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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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지인 가운데 농인(聾人)이신 분이 계세요. 어릴 때, 잠깐 뵙기만 했지만요. 그때,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행히 그분 따님이 청인(聽人)이에요. 그분께서 직접 글로 뜻을 알려주기도 하지만요. 그 따님이 농인 아버지 뜻을 이어주었어요. 그 따님은 코다(CODA)인 거예요. 코다(CODA)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청인 아이를 일컫는다고 해요. 코다인 따님이 농인 아버지와 저희를 잇는 무지개였어요. 여기, 또 다른 무지개인 코다가 나오는 소설이 있네요. '데프 보이스'라는 소설이에요. 제18회 마쓰모토 세이초 상 최종 후보작이라고 하네요.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예요. 경찰서 사무직을 그만두고, 구직을 하던 그는 수화 통역사가 돼요. 배려 있는 수화 통역으로, 호평을 받게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피의자가 된 농인을 법정 수화 통역 의뢰를 받게 돼요. 17년 전 경찰 사무직으로 근무할 때, 농아시설인 '해마의 집' 이사장 살해 용의자인 농인을 억지로 수화 통역한 기억이 있는 그. 무거운 마음으로 그 일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 일은 17년 전 살해된 '해마의 집' 이사장의 아들! 즉, 현 이사장이 살해된 사건이에요. 피의자인 농인을 돕기 위해 '펠로십'이라는 비영리 단체와 함께 노력하는 아라이! 그는 17년을 사이에 둔 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돼요.


 '그때 몬나의 딸이 자신에게 향한 쏘아보는 듯한 시선. 그리고 수화.

 <아저씨는 우리 편? 아니면 적?>

 자신은 어느 쪽일까?

-대답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 물음은 철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자신을 옭아매 온, 결론이 나지 않는 질문이었다.' -89~90쪽.


 17년 전, 살인 용의자의 딸이 수화 통역하는 아라이에게 수화로 남긴 말. <아저씨는 우리 편? 아니면 적?> 아라이! 농인 가족 가운데 청인! 농인 사회에서 그는 농인들과 다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구요. 또, 농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인들도 아라이에게 아픔을 주었고요. 아라이는 농인들과 다름을 알고 거리를 두었었지만, 여전히 농인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는 다름 안에서 같음을 찾고 싶었던 거예요. 농인들에게 청인들의 말을 이어주고, 청인들에게 농인들의 말을 이어주면서 농인들과 같음을 알아가는 아라이. 그는 농인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무지개인 거예요.

 

 이 책의 지은이인 마루야마 마사키의 아내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고 해요. 그래서 농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상에 무언가를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설이라는 형태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작가의 말’ 중에서 (326쪽.)


 그리고 이 '데프 보이스'는 농인들의 목소리만을 뜻하지는 않아요. 사회에서 소외된 모든 소수자들의 목소리예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겠지요. 이 소설은 그 목소리를 잔물결처럼 잔잔히 속삭여요. 귓속말처럼요. 그러니, 계속 듣고 싶어지네요.


 이 소설! 옮긴이도 말했 듯이요. 살인 사건과 그 해결을 담은 추리 소설이면서, 코다인 아라이가 더 멀리 나아가게 되는 성장 소설이기도 해요. 물이 흐르듯 두 길을 안내하는 이야기예요. 살인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길과 알 수 없었던 농인들의 목소리, 더 나아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까지 듣는 길! 두 길로 이어지는 문! 이 소설의 해설자인 이길보라는 '그 한없이 반짝이는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고 하네요. 그 초대장을 받고 그 세계로 이어지는 문을 많은 분들이 열기를 소원해요. 그래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함께 바라보기를 원해요.





 덧붙이는 말.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을 생각해봤어요. '도가니', '말아톤', '7번방의 선물', '오아시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1리터의 눈물' 등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황금가지 네이버 포스트에서 '데프 보이스'를 포함하여, '침묵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 책과 영화들 4'를 소개하고 있네요.


'침묵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 책과 영화들 4'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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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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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檢事)! 대한민국 검사(檢事)! 정의의 마지막 보루지요! 그런데,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입기도 하지요. 검사동일체의 원칙(體의 則) 등의 폐해 때문이라고 해요. 검사가 정의와 진실에 대한 의무보다는 상사의 명령에 구속되어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는 등의 폐해가 나타난다고 하네요. 그래서 특별 검사제도가 있구요. 얼마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특검이 활동하기도 했지요.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 올바르게 나아가야 할 대한민국 검사! 이제, 한 부장 검사가 남긴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해요.

 '뉴스나 영화 같은 매스컴에 비춰지는 검사의 모습은 권력에 심취한 모습, 비리에 눈감는 모습, 차가운 냉혈인간의 모습이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검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나눠주는 일이었다.' -7쪽.


 지은이인 안종오 검사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나눠주는 사람이 검사라고 하네요.

 '나도 신임 검사 때 각오가 있었다. 사건 한 건 한 건을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그리고 일로 봉사하면서 보람을 찾겠노라고. 그러나 자정 넘어까지 일해도 끝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서류가 그냥 서류로 보일 뿐,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보지 못하는 때가 많아졌다. 신임 검사들의 말이 또다시 나를 가르친다.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자.”' -35~36쪽.

 '사건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사건에 녹아 있는 인생을 봐야 한다는 기특한 생각을 가진 신임 검사들. 국민이 내려준 잘 드는 식칼로 열심히 사건이라는 식재료를 다듬어 맛있는 음식을 차려내는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이 아끼던 그 식칼이 원래는 보검이었음을 깨닫고 미소 짓는 모습도.' -37쪽.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검사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그! 어느 신임 검사의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자'라는 말에서 배움을 얻는 그!

 '기록상 나타난 증거만으로는 좀 부족할 수 있다. 어차피 유죄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무죄추정 아닌가. 하지만 피의자가 인간적인 고뇌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사람으로서 참회할 시간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 악마가 되었던 그 사람, 인간의 세계로 올 뻔했던 그 사람은 여전히 악마의 세계에 남게 됐다.' -121쪽.


 검사로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보게 되는 그. 안타까운 사람도 만나구요. 악마가 된 사람도 만나게 되지요.  

 그런, 마흔네 살의 16년차 부장 검사가 말하는 44편의 이야기. 그가 남긴 삶의 흔적들이겠지요.

 '사건 하나에 인생 하나라고 했다. 인생, 아니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사람 일은 판례로 일도양단 저울질이 불가능하다. 누구의 말처럼 야구는 9회 말이 끝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136쪽.


 '그때마다 주변의 좋은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으면서, 사건 관계자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인생의 재미와 깊이를 느끼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결국 나는 혼자 성장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성장한 것이다.' -8쪽.

 


 사건 하나에 인생 하나! 그 알 수 없는 사람 일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검사 안종오도 성장한 것이겠지요.


 검사(​檢事)는 검사(劍士)라고 생각해요. 김용의 무협 소설 '의천도룡기'에서는 도룡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암투와 살육을 벌이는데요. 검사(檢事)의 칼은 파사현정(正,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해야겠지요. 그 칼 때문에 암투와 살육이 있어서는 안 되구요. 정의의 칼을 가진 검사! 그 칼로 정의를 실현하며, 인간적인 삶을 나눠줘야 하겠지요. 좋은 음식을 만들고, 아픔을 치료하는 칼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그릇된 것은 사라지고, 바른 것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하네요. 우리에게는 아직 기록 너머의 사람을 기억하는 검사(檢事)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어요.  

  이 이야기는 16년 동안 검사로 살아온 한 남자의 진실되게 보이는 이야기예요. 물론 그만의 이야기도 있겠구요. 검사 모두의 이야기도 있을 거예요. 그런 그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느껴지니, 따스하게 다가오네요. 서점의 저자 소개를 보니, 이 책의 출간 직전 스스로 검사직을 내려놓았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검사 생활의 마무리하기 위한 기록이겠지요. 이 기록 너머에 안종오 검사가 있네요. 저도 그에게서 인간적인 삶의 흔적을 받았구요. 저도 그와 함께 성장하게 되네요. 고마운 이야기예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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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3-14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피고인에서도 부장검사가 그나마 정의롭더군요. 그러나 우병우와 측근들처럼 얼마든지 강력하게 부패할 수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해요. 그들한테도 이 책이 타산지석이 되기를!

사과나비🍎 2017-03-14 20:56   좋아요 1 | URL
아, 드라마 ‘피고인‘을 제가 안 봐서요...^^; 그렇군요...^^* 예~ 맞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이 타산지석이 됐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오거서님~ 댓글 감사해요~^^* 좋은 저녁 시간되시기 바랄게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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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야 네가 아무리 나대봐라, 내가 결혼하나 고양이랑 살지.’


 국책 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반발하며, 어떤 여성 모임에서 지난 2월 27일에 항변한 말이라고 해요. 그 국책 연구기관은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라고 하구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의 눈을 낮춰 결혼 유도’ 등 부적절한 출산율 제고 대책이 그 내용이라고 해요.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들이 늘어나면요. 그녀들이 결혼하여 아이를 즐겁게 낳고, 잘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옳지요. 저는 얼마 전, 경제학자 우석훈이 쓴 육아 책을 만났어요. 다섯 살, 세 살의 두 아이 아빠인 그! 이런 세상에 그가 말하는 육아! 그의 이야기에 기를 기울여 보네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고'라는 말은 TV에서 해녀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요.


 '자식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다. 많이 필요하다. 아이가 없거나 이미 장성했을 때는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맞춰 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 한참 부모의 손을 타며 자랄 때는 이런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돈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는, 그런 삶이 한국에서의 평균적 부모들의 삶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평균적 삶을 살게 되었다. 내 아이들 또래의 아빠들 평균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다를 뿐. 내일 나가게 될 두 푼을 생각하면서 벌써 머리가 아파 온다.' -30쪽.


 부모가 된다는 건 이런 거네요.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 이런 이야기도 해요.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 개념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행되는 급식과 식사 예절, 이런 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다. ‘어린이 입맛과 식사 예절 정도는 국가가 맡아서 돌보고 지도한다’는 게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이다.
프랑스식 육아와 관련해 프랑스 엄마들끼리 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출산이 끝나고 원래의 몸매를 회복하지 못한 여성에게, 여성들끼리 서로 좀 핀잔을 주고 흉을 보는 일이 있나 보다. 너무 아기한테만 매달려서 스스로의 삶을 돌보지 않으면 헌신적인 엄마라고 우러러 보는 게 아니라 게으르다고 흉을 본다. 미국식 육아에서 신사임당이 롤 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86~87쪽.


 ''엄마가 행복한 것', 그게 프랑스식 육아에 담긴 최고의 가치다. OECD 국가 중 합계 출산율 2를 넘어선 곳은 프랑스밖에 없다.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고 백날 얘기해 봐야 공염불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일단 행복해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데 우리는 너무 많은 짐을 엄마에게만 지워 놓고, "애 잘 키우라"는 무책임한 말만 툭 던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 -98쪽.


 프랑스는 합계 출산율이 2가 넘는 나라라고 해요. 프랑스는 육아에 있어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하네요.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하구요. 우리나라는 엄마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키우잖아요.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우리는 '무자식이 상팔자'인 시대예요. 결혼도 어렵지만, 아이 키우기도 어려운 시대인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돈 놓고는 못 웃어도 아이 놓고는 웃는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되어야겠지요. 우석훈은 엄마를 배려하는 육아를 말해요. 즉, 여성이 결혼, 육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나라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해요. 실효성 없는 남성 육아 휴직 같은 정책은 다시 생각해야 하겠구요. 여성들에게만 짐이 되는 가사 노동, 돌봄 노동, 그리고 여성의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또 두 푼 나갈 것이다. 나도 한 푼 두 푼 벌면서 틈틈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기왕이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한다. 그렇게 나는 조금은 더 능숙한 아빠가 되고, 아이들도 그들만의 세계를 자기 안에서 만들어갈 것이다. 지나치게 힘쓰지 않고, 과하게 돈쓰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는 게 내가 생각하는 육아의 방법이다.' -384쪽.


 우석훈의 육아 방법이에요. 저는 미혼에, 이이도 없어요. 다만, 조카가 있어서 어렴풋이 육아를 봤을 뿐이에요. 그래서 육아를 잘 몰라요. 그런데, 이 책! 우석훈의 육아와 그에 따르는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물론, 그의 개인적인 육아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아빠인 그의 마음! 그건 확실히 그려져 있어요. 아이에게 협업(協業)을 가르치겠다는 그! 아빠의 목소리가 담긴 그의 이야기. 싫증나지 않는 아이 키우기 이야기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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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7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 육아 휴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 여성에게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의 태도가 우스워요.

사과나비🍎 2017-03-07 21:36   좋아요 0 | URL
아, cyrus님~ 댓글 감사해요~^^* 예~ 정부가 좀 더 여성분들을 위한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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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외할머니 댁에 가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외할머니의 옛 이야기, 마을 이야기, 친척 이야기 등. 저는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리고 예전 외할머니의 이야기가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를 만났어요. 일본 할머니인 사노 요코의 이야기예요. 그 이야기의 이름은 '문제가 있습니다'예요.


 요코 할머니의 이야기가 책 안에 가득 있어요. 어릴 적 중국에서의 이야기. 전쟁 끝났 후에 일본에서 살았던 이야기, 가난한 미대생이었던 이야기,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 이야기, 책 이야기 등.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가 있어요.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변변찮은 경험이 아닌 타인의 귀중한 경험을 나눠 받기 위해서이고, 보통 사람에겐 없는 재능을 접함으로써 나의 가난한 마음을 잊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빨간 재능에 푹 잠긴 채 빨간 눈으로 세상을 둘러보고, 내일이면 파란 재능에 물들어 ‘와, 세상이 이렇게 파랗구나’ 감탄할지도 모른다. 아마 모레는 시커먼 책을 읽을 것이다. 그렇게 책은 쌓여간다. 자꾸자꾸 쌓여간다. 성가시다. 집이 좁다.' -149쪽.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공감이 가는 글이에요. 특히 '자꾸자꾸 쌓여간다. 성가시다. 집이 좁다'라는 글이 꼭! 제 마음 같아요.


 '봄이 끝날 무렵엔 산이 온통 잿빛을 띤 분홍색으로 부풀어 올랐다. 마치 산이 웃음을 참는 듯 보였다. 새싹이 하룻밤 사이에 1센티나 자란 걸 확인했을 땐 정말 놀랐다. 신기하게도 매년 놀란다. 놀라움은 기쁨이다. 그 기쁨은 공짜다.' -191쪽.


 하룻밤 사이에 자란 새싹! 그 기쁨을 누리시는 요코 할머니! 그렇게 인생의 행복을 느끼며 사신 할머니!


 '죽을 때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되면 원통할 것이다. 짧은 일생이리라. 하지만 빈둥빈둥 느긋하게 산 사람은 죽을 때 ‘아, 충분히 살았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따금 친구가 “빨랑빨랑 해치워, 빨랑빨랑” 하고 재촉한다. 친구야, 빨랑빨랑 일하면 나는 부자가 돼. 죽을 때 돈이 남아 있으면 어떡해? 아깝잖아.' -201~202쪽.


 삶을 즐길 줄 아셨던 요코 할머니! 부자가 되어, 죽을 때 돈이 남아 있으면요. 아깝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장난기가 가득한 할머니의 말씀이에요.


 요코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 이 책의 작은 이름은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예요. 정말 솔직하고, 삐딱한 요코 할머니세요. 할머니께서는 산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세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숙명이라든지 운명 같은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하지만 어느 시점에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된다(210쪽)'고 말씀하세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때론 엉뚱하게 때론 강하게 나아가신 할머니! 생텍쥐페리도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해요. '스스로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 삶의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해요. 요코 할머니께서는 생텍쥐페리의 글대로 사신 것 같아요. 자신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신 요코 할머니! 나름대로 열심히 사신 요코 할머니!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정말 잘 들었어요. 감사해요.

 요코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이 책! 저는 오랜만에 외할머니 댁에서 들었던 이야기처럼, 친근해요. 손자를 귀여워해주시며, 들려주시는 이야기 같아요. 그 귀여움 듬뿍 받으며, 어리광 부리며, 읽을 수 있는 이 책! 좋아요!

 

 

 

 


 물방울 9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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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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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있는 글이에요.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고 하는 거예요. 이런 '어린 왕자'의 뜻과 이어진 책을 만나게 됐어요.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라는 책이에요.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이라는 작은 이름을 단 이 책! 소중한 것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요.


 이 책은요. 크게 세 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어요. 첫 장은 '소중한 것을 무엇일까?'예요.


 '소중한 것은 변합니다.

 무엇이든 소중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결코 소홀이 여기지 마세요.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항상 내 안에서 '소중한 것이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질문해가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나가는 방법입니다.'

-25~26쪽


 이렇게 말해요. 저도 끊임없이 소중한 것을 찾으며,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두 번째 장은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방법들'이에요.


 '아침 일찍 기분 좋게 일어나 소리를 내고 아침 청소를 해보세요.  
 등, 가슴, 얼굴을 점검하여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세요.
 인사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해보세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식사하세요.
 해야 할 일을 확실히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드세요.
 외롭고 힘들 때 지금 장소에서 멀어져 보세요.
 일상생활에서 오감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 보세요.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열심히 임하세요.
 존재 이유를 생각하면서 물건을 정리해보세요.
 돈을 쓸 때, 품위가 드러난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심을 버리세요.
 과거의 일에 얽매이지 말고 생각과 감정을 내려놓으세요.
 사소한 것에 마음을 써보세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마움을 놓치지 마세요.' 


 지은이가 말하는 이 방법들! 하나하나 해보고 싶어져요.


 세 번째 장은요. ''소중한 것을 깨닫기 위해 마주하는 고민들'이에요.

 돈, 사랑 등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고민들에 대해 친근하게 말해줘요.


 일본 선불교의 스님인 지은이! 우리에게 따뜻하고 쉽게 들려줘요. 중요한 곳은 밑줄이 있어, 소곤소곤 말해주는 것 같아요. '소중한 것'에 대해서요. 소중한 것일수록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요. 그 보이지 않는 것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해요. 너무 고민하지 말고,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안내서! 선불교의 깨달음이 깃든 말씀으로 그 향기가 멀리 가네요.

 

 

물방울 9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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