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s(사실들), 필립 로스의 자서전이다. 작가적 분신인 주커먼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이 쓸모가 있긴 한 걸까?(21쪽)' 자문하면서 사실들로 가득 찬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대인 가족으로 미국에서 살아남은 아버지와 어머니, 조상들의 안전한 가정의 품에서 비 유대인 조시 - 꿈의 여인이라 명했지만, 꿈이기를 간절히 여기고 싶었던걸까 -를 만나 온갖 고생을 다 하다가, 위로와 치료가 되는 여인을 있었지만,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인간으로 거듭난다. 주커만이 로스에게 이야기의 중간 중간 동기와 이유가 없음을, 또는 불행한 결과에 대해서는 자의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의 결과라고 보낸 편지 글로 마무리 된다.    

사실은 실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의미하며,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종종 사실을 말하면, 사실은 말이야, 이러저러하다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아까 전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란 말인가. 사실의 반대는 가정일까. 

특히, 과거의 이야기는 그 후의 감정과 결과물을 덧붙인 기억의 산물에 불과한데, 필립 로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상상과 허구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 썼다고 고백한다.  

쓸모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의 몫이다. 책을 구입할 때는 다양한 동기가 배경이 된다. 제목때문에,저자때문에, 책 표지, 출판사, 그 때의 기분과 경험 등등으로 나의 손에 들어 온 이 책에서 쓸모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이유는... 

맹자 공부가 끝났다. 공부내내 느낌이 너무도 크고 감당하기 어려워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딸린 일손을 간절히 원하는 이가 있어 한달정도 아르바이트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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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가는 기내에서 읽으려고 챙긴 책이다.

-그랜드 캐년은 그랜드했다. 그곳에서 나의 애마(jeep)들이 많이 눈에 띄니, 담에는 자동차로 여행해 보는 것도... 

-책을 꼭꼭 씹어서 읽었지만, 내용을 정리해 본다. 

-단어에 대한 여러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질과 가장 가까운 의미을 찾아 보니,   

   : 기질 temperament : 생애 초기부터 관찰되는 정서, 운동, 반응성 및 자기 통제에 대한 안정적인 개인차

-가치 있는 삶은 타고난 기질 대로 살아야 한다. 가장 나답게, 자연스럽게,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훈육, 온갖 관습, 문화, 규범으로 획일화 되어 간다. 그래서 가끔 주변에서 보이는 규범에서 벗어난 별종들이 보이지만, 그들이 가장 자기답게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타인의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의 부름대로 살고 있으니까. 


'가치 있는 삶'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가치있는 삶을 살기 위해 기질의 부름을 받고 그에 응해야 한다

기질이란 여러모로 사회성이 제한하는 한계에 저항하는 것으로, 인간이 지닌 가장 별난 주파수를 표현한다.

cf) 

정체성이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감각,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회적으로 이해되는 성격인 사회적 페르소나를 아우른다.

자아란 가장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나머지 두 용어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1) ‘진정한 나로 사는 삶은 기질의 부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질은 욕망에 반영되어 있기에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망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욕망을 억누르면 삶을 가꿔 나가는 데 필요한 자원을 빼앗긴다. 나의 욕망을 모르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획일화된 문화 속에 갇혀 있다. 무언가를 욕망하는 순간 삶에 위험이 초래된다. 따라서 우리는 기질의 부름을 듣지 못하게 된다. 기질의 부름에는 불안이 따라온다. 불안을 삶의 기술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기질을 형성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2) ‘나를 책임진다는 것은 기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고통을 피하지 말고 수용한다는 의미다. 기질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상처 주는 행동을 할 때 기질이 이러한 행동에 개입한다. 기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이루는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고통의 의미를 잘 아는 능력이 우리 기질을 발현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더 가치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며, 다른 사람들과도 더 가치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 준다.


3) ‘나를 잃어버릴 용기는 우리를 진부한 일상생활 너머의 다른 세계로 데려다주는 사건들을 (사랑에 빠지거나, 창의적 직업적 운명의 부름, 우리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사건등) 통해낯선 관점에서 일상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변화는 사소한 것으로 촉발될 수 있다. 가치있는 삶을 위해서 불안, 불확실성과 양면적인 감정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기질은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은 무질서한 상태에 놓인다면 그 동안의 안정되고 일관된 정체성의 작동을 멈추고 나를 잃어버릴 용기에 다가가서 기질을 발휘하게 된다.


기질이란 우리 존재 안의 가장 사회화되지 않은 단계, 즉 무아지경에 잘 빠질 수 있는 단계와 같다.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선택의 여지가 있기에, 기질에 맞는 대상과 활동을 선택하여 기쁨이란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사는 에로스적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절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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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도 안되는 책을 가만히 쓰다듬어 본다. 그래서일까, 젊은 작가들의 입문서 같다. 가끔씩, 아주 가끔 만나게 되는 봄비같은 글들이 있어, 계절마다 읽게 된다. 글들도 제각각 계절이 있는걸까, 이 계절의 글이 아니라 늦가을이나 겨울에 읽어야 될 거 같다.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은 부러울 게 없는 예술로 생활하는 주인공의 배부른 이야기랄까, 그럼에도 그들끼리도 급이 있는지,, '오늘 할 일'은 매일 하루치의 목표를 적고 서로 점검하는 생활에서,, 서로의 목표와 실행에서 차이,, 그리고 나는 이유와 변명이 있어 못할 수 있는 게 타당하지만 너는 당연히 해야하는 게 아닐까,, '사랑과 결함'은 고모에게서 진한 사랑을 받은 화자가 고모의 부고에서 고모와 가족과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수'와 되돌아본다. 화자의 가족은 평범이나 보통과는 거리가 멀다. 그 대척점에는 '수'가 있다. '수'의 삶의 태도가 주인공에게는 가짜로 여겨진다. 그들의 관계는 사랑, 질투, 고통, 우울, 그리움 정도쯤에 있을 거 같다..  

내일은 그랜드캐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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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어렵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현호정이 인터뷰한 내용에서 '톱니'라는 말을 발견하여 읽은 시간을 허비 하지 않았다고, 굳이 위로를 받는다. 작가들이 쓴 소설의 톱니를 독자가 일부 맞추어 돌릴 수 있다면 된 것이다. 독자가 다시 소설을 써야 할 판이다. ㅠㅠ  


[빛 가운데 걷기]: 누군가 기한 없이 떠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이들이 시간을, 혹은 생활을 이어가는 이야기(37쪽): 이어가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딸이 되고, 누구에게는 엄마가 떠나고 그 이후에 그들에게 남은 시간과 생활과 삶은 단편적으로 걷기로 표현되고 있다. 


[버섯 농장]: 자신의 부주의로 벌어진 것이 아닌 어떤 잘못(또는 오해)를 수습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부조리를 마주하는 이야기(82쪽): 익숙하기 보다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더 끌려가는 그들, 그래서 가깝지 않는 이들에게 새로운 모습들을 드러내는. 부모에 대한 혐오라는 공통 분모로 공동의 도모자가 되는, 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을 혐오하면서도, 오히려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고 선을 긋는 '남자'에게 선을 넘어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은 누가 긋고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일례로 부모와 자식의 입장은 서로 다르니.


[연필 샌드위치]: 억압적인 상황으로 말미암아 연필이나 지우개 따위를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먹었으니, 구토하는, 거식과 폭식의 대조는 현실과 꿈의 층위를 오가며 이루어질 뿐 아니라, 모계의 축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르내리면서, 거식의 계보가 이어지는 이야기(120쪽): 먹고, 자고, 숨쉬는 기본적인 행위에 의문을 더하는 '나'는 열심히 밥을 먹는 할머니가 싫고, 그 할머니를 닮은 나는 제대로 소화조차 못하는, 먹는다는 행위의 모순성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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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게 다가 온 문장들을 풀이해 보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전체를 알은척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파리의 한 귀퉁이 다녀오고서는 프랑스를 다녀 온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하나는 완벽할 수 있다. 그러나 맥락 안에, 상황 안에 들어가면, 타인과 만나게 되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하도록 하자. 서평이 구구절절해도, 요점은 이 책을 꼭 읽으라는 말이라는 것. 적어도 가짜가 아닌, 거짓과 인공은 아닌, 드라마가 아닌 다큐로 말하고 살아야지로... 

최근 누구를 만났는데, 자신과 가족에 대해, 뻔히 드러날 수 있고,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것들을 아닌 척하고 포장하여 말하고 있다. 특히, 자신만 옳고 공평하고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면서, 자신의 현 상황이 최고라는 식으로 말한다. 몇 년 전부터 달라진 모습이다. 그래서 불편하여 연중 행사로 만나는데, 이쯤에서 그만 만나야 될까. 어쩌면 너보다 내가 더 나은데 잘난 척 하는 게 싫어서 일까. 우리는 서로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지난 번 이야기와 지금 이야기가 다르게 포장한 거짓말?까지 조금씩 보태면서,,, 사는 게 고만 고만이지, 네가 알고 내가 아는데, 포장을 한들, 유유상종이라는 데, 이런 데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    

맹자 공부는 [고자 상편]을 하고 있다. 사는 데도, 공부하는 데도, 일하는 데도 專心致志...

최근 내내 눈을 비비면서 홍상수의 '물안에서'를 보았다. 작금의 세상을 보는 듯하다. 그러면서 그렇게 본 것을 가지고 왈가 왈부하고 있다. 배우를 하겠다던 젊은이가, 아직도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으면서 영화를 찍겠다고 같은 학교를 다녔던 두 사람과 돌과 바람 많은 섬으로 온다. 경계도 모호하고 시야는 더 더욱 눈을 크게 떠 봐도 별 뽀죽한 수가 없다. 지금 내가 물 속에 있다면, 상상할 뿐이다. 아니, 물 안에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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