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시로 - 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도쿄의 대학생을 그린 청춘 교양소설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나쓰메 소세키 지음, 허호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나스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보려던 생각이었다. 관심을 두었던 <마음>을 읽으려고 책 소개를 읽어보니 <산시로>부터 읽는 것이 좋겠다. <마음>은<산시로>, <그 후>에 이은 연작 마지막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나스메 소세키의 약력을 읽는다. 역시 순탄하지 않은 일생을 보냈다.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태어나자 마자 수양아들로 보내졌고, 그의 친어머니는 후처였다. 불우한 유소년기를 보냈고 이 시기는 이후 그의 소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열네살에 친어머니가 사망, 23세때 동경대에 들어가지만 이때 벌써 염세주의에 빠진다. 27세에 폐결핵 진단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신경 쇠약, 히스테리 증세, 위염, 위궤양 등, 50세라는 이른 나이에 사망하기까지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싸워야 했다. 유명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그가 38세때인 1905년에 발표한 작품이고, 이 소설 <산시로>는 그 후 41세때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작품이다.
시골에 살다가 동경의 대학에 입학한 남학생 산시로가 새로운 학문, 문명의 세계, 그리고 연애 감정에 눈을 뜨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선배 물리학자 노노미야를 통해서 새로운 과학의 세계를, 괴짜 히로타 선생을 통해서 철학의 세계, 동료 요지로와 미네코를 통해서는 음악, 미술, 연극의 세계와 만나게 된다. 연애 과정의 필수, 삼각 관계의 형성, 주인공 산시로는 때묻지 않는 순수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것, 어느모로 보나 자기보다 성숙해보이는 여자에 대한 관심, 이 여자는 산시로와 다르게 신비주의적인 언행으로 산시로의 관심을 더욱더 끌게 되는 것등, 100년 전에 쓰여졌으나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책 소개글과 달리 구태의연하게만 느껴졌다. 나스메 소세키의 다음 작품들이 아니어도 이 소설이 이렇게 호평을 받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발표된다면 이런 작품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도 궁금했다. 흐름이 자연스럽기보다는 설정처럼 느껴졌다.
산시로의 고뇌가 과연 그렇게 절절하게 드러났는가? 방황과 좌절, 열정과 번뇌라는 책 표지 문구는 나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일본의 대문호, 대표적 국민작가라는 나스메 소세키와의 첫만남에 적잖이 실망. 과연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음으로써 이 첫인상이 반전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