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엄마 나이 벌써 일흔 셋이라는 말을 했더니 엄마께서 깜짝 놀라시며 일흔 셋이 아니라 일흔 둘이라고, 왜 나이를 네 맘대로 한 살 보태냐고 그러신다. 일흔 둘이나 일흔 셋이나 그렇게 생각했던 나는 또 잘못 생각한 것이다. 어릴 때 지금의 내 나이의 삶이 그려지지 않았던 것 처럼.
엄마한테 벌써 마흔 다섯살 된 자식이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냐고 했더니 안그래도 어디 가서 마흔 다섯 된 딸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고.
"하긴, 내 나이 서른 아홉에 너의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네가 벌써 마흔 다섯이 되었으니..."
마흔 다섯이란 나이, 이제 이렇게 살았으면 싶다.
뭐든지 과하지 않게.
하나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고 싶었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이제는
과하지 않게 말하고, 과하지 않게 먹고, 과하지 않게 쓰고, 과하지 않게 생각하며
매일 아침 비로 마당을 쓰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마당에 남겨진 빗자국으로 남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