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요리를 열심히 배울 것 같다
동네 아줌마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일을 할지도 몰라 

아니면,
유치원 선생님도 좋다
자기 생각과 느낌 그대로 말하고 표현하는
원석 같은 아이들
나름대로 상처가 있는 아이들
그들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유치원 아니라 어린이집도 좋다
그런데 유치원의 원장선생님은 싫다
내 적성에 안 맞으니까
체력이 받쳐 줄 때까지
난 그냥 아이들과 함께 몸으로 부딪히는
선생님이 좋겠다

아마 내가 최초로 신나서 배우던 것,
음악을 계속 공부할 수도 있겠다
그런 다음엔
역시 동네에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피아노 선생님이 될 것이다
유명한 피아니스트보다는
이 편이 내 적성에 훨씬 더 잘 맞는다

하지만 난 이것도 안다
어떤 직업을 선택했던
지금의 내 나이쯤 되어서는
아마 또 이런 비슷한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내가 만약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이라는 제목의 

무슨 일을 하든
가지못한 길은 있는 법 

내가 거쳐온 길
그래서 지금 걷고 있는 이 길 역시 소중한 것
그리고 길은 아직도 계속 되는 것
지금 딛고 있는 발에 힘을 실어보자고
새삼 결심하며 시작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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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맘 2010-03-06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만화책 보는 맛에 피아노집 다녔어.ㅋ
학원도 아니고 교습소라기도 그렇고 그 시절엔 다들 피아노집이라 불렀던 ...

우리 애들은 엄마가 의대를 안간거에 대해 일생 일대 잘못된 선택이라 하지만,
난 아마도 지금이랑 똑같은 선택을 했을거 같아.
어쩜 한의학을 했을것도 같고.

hnine 2010-03-06 10:5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예전에는 어떤 직업에 붙은 이미지에 많이 좌우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내게 제일 맞는 것 위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stella.K 2010-03-0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우리가 갈수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죠.
마지막 문단의 말 참 곱씹을 말이네요.^^

hnine 2010-03-06 12:14   좋아요 0 | URL
stella님,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식구들이 일어나기 전 조용한 아침 시간이면 평소에 안하던 생각들이 머리 속에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가 많더라고요 ^^

비로그인 2010-03-0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은 최소한 자로 손가락을 때리지는 않으실듯 합니다. ^^
어릴때 그걸로 손가락 맞으면 얼마나 아프던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신나하시는 hnine님은 어떤 이미지일지? 궁금해집니다. ㅋ

hnine 2010-03-06 21:26   좋아요 0 | URL
자로 맞으면 정말 아픈데...손바닥보다 손등이 더 아프지 않나요?
신나서 배웠다는 것은, 음...제가 부모님을 졸라서 뭘 배우겠다고 한 적이 그 이후로는 없었던 것 같아서요. 몇 년을 졸라서 드디어 배우게 되었으니 얼마나 신이 났었겠어요 ^^

꿈꾸는섬 2010-03-0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직업이 가장 잘 어울릴까 생각했어요. 근데 모두 잘 어울리셔요.^^

hnine 2010-03-06 21:29   좋아요 0 | URL
제가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 키우고 살림에만 전념하려 한다고 장남 섞어 제 후배에게 얘기했더니 누나한테 어울린다는 말도 들은 적 있어요. 반면 너는 집에 못 있을 타입이야, 라는 말은 아직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ㅋㅋ

세실 2010-03-0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까요?
학창시절에 글 쓰는 실력을 좀 키웠더라면 중학교 국어선생님 했음 좋았을듯 해요.
도서관도 담당하면서...ㅎㅎ
아니면 목소리가 좀 더 좋았다면 아나운서도 괜찮을듯.
지금 이대로도 좋긴 합니다.

hnine 2010-03-06 21:29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세실님은 지금 하시는 일이 참 잘 어울리세요.
선생님도 하시면 잘 하셨을 것 같고, 목소리는 제가 아직 들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고...^^

혜덕화 2010-03-0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1학년을 담임하는 데 아가들이 오늘 아가들이 그러더군요.
선생님 학교가 쉬워요, 학교가 즐거워요......
요즘은 1학년도 바로 4교시 하고 밥 먹여 보내니 토요일 4교시쯤 되니 거의 탈진 상태가 되던데, 그래도 아이들의 예쁜 볼과 눈을 보고 있으면 웃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는 다시 생각해봐도 초등학교 선생님 할 것 같아요.^^

hnine 2010-03-07 19:50   좋아요 0 | URL
1학년을 맡으셨군요. 예전에 어머님으로부터 담임 하기에 1학년과 6학년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도 아이들의 예쁜 마음을 읽어주시고 힘을 얻으시는 혜덕화님이 존경스러워요.
아이들이 학교가 쉽다, 즐겁다고 말할 수 있게 하는 선생님의 비결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지고요 ^^

순오기 2010-03-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치원 5년차에 이 다음 우리 애들 키우기 싫다고 할까봐 접었어요.
사실은 아이들보다 엄마들 때문에 질린 거지만...
교대 3년 우리딸, 적성에 안 맞는다고 휴학한다고 해서 한바탕 진통을 겪었어요. 개강하고 한 주일 늦게 올라갔지만 기숙사 등록 기간 놓쳐서 창문도 없는 고시원으로 갔어요.ㅜㅜ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는다는 게 쉽지 않지요. 언제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버릴 수 없어요.

hnine 2010-03-08 14:34   좋아요 0 | URL
안가본 길에 대한 로망에는 그래서 아무래도 환상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보듯이요.
따님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교직도 적성이 많이 좌우하는 것 같기는 해요. 3학년이면 자기 전공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이기도 하고요.
제 남편의 경우에는 다른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다고 하더군요. 단순해서 그런가봐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