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의 선택




착하다고 믿었던 남편이 날개옷을 내놓자 기가 막혔지요, 우리가 정녕 부부였다니? 내 남편이 선녀들의 벗은 몸을 훔쳐본 치한이었다니? 끓어오르는 경멸감과 배신감에, 날개옷을 떨쳐입고 두 아이를 안고 날개 쳐 올랐지요, 털끝만치도 미안하긴커녕 억울하고 분할 뿐이었지요



오오 그리운 내 고향! 가슴도 머리도 쿵쾅거렸지요, 큰애가 아빤 왜 아니 오느냐고 하자, 비로소 정신이 났지요, 애들이 제 아빠를 그리워한다면? 천륜(天倫)을 갈라놓을 권리가 내게 있는가? 아쉬우면 취하고 소용없어지면 버려도 되는 게 남편인가? 우리 셋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옥황상제님도 잘했다고 하실까? 글썽이는 아이들의 눈을 보자, 탱천했던 분노도 맥이 빠지고......



아궁이에서 활활 타는 날개옷을 바라보니, 뜻 모를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분명 나는 웃고 있었지요, 내 하늘은 이 오두막이야, 우리집이야, 마당 쪽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까르르 밀려왔지요.

유   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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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고쳐 쓴 시.

시집 '다보탑을 줍다' 에 수록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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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궁이에 날개옷을 활활 태워야 했던 선녀의 마음을 나는 압니다~~
5년전, 5학년이던 말없는 아들의 눈물에 나도 무릎 꿇었지요~~~ㅜㅜ
내 하늘은 여기 빛고을이다. 여기다 뼈를 묻자, 선씨네 귀신되자~~~~~

hnine 2008-08-21 02: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선녀의 얘기는 옛얘기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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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엄마가 되고 싶은 의향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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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마음이 열립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지음 / 작은씨앗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수 있는 사람은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다.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다. 그 다른 사람이 바로 자기가 낳은 자식일 때는 더욱 그렇다. 부모와 자식 사이이면서 단절된 상태로 지내는 예가 얼마나 많은가. 각별한 관계일수록 기대가 많아서 그렇다. 사랑의 방법이 상대 위주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의 방식이어서 그렇다. 이 책을 펴낸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이전 책 제목이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라>였던 이유도 거기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누구나 한가지쯤 자랑하고픈 것이 있고, 마음이 열리는 것은 바로 그것을 알아줄 때라고 한다.

자기 아이가 맘에 들지 않는 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보고,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그 아이는 참 좋겠다. 네 덕분에 그 아이가 마음을 잡았으면 좋겠구나. 엄마는 너희가 서로 도움이 되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

아이가 거짓말하는 것을 알았을 때,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건 맞지만 거짓말까지는 아니란다. 누구에게나 거짓말의 유혹은 찾아오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다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잖니? 네가 그 정도의 유혹은 이겨내는 당당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OO야, 오늘 하루는 어땠니? 힘든 일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지? 힘들었던 기억은 다 엄마 주고, 즐거웠던 기억만 가지고 잘 자거라. 내일 아침까지 세상은 모두 네 편이란다."
이렇게 말해주는 엄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엄마도 사람인데, 늘 기분 좋은 말만 할 수는 없다. 그럴 때에는 부모의 마음도 보여주라고 한다. 자녀의 마음만 열려고 하지 말고.
"얘야, 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싶지만 오늘은 그게 잘 안되는구나. 사실 엄마도 쉬고 싶을 때가 있단다. 너도 이만큼 컸으니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겠지?"

아주 작은 책에서, 오늘 참 많이 배운다.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서로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해서 생긴다.
-무조건 큰 꿈보다는 작은 꿈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키워주자.
-비범한 자녀, 부모에게는 물론 행운이지만, 자녀를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정말 부모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비범한 자녀가 아니라 평범한 자녀라는 것을.
-자녀와 싸우지 말고 자녀의 문제와 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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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이네요. 저런 마인드가, 또 지혜가 필요해요...

hnine 2008-08-21 01:08   좋아요 0 | URL
실천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책들을 끊임없이 읽긴 합니다 ^^

순오기 2008-08-2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녀와 싸우지 말고 자녀의 문제와 싸워야 하는데...정말 아이와 싸우게 되더라고요.ㅜㅜ 저도 이런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고 자극받고 그래야만 다시 제정신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hnine 2008-08-21 02:17   좋아요 0 | URL
자녀뿐 아니라도 우리는 곧잘 그 사람 자체와 그 사람의 문제를 동일시하는 것 같아요.
책만 아무리 읽으면 뭐하냐고 가끔 남편이 비웃어도, 그래도 제게는 선생님 같은 책들인걸요. 그치요? ^^

하늘바람 2008-08-2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감동이군요. 저도 꼭 저렇게 말해야 겠어요

hnine 2008-08-21 19:5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아마 그렇게 말하실수 있을 거예요 ^^

혜덕화 2008-08-2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꼭 사서 읽어야겠네요.^^

hnine 2008-08-21 20:42   좋아요 0 | URL
아주 작은 책이어요.
금방 읽는 책이라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구입해서 옆에 한권 두고 있고 싶더라구요.
 

내가 꿈꾸는 성공은 무엇인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의 한 꼭지이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오늘은 웬지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는다.
누구든 한번 사는 인생에, 성공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사람마다 그 성공의 기준은 다 다르다는 것을 종종 잊고 사는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곧 성공이 될 수도 있겠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 공부를 많이 해서 쓸모 있게 이용하는 것, 자식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라 생각하고 자식 키우기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에게 널리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죽는 것을 성공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하루 하루 건강하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삶이란 어떤 것일까.

언젠가 '성공'이란 제목의 Ralph Waldo Emerson의 시를 올린 적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가 추구해야할, 막연하지 않은 구체적인 성공은 무엇일까.
몇년 전, 한국에 처음 들어와 자리잡은 직장에서, 내 위의 상사의 모습을 보고는 저게 내가 지향해야 할 몇년 후의 나의 모습인가 생각하니, 단박에 이건 아니라는 답이 나왔다. 지금 열심히 일해서 나도 저 자리에 올라야 하는 것이 누가 봐도 그 당시 내가 가야할 코스였는데, 나는 오히려 저렇게 살 내 미래가 조금도 반갑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알았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삶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정신차리고 나 자신을 들여다봐야겠다는 것을.

요즘 다시 되짚어 생각해본다. 서두르지 않고 시간 날 때마다.
내가 꿈꾸는 성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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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8-1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즈음 아무 생각도 안나네요
ㅎㅎㅎ 님 게으르고 뺀질한 저 얼른 일안하고 태은이 사진 올렸답니다 ㅎㅎㅎ

전호인 2008-08-1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의 기준!
애매하죠?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뿌듯하고 남이 인정해 주면 다 성공인 것 같아요.
너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ㅋㅋ

hnine 2008-08-19 19:0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가끔 아무 생각 없이 그 시기를 보내는 것이 오히려 좋을 때가 있더군요. 태은이 사진 보고 왔어요 ^^

전호인님, 남의 인정이라는 것도 필요한거군요. 저는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성공이 기준에 맞춰 살아왔던 것 같아요. 이제라도 알았으니 그나마 나이먹은 댓가라고 할까요 ^^
 
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 전 부터 익숙한 책들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읽기를 서두르지 않게 되었던 책 중의 하나였던 이 책은 워낙 보장된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고, 알라딘에만 해도 백편이 넘게 올라와 있는 리뷰들을 보며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있었나보다.
이혼한 엄마를 따라 느닷없이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 미르와, 재혼한 엄마와 떨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란 소희,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와 살고 있는 바우. 사춘기가 막 시작될 나이인 초등학교 6학년인 이 세 아이들이 나름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 가며 꿋꿋하게 그 '시기'를 넘겨가는, 말하자면 흐뭇한 이야기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이상의 감동까지는 오지 않았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아서일까. 너무 교과서적인 전개와 결말 때문일까.
고개를 숙이고 피는 다른 나리 종류에 비해,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핀다는 것에 비유하여, 처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열어나간다는 설정은 참신했다. 글 중 오백살이 넘었다는 동네 느티나무를 비롯해서,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머리 속에 그려지는 듯한 풍경 묘사도 좋았다.

끝으로, 이 책이 과연 요즘의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다가갈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오히려 청소년기를 훌쩍 지낸, 부모들에게 더 호응을 불러일으킬 책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라면,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라면 몰라도, 그 자녀들에게 읽을 책 선물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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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18 1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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