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곳에서 떨궈져


지붕 위에 주저앉아버린


저들


이제 누구의 집도 아닌 집에서 


얼마동안


노란 영혼으로 


머물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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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1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가을이네요. 또 얼마 안 있으면 저기에 눈이 소복히 쌓이겠죠?
올해도 아직 한 달하고도 2주가 남아 있는데 왠지 다 갔다는 느낌도 드네요.

hnine 2024-11-17 23:03   좋아요 0 | URL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도 저렇게 빈 집이 눈에 많이 띈답니다.
노란 은행잎들이 저렇게 덮고 있으니 덜 황량해보였어요.
stella님 말씀처럼 곧 눈이 오면 은행잎이 덮고 있던 저 자리를 대신해주겠네요.
어제 카페에 들어갔다가 처음 캐롤송을 들었는데, 저는 전혀 실감이 안나더라고요.

자목련 2024-11-1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
직접 마주하면 묘한 기분일 것 같기도 해요.

hnine 2024-11-18 19:42   좋아요 0 | URL
지나가면서 자주 보는 집인데, 사람 안 사는 집은 음산해보이고 쓸쓸해보여 그런 맘으로 쳐다보곤 했는데, 며칠 전 지붕 위에 덮인 은행잎때문에, 어둔 곳 불이라도 켠듯 환해보였어요.
사진 정리하다가 제 느낌을 남겨보고 싶었답니다.
지방엔 저렇게 빈 집들이 참 많아요.
 

 






























단테 이전에도 연옥의 개념은 존재했지만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발전된 것은 단테 이후의 일이다.


1. 고대와 초기 기독교

고대 그리스-로마 세계에서는 죽은 자의 영혼이 정화 과정을 거친다는 개념이 있었다. 예를 들어 플라톤 철학에서는 영혼의 정화를 언급한다.

초기 기독교에서도 일부 교부들은 연옥과 유사한 사상을 제시했지만 이는 명확히 정리된 개념이 아니었다.


2. 교부 신학과 연옥 개념의 발전

4세기 이후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오리게네스 같은 신학자들이 죄의 정화 과정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연옥을 특정 장소로 보지 않았고 주로 죽음 이후 영혼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여겼다.


3. 중세 신학

12세기경 교황 그레고리오 1세 (그레고리오 대제)는 연옥 개념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연옥을 죽은 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전 정화되는 상태로 설명했다. 이는 중세 카톨릭 교회의 교리로 자리 잡게 된다.


4. 단테의 역할

단테 이전의 연옥은 비교적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이었으나 신곡에서 단테는 연옥을 구체적인 산의 형상으로 묘사하여 죄의 종류와 정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나눴다. 이는 이후 연옥에 대한 대중적이고 시각적인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론적으로 연옥의 개념은 단테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단테가 이를 상징적으로 구체화하며 이후 연옥에 대한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 이상은 ChatGPT를 통해 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 -




이제 반을 넘어섰다.

연옥은 말 그대로 하면 '죄를 태워 없애는 곳'이라는 뜻.

반성하면 씻겨질 죄를 지은 영혼이 가는 곳이고, 구원의 기회를 바라는 사람들이 만든 새로운 사후세계라고 할 수 있다. 


지옥과 다른 연옥의 특징은,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구조를 하고 있고, 지옥이 암흑의 공간이었던 것에 반해 빛이 존재하는 공간이며, 또한 환희의 노래가 들려오는 곳이다.


리스트가 작곡한 단테 소나타를 들으며 읽으면 어떨까 해서 들어보니 매우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하여 독서용 배경음악으로는 넘치는 느낌. 오히려 모짜르트의 아마데우스 OST를 들으며 읽으니 친숙한 음악이기도 하고 단테 신곡의 느낌과 맞아들어가는 곡들이 많아 좋았다 (내 개인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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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eople places things 를 하나의 문장으로 본 나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뭐라고 해야할까 갸우뚱했다.

검색해보니 한 문장이 아니라 people, places, things 세 단어가 각각 명사로 사용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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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국 영화

만화가이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남자 윌은 쌍둥이 딸의 생일날 아내 찰리가 자기와 친구인 개리와 외도를 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다.

찰리는 오히려 윌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개리와 결혼할거라고 선포한다.

충격과 절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윌.

평일엔 엄마와, 주말엔 아빠와 지내는 쌍둥이 딸은 점차 혼란을 겪기 시작하는 가운데 윌은 자기 학생의 엄마인 다이앤과 만나기 시작한다.

윌은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찰리는 과연 개리와 새출발을 하게 될까.






뻔한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어느 결혼, 어느 이혼 이야기도 뻔한 이야기란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후반부에 찰리가 윌에게 쏟아붓는 말이 뻔하게 들리지 않았다.

"혼란스러운건 내 삶이야. 수년간 불행했는데 아무 조치도 못했기 때문이야.

처음엔 당신을 돌봐줬고 다음엔 애들을 돌봐줬는데,

날 돌봐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리고 자신은 이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겠다고 한다.

이런걸 전혀 몰랐던 윌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행복은 지속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이 말도 영화 속에 여러번 인용된다.


감독: 제임스 스트로즈

출연: 저메인 클레멘트, 래지나 홀, 제시카 윌리엄스, 스테파니 앨


영화 속에서 윌이 그리는 만화도 눈여겨 볼만 하다.

만화속 남자는 거의 자기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높은 벽, 벽을 쌓아가는 모습, 벽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벌어지는 상황등.


이혼과 관련된 이야기도 참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질 수 있다.

지금은 2024년. 예전의 선입견과 편견 대신 다양한 해석과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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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거쳐 이제 <연옥>으로 넘어갔다.

읽다보니 이렇게 한권짜리 두툼한 책이라면 주석이 책 뒤에 있지 않고 페이지 바로 아래 달려있는게 편하다. 

민음사의 <신곡>은 세권으로 나뉘어져 있어 한 권이 저렇게 두껍진 않을테니, 주석이 뒤에 있더라도 조금 손에 익으면 주석 읽기가 크게 불편하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난 원래 책을 험하게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맘대로 밑줄 치고 끄적거리고 메모해가면서 읽고 있다.

<지옥>편에서 가장 핵심적인 싯구라고 할만한 문장이 맨 첫페이지부터 나온다.



우리 인생길의 한중간에서

나는 어두운 숲속에 있었으니

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아, 얼마나 거칠고 황량하고 험한

숲이었는지 말하기 힘든 일이니,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되살아난다!


죽음 못지 않게 쓰라린 일이지만

거기에서 찾은 선을 이야기하기 위해

내가 거기서 본 다른 것들을 말하련다.


(인생의) 길을 잃어버려본 사람이라면 첫 페이지부터 그냥 넘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어서 '거기에서 찾은 선'이란 말은 또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다음으로 새겨둘 문장은 지옥의 문 위에 적혀 있다는 글귀이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지옥이란 무엇인가. 

희망을 버린 곳.


<연옥>편에 가면 "희망을 굳건히 해라 (66)"라는 문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옥과 연옥을 가르는 열쇠중 하나가 희망이라고 봐도 될지.


한 줄기의 희망이라도 간직하는 한,

그런 저주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사랑은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135)


지옥의 가장 심층부에서 가장 중한 벌을 받는 사람들은 그 많은 죄목 중에, 배신을 한 사람이라는 것도 인상적이다. 


다른 분들 모두 어떻게 읽어가고 계신지.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단테의 <신곡>을 영어로 Inferno라고 잘못 부르고 있었음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Inferno는 신곡중 지옥편을 일컫는 말이고, <신곡>은  La Divina Commedia (The Divine Comedy) 가 맞다. 희극도 아닌데 왜 Comedy라고 했는가 하는 이유는 지옥편 제16곡 주석에 나온다. 단테 스스로 자신의 이 작품을 그렇게 불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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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1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아직 시작 전인데요, 곧 시작하겟습니다!!

hnine 2024-11-10 19:47   좋아요 0 | URL
읽다보니 이것 저것 떠오르는 것도 많고요 (김만중의 구운몽, 영화 신과 함께, 등등), 수천명의 인물이 등장한다는게 왜 그런지도 알겠고, 실존했던 인물들을 대거 자기 작품속에 등장시켜 그들의 죄를 자기 임의로 분류하여 지옥의 각 층에 귀속시킨 것도 대담하다 싶고, 아무튼 예상 외의 재미도 있습니다. 리스트가 작곡했다는 단테 소나타도 다시 들어보게 되고요. (기왕이면 임윤찬이 연주한 것으로 ^^)

다락방 2024-11-10 20:31   좋아요 0 | URL
서재에 은하수 님이 지옥편 다 읽고 연옥편 읽는 중이시고요 햇살과함께 님도 지옥편 다 읽으신 것 같아요. 신곡 읽어두면 신곡 자체의 의미도 있겠지만 다른 독서에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hnine 2024-11-11 18:56   좋아요 0 | URL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와 감상만 남기고, 리뷰는 나중에 따로 올리려고 해요.
은하수님, 햇살과함께님 올리신 글은 잘 참고가 되었습니다.
 
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
서맨사 다우닝 지음, 신선해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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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사 다우닝의 <티처: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살인>은 벨몬트 아카데미라는 미국 명문 고등학교의 교사 테디 크러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릴러이다. 더 구분하자면 학원스릴러물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테디는 최근 올해의 교사로 선정될 만큼 성공적이지만 사실은 학생들을 극한까지 몲아붙이는 특이한 신념을 지닌 인물이다.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가르친다는 신념아래 독단적이고 위험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연쇄적으로 의문스러운 죽음이 발생하자, 학생 잭 워드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테디의 진짜 모습을 의심하기 시작하지만 테디는 교묘하게 주변 사람들을 조종하여 진실을 숨기려 하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 과정에서 명문 학교의 강압적인 분위기와 야망이 어떻게 도덕적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사만사 다우닝은 주로 스릴러 소설을 집필하는 미국의 인기 작가로 서 대표작에는 My lovely wife, He started it, For your own good (이 작품의 원제), A twisted love story 등이 있다. 이중 데뷔작인 My lovely wife는 독특한 심리 스릴러로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문학상에 후보로 오르고 영화화 작업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만사 다우닝은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본래 취미로 글을 썼으나 친구가 My lovely wife 원고를 편집자에게 보내면서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독학으로 글쓰기를 배웠고 본인이 쓰고 싶은 스릴러 장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글을 쓴다고 한다. 그녀는 데뷔 적까지 여러 장르로 시도하다가 결국 열두 번쨰 작품이었던 My lovely wife를 통해 출판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스릴러의 형식을 빌어 현대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한 현대 스릴러라고 볼수 있다. 고도의 성과를 요구하는 미국 명문학교의 폐쇄적이고 경쟁적인 분위기를 풍자하고 교육의 명목 하에 발생할 수 있는 권력 남용과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왜 '명문'과 '윤리적 딜레마'는 쌍으로 따라다니는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간의 경쟁과 갈등이 어떻게 보면 이 작품에서는 더 두드러진다고 볼수도 있다. 주인공 테디 크러처는 교사라는 위치와 학생들의 경쟁심을 이용하여 자신이 학생들에게 하는 모든 행위는 핵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포장한다. 저자는 이런 면에서 사회적 비판의 의미를 가지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한 듯. 

독자들의 흥미를 끝까지 붙잡고 가기 위해 연쇄살인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쇄 살인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살인 대상이 되어야 했던 이유가 뚜렷하지 않고 마지막에 범인으로 밝혀진 사람의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을 짧은 시간내에 줄이어 살인을 저지르는 동기가 충분히 와닿지 않은 것은 나만 그런것인지.

명문대학 진학을 위해 감투를 벌이는 학생들보다는 그런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과 학교내부의 안보이는 면과 권력 다툼은 더 한탄스러웠다. 학생들의 경쟁은 그에 비하면 오히려 순수하달까.

For your own good 이라는 원제가 우리말로는 전혀 다르게 번역 되었다. 책 표지에 "다 너희를 위한 일이야"라는 문장이 원제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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