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 시기를 무어라 불러야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자 문학이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문학이 전부라는 믿음이 자기 만족적인 위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동안 내가 감당해야했던 고민과 괴로움이 모두 무의미해지는 것 같아 허무했다. 그럴 때 내게 힘을 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문학이었다. 괴롭지 않고는 행복해질 수 없고, 허무하지 않고는 충만해질 수도 없다는 그 단순한 사실이 이렇게 나를 살아가게 한다. -조해진 <한없이 멋진 꿈에> 작가의 말-
어느 일요일 낮, 집 바로 앞의 카페.
남편과 아이가 음료를 주문해서 마시는 동안 나는 카페 책 꽂이에서 이 책 저 책 들춰보고 있다가, 말로만 듣고 읽지 않은 조해진 작가의 책에서 이 '작가의 말'을 읽는 순간 주저없이 수첩에 베껴 적었다.
소설을 쓰게 하는 힘의 하나가 '외로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외로움이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꼭 나쁜 것만은 아닌 듯.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아마도 좀 외롭고 우울한 내용이 아닐까? 추측까지.
곧 읽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