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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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야 네가 아무리 나대봐라, 내가 결혼하나 고양이랑 살지.’


 국책 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반발하며, 어떤 여성 모임에서 지난 2월 27일에 항변한 말이라고 해요. 그 국책 연구기관은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라고 하구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의 눈을 낮춰 결혼 유도’ 등 부적절한 출산율 제고 대책이 그 내용이라고 해요. 정말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요. 고소득, 고학력 여성들이 늘어나면요. 그녀들이 결혼하여 아이를 즐겁게 낳고, 잘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옳지요. 저는 얼마 전, 경제학자 우석훈이 쓴 육아 책을 만났어요. 다섯 살, 세 살의 두 아이 아빠인 그! 이런 세상에 그가 말하는 육아! 그의 이야기에 기를 기울여 보네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고'라는 말은 TV에서 해녀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요.


 '자식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다. 많이 필요하다. 아이가 없거나 이미 장성했을 때는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맞춰 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 한참 부모의 손을 타며 자랄 때는 이런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돈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는, 그런 삶이 한국에서의 평균적 부모들의 삶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평균적 삶을 살게 되었다. 내 아이들 또래의 아빠들 평균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이 다를 뿐. 내일 나가게 될 두 푼을 생각하면서 벌써 머리가 아파 온다.' -30쪽.


 부모가 된다는 건 이런 거네요.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 이런 이야기도 해요.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 개념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행되는 급식과 식사 예절, 이런 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다. ‘어린이 입맛과 식사 예절 정도는 국가가 맡아서 돌보고 지도한다’는 게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이다.
프랑스식 육아와 관련해 프랑스 엄마들끼리 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출산이 끝나고 원래의 몸매를 회복하지 못한 여성에게, 여성들끼리 서로 좀 핀잔을 주고 흉을 보는 일이 있나 보다. 너무 아기한테만 매달려서 스스로의 삶을 돌보지 않으면 헌신적인 엄마라고 우러러 보는 게 아니라 게으르다고 흉을 본다. 미국식 육아에서 신사임당이 롤 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86~87쪽.


 ''엄마가 행복한 것', 그게 프랑스식 육아에 담긴 최고의 가치다. OECD 국가 중 합계 출산율 2를 넘어선 곳은 프랑스밖에 없다.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고 백날 얘기해 봐야 공염불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일단 행복해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데 우리는 너무 많은 짐을 엄마에게만 지워 놓고, "애 잘 키우라"는 무책임한 말만 툭 던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 -98쪽.


 프랑스는 합계 출산율이 2가 넘는 나라라고 해요. 프랑스는 육아에 있어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하네요.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하구요. 우리나라는 엄마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키우잖아요.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우리는 '무자식이 상팔자'인 시대예요. 결혼도 어렵지만, 아이 키우기도 어려운 시대인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돈 놓고는 못 웃어도 아이 놓고는 웃는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되어야겠지요. 우석훈은 엄마를 배려하는 육아를 말해요. 즉, 여성이 결혼, 육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나라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해요. 실효성 없는 남성 육아 휴직 같은 정책은 다시 생각해야 하겠구요. 여성들에게만 짐이 되는 가사 노동, 돌봄 노동, 그리고 여성의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또 두 푼 나갈 것이다. 나도 한 푼 두 푼 벌면서 틈틈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기왕이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한다. 그렇게 나는 조금은 더 능숙한 아빠가 되고, 아이들도 그들만의 세계를 자기 안에서 만들어갈 것이다. 지나치게 힘쓰지 않고, 과하게 돈쓰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는 게 내가 생각하는 육아의 방법이다.' -384쪽.


 우석훈의 육아 방법이에요. 저는 미혼에, 이이도 없어요. 다만, 조카가 있어서 어렴풋이 육아를 봤을 뿐이에요. 그래서 육아를 잘 몰라요. 그런데, 이 책! 우석훈의 육아와 그에 따르는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물론, 그의 개인적인 육아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아빠인 그의 마음! 그건 확실히 그려져 있어요. 아이에게 협업(協業)을 가르치겠다는 그! 아빠의 목소리가 담긴 그의 이야기. 싫증나지 않는 아이 키우기 이야기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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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7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 육아 휴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 여성에게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의 태도가 우스워요.

사과나비🍎 2017-03-07 21:36   좋아요 0 | URL
아, cyrus님~ 댓글 감사해요~^^* 예~ 정부가 좀 더 여성분들을 위한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