇인지, 허영자 '행복'에서는 오타까지 있다. 본인의 말을 지우고 시들로 가득 채웠다면 이 가을이 얼마나 풍성했을까 싶다. 시작하는 나의 가을을 되돌리고 싶다. 아무튼, 아직도 화가 난다, 책은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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