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게 일어난 것도 아닌데
꾸물꾸물 거린다.
눈은 뜬 채로 이불 위에 누워 딩굴딩굴,
그래, 어른도 아침에 눈 뜨면 바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많아,
잔소리 꾹 참고 아침 상을 차린다. 


있는 밥 데우고, 있는 국 데우고,
뱅어포만 두장 꺼내어 새로 구웠다. 기름에 볶다가 설탕 반 숟가락, 꿀 반 숟가락 두르고 끝.
김과 김치는 필수. 

그러고서 상을 둘러보니 단백질이 부실.
계란 꺼내어 프라이한다. 

"밥 먹어라~"
남편은 얼른 식탁에 앉아서 먹기 시작하건만
딩굴딩굴하던 아이는 꿈쩍도 안한다.
몇번 더 부른다.
"다린아, 밥 먹어라~"
그래도 꿈쩍도 안한다. 

이제 더 먹으라고 부르지 않기로 한다.
결국 남편만 식사를 마치고서 상을 다 치웠다.
식탁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아이는 잔뜩 부어서 혼자 학교로 가고
(평상시에는 아빠와 함께 나간다),
나는 설겆이를 한다.

12시나 되어야 점심을 먹을텐데
물 한모금 안 먹고 나간 아이.
반찬은 별것 없어도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차린 밥상인데...  

사진 올리며 마음을 달래보려고.

 



 

 

 

 

 

  








 

 

 



 

 

 

 

  

 

 

 내일부터는 아침에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밥을 먹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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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4-09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깔끔하게, 맛깔스럽게 차리셨네요. 전 김은 그냥 반찬통에 담은 채로....
다린이 내일은 씩씩하게 일어나서 한그릇 다 먹을 거예요.
가끔은 강한 엄마 모습도 필요하지요.
그리고 다린이 금방 잊어버릴 거예요. 넘 속상해 하지 마세요!
전 오늘 조퇴하고 대천 갑니다. 엄마, 아버지 모시고, 언니랑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아이들 생각하면 많이 미안하고, 옆지기도 내켜하지 않지만(내일 새벽같이 출근하거든요)
그래서 심난한데 부모님 입장 생각하면서 가기로 했습니다.

hnine 2010-04-09 08:38   좋아요 0 | URL
세실님, 역시 엄마 마음은 엄마가 알아주시는군요. 고맙습니다.
대천 다녀오신다고요.
자식도 자식이지만 앞으로 함께 지낼 시간이 훨씬 짧은 부모님. 1박 2일 여행 정말 잘 생각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아마 며칠 전 부터 이미 행복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세실님은 정말 좋은 따님이세요. 저는 오늘 아침에도 엄마 전화 받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간단히 대답만 하고 끊었는데요.
잘 다녀오세요~ ^^

turnleft 2010-04-0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저라면 저 밥을 먹고 차라리 학교에 늦을텐데 말이죠 ㅠ_ㅠ

hnine 2010-04-09 13:11   좋아요 0 | URL
학교에 늦지도 않았는데 안먹고 가더라고요.
아침 먹으라고 더 권할 줄 알았는데 싹 치웠더니 화가 난거죠.
아무래도 아이가 제 엄마 닮아서 성질이 좀 있는것 같아요 ^^

상미 2010-04-0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차려놨는데, 안먹으면 화날거 같아.
다린이가 아침에 입맛이 없나보다.
애들이 밥을 푹푹 잘 먹어줘서 내가 일찍 출근 할 수 있는거 같아.
경은이는 고기만 있으면 한그릇 뚝딱~~

hnine 2010-04-09 13:11   좋아요 0 | URL
너는 그런 경험 없나보다...정말 기운 빠진단다.

상미 2010-04-09 21: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울 신랑은 반찬이 먹을게 많아도 국이 꼭 있어야 되지.
꼭 그런 날은 무슨 시위하는거 처럼 밥에 물말아 먹는단다.
얼마나 얄미운데...

hnine 2010-04-10 05:25   좋아요 0 | URL
ㅋㅋ 우리 나라 남자들이 대개 그렇지, 국이 있어야 제대로 된 밥상이 되는.
그러면서 물어보면 자긴 안 그렇다고 그래요 꼭.

stella.K 2010-04-0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갈한 밥상이로군요.
가끔 아이들도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모를 때가 있어요.
밥상 차리면 막상 먹을 맘이 없는데, 치우면 섭섭한 거.
울 엄마 같으면 신경도 안 써요. 그러거나 말거나. 울엄마도 참...ㅋ

hnine 2010-04-09 13:13   좋아요 0 | URL
아침엔 잔뜩 차려봤자 여유있게 먹을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단촐하게 차리거든요.
stella님 댓글 보고 알았어요. 막상 먹을 맘이 없어도 치우면 섭섭하다는거. 정말 그렇겠네요.

카스피 2010-04-0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일찍 공부하러 가는 아이들이 뭔 밥맛이 있겠어요.그냥 간단히 죽이나 누릉밥을 해주세요.그냥 훌훌 마시고 갈수 있게요^^

hnine 2010-04-10 00:11   좋아요 0 | URL
그럴 수도 있겠네요. 훌훌 마시고 갈 수 있는 것이면 좋을텐데 엄마 마음이라는게 참, 하나라도 더 챙겨먹이고 싶은 욕심이지요.

같은하늘 2010-04-10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봤어요. 아이가 하도 늦장을 부리길래 평소엔 도와주었는데 버릇될 것 같아 그냥 두었지요. 결국 시간이 없어서 밥 못먹고 학교 갔어요. 그런데 늦장 부리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더군요.ㅜㅜ

hnine 2010-04-10 09:36   좋아요 0 | URL
어제 속은 좀 상했지만 전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갈 것 같아요.
제가 좀 못된 엄마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