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빵이 먹고 싶은 날이 있다.

 

 

 

 

 

 

그냥 평범한 식빵.

집밥이 아니라 집빵.

내맘대로 두께를 조절할 수 있으니 두툼하게 잘랐다.

식구들에게는 사과잼을 내주었다. 너무 맛이 없는 사과 구제 차원에서 만들어놓았던 잼.

나는 그냥 먹는다. 빵만. 오로지 빵만.

그 안에도 충분한 맛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런가하면 이렇게 달다구리 케잌류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

 

 

 

이런 달다구리는 식사 대용이 아니라 후식용으로 더 어울리지만,

그런거 상관없다. 기분이 문제이지.

늘 설탕, 우유 섞어 커피 마시는 내가, 유일하게 블랙으로 커피를 마시는 때는 이런 빵을 먹을때.

 

 

 

두 종류의 빵.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도 다르고, 재료도 다르고, 굽는 동안 냄새도 완전 다르다.

 

식빵은 발효빵이기 때문에 발효 시간을 포함시키면 보통 3-4시간 걸리고, 케잌류는 1시간 정도면 만들수 있다.

식빵 구울때 냄새, 아늑하고 차분하고 안정된 냄새.

책으로 치자면 읽고 또 읽어 천천히 감동이 오는 시집, 세계 명작, 고전.

피아노곡으로 치자면 하농, 체르니, 바하 인벤션, 평균율.

 

 

케잌 구울때 냄새, 달콤하고 잠자던 감각이 열리고 흥분시키는 냄새.

책으로 치자면 반전 뛰어난 소설, 흥미진진 여행기, 추리소설.

피아노곡으로 치자면 멘델스죤, 쇼팽, 리스트.

 

 

먹기만 할때 모르던 기분을 만드는 동안 느낀다.

 

 

 

 

 

 

벌써 2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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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2-0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과 클래식이야기로 책 써도 대박?ㅎ
어제 친구가 맛있는 빵집 데려가서 밤식빵이랑 다른 종류 2개 사줬는데 부드러우면서 쫀득하더라구요.
집빵 같았다는... 전 빵순이ㅎ

hnine 2015-02-01 09:26   좋아요 0 | URL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이라...무슨 빵이었을까요?
만들 수 있는 빵의 종류가 많으면 여러 가지 기분을 느낄 수 있을텐데 만들 수 있는게 두어가지 정도 밖에 되지 않네요.
밤식빵도 많이들 좋아하는 빵인데 이름엔 `식빵`이란 말이 들어가지만 밤을 설탕이나 시럽에 조려서 넣기 때문에 식빵보다 훨씬 달달하지요. 저희 집에도 얼마전에 밤이 많이 있어서 다 어떻게 먹나 했었는데 밤식빵을 떠올렸으면서도 밤 조리기가 귀찮아서 안했어요 ^^

세실 2015-02-0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댓글에 사진은 올라가지 않네요.
빵 속에 콩떡처럼 들어가 있어요.
밤도 듬뿍^^

hnine 2015-02-01 10:33   좋아요 0 | URL
아이쿠, 제가 공연히 세실님 번거롭게 해드렸나봐요, 사진까지 올려주려 하셨다니.
콩은 어디에 어떻게 들어가도 맛있고 영양도 좋아요.
밤까지 들어갔다니 맛있었겠어요.
검은 콩, 완두콩 넣어서 찰떡 만들어본 적 있는데 그것도 아주 오래전 이야기네요. 몇년 전엔 찹쌀가루에 콩과 견과류를 넣어 속은 떡처럼 쫄깃하게, 겉은 바삭하게 굽는게 아주 유행하기도 했었지요.

2015-02-01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1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1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5-02-0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운드 케잌 같아요. 예전에 파운드 케잌도 좋아했는데
지금은 너무 달아서 잘 안 먹고 저는 마늘빵을 좋아하죠.
마늘과 버터와 하니가 적절히 녹아든 맛. 커피와 같이 먹으면 그 맛이란...!
빵맛을 피아노 곡과 비교를 하시다니 굉장한 심미안이신데요?.^^

hnine 2015-02-01 20:48   좋아요 0 | URL
파운드 케잌이라는 이름의 유래 아시지요? 설탕과 밀가루와 버터가 1 파운드씩 들어간다는...그러니 얼마나 달겠어요 ㅋㅋ
마늘빵 맛있지요. 어떻게 빵과 마늘을 조합할 생각을 해내었는지 모르겠어요.
위의 두 종류의 빵 맛이 너무 다르니까 저절로 비교를 해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그림에 대해 잘 알았다면 그림으로 비유를 해보았을것이고 언어 구사력이 뛰어나다면 꼭 맞는 단어로 표현을 했을텐데 그러질 못하니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비교를 해보았어요 ^^

페크pek0501 2015-02-0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을 잘 감상하며 내려오니...
벌써 2월입니다...

hnine 2015-02-02 16:43   좋아요 0 | URL
네, 벌써 2월이네요. 1월은 좀 긴장 되고 지난 해의 습관에서 아직 못벗어나 불안정한 느낌이 있는데 2월은 점차 안정되어 가는 달인것 같아요 그러다가 3월이 되면 또 웬지 들뜨는 느낌, 봄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올해 시작이 그랬던 것 처럼 2월이 되도록 울적하고 가라앉은 기분의 계속이어요. 뭐, 일년중 350일쯤은 그런 저이니까 새삼스러울것도 없지만요 ^^

nama 2015-02-0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이면 생협에서 사온 쌀식빵과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드레싱한 샐러드를 아침으로 먹는데 그럴때마다 빵을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거든요. 탐스런(?) 빵에 곁들인 음악 얘기라...멋져요.

hnine 2015-02-04 05:12   좋아요 0 | URL
건강식이네요, 쌀식빵과 오일드레싱 샐러드.
빵은 가끔 만들면 재미있지요. 먹는 시간 대비 걸리는 시간이 길지만 만드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좋고요. 그래서 저도 가끔, 아주 가끔만 만들어요 ^^
빵은 다 만들어져서 입으로 들어갈 때보다 사실 저렇게 오븐에서 꺼낸 후 슬라이스 할때가 제일 기분이 좋답니다.

Nussbaum 2015-02-0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못볼것을 봤습니다.

2월 첫 주 매우 바쁘게 보내다가 이제 오늘밤부터 주말까지 뭘 좀 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ㅠㅠ
빵은 내일 사러 가기로 하고 오늘은 늦었으니, 코코아라도 한 잔 타야겠습니다.

어느새 2월도 지나가고 있네요 ~~

hnine 2015-02-06 22:17   좋아요 0 | URL
하하, Nussbaum님. 내일이 이제 몇 시간 안 남았으니 맛있는 빵 내일은 드시기 바랄께요.
빵 중에 Nussbaum님 닉네임과 같은 돌림자 들어가는 빵 있어요. 바움쿠헨 (Baumcuchen이던가? 정확한 철자는 모르겠네요 독일어인데)~ ^^ 나무결 무늬가 들어있는 케잌이지요.
코코아도 좋지요. 코코아라는 이름 조차 오랜만에 들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