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하고 물을 수 있고,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이가 있는지, 자문 자답하면서(how are you? fine, thanks 정답으로 배웠는데), 일본 도야마 공항으로 가면서 펼친 책이다. 시몬 베유가 말한 실제 의미는 프랑스어로 "당신의 고통은 무엇인가요?"이다. 타인의 대한 관심은 그들의 고통과 관계가 깊다.

서술자의 옛 연인은 지구 멸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암 환자인 친구는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말한다. 각자의 고통과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묻고 있다. 

친구는 자신의 죽음을 우아하게 선택하여 죽고 싶어 한다. 그 몫을 서술자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기, 고통 받는 사람에게 격려나 조언 같은 말 하지 않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내 삶은 온전히 내가 살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한 때의 전부가 나이 들면 일부도 안된다는 것, 타인의 잣대가 아니라 내 마음으로 살아보기, 나의 삶은 살아보고 난 이후에야 알 수 있으니 지금 이대로 살기... 

타인을 볼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옆자리에 앉은 부부는 도착하기 전까지 떠들었다. 주로 남편이 이야기하고 아내는 간간히 응해줬다. 여행 일행 중 며칠 동안 계속 버스 안에서 식사 시간에도 언제 어디든 떠든 사람이 있었다. 옆 사람들은 작은 목소리로 답하고 말했지만. 그 사람에겐 "어떤 고통이 있을까?"싶었다.

혼자 여행은 온전한 혼자의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 그리고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쓸 일이 없고, 아무런 관심도 줄 필요가 없이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도 틈틈이 말을 걸어오면서 저 사람도 혼자 왔던데 나이는 몇 살이다. 많이 아팠다 하더라. 자신과 나이가 같은데 차이가 많이 나죠? 또 누구는 자신이 어디 어디를 여행 다녀왔다. 자식들이 어떠하다. 오십 살은 되신 거죠? 목소리가 어떠하다. 등등..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이들은 혼자 다니는 내가 어디 아프다고 본 걸까. 난 그대들과 이웃 되기 싫고, 이웃도 아닌데. 그들의 말들은 아픈 사람에게 쓸데없는 말과 같다. 진정한 물음이 아니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제야 제대로 알 거 같다.   

알펜루트를 온갖 탈 것으로 횡단하고 쿠로베 협곡은 열차로 지나갔다. '와우', 산도 많고 높았다. 계곡은 깊었다. 아름다운 갓쇼무라 합장마을은 조용하게 걸었고 그리 아름답다는 스벅에서는 아아로. 도야마 공항은 소박하고 아담했다. '에게게', 연발하면서 이렇게 작은 마을들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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