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은 혼자 사는 메이 사튼이 일 년 동안 쓴 일기이다. 일기가 꼭 소설 같다. 최승자 시인이 번역을 잘 한 몫도 있을 것이다.  

명절이라 부모님과 가족들을 만나고 왔다. 늘 양가 감정이 든다. 혼자 산다면 꼭 안 가도 되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을 의무처럼 다녀왔다. -  일찍 부모를 여읜 남편은 장인 장모를 부모로 여기고, 외가에서 양육한 아들은 조부모를 부모같이? 여기고, 시집에서 명절을 지내고 오는 동생들, 혼자사는 남동생, 조금 만드는 음식도 맏딸이지만 맏며느리 같은 내가 준비하는 관계로. -  물론 혼자 살아서 고독, 불안, 지루함 같은 나눌 수 없는 감정을 감당해야 하지만, 최근 혼자가 된 남동생은 혼자라는 지금이 인생 최고라고 엄지척을 했다. 우리도 조만간 혼자가 되어야겠다고 떠들었다.  

저자가 말했듯이 너그러움은 사라지고, 기다림만 남아있는 나이가 되었다. 

특히, 나는 너그러움이 거의 사라져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다. 그런데 엄마는 따라다니며 말한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너무 길다. 매니큐어가 어떻다. 이것을 먹어라, 더 많이 먹어라, 누구에게 인사를 해라, 동생들은 언제 오는지, 등등, 모두 약이 되고 좋은 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바라는 행동과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나 반복하여 짜증 나게 하고서 비로소 그만 둔다. 자식들 중에 내가 제일 편하고 좋아서 그런 거라고 애써 위로한다.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별루다. 그러면서, 네가 와서 좋았다. 또 언제 오니? 하면서 마냥 목 빠지게 기다림을 준비하시겠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아빠 보러 가려 했는데, 엄마 때문에 자꾸만 미룬다. 구십이 넘은 아빠는 옛날 이야기만 무한 반복 중이시다. 엄마는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보니, 나만 만나면 폭풍 수다이다. 그러고 보니 늙어가는 우리 모두가 안 됐다.  

아, 나도 혼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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